제7대 세조실록 1 - 수양대군의 왕위찬탈 및 세조의 업적과 강권정치, 광릉

조선의 제7대 국왕 세조(1417 ~ 1468)의 이름은 이유(李瑈)로 세종의 둘째 아들이며 어머니는 소헌왕후 심씨이다. 세조실록은 총 48권으로 구성되며 그의 재위기간 1455년 윤 6월부터 1468년 9월까지 13년 3개월 동안 일어난 역사적인 사실을 편년체로 적은 역사서이다. 원명은 '세조혜장대왕실록'으로 부록에 종묘, 제례에 쓰는 악보가 수록된 점이 특징이다. 실록의 편찬을 1469년 4월(예종 1년)에 시작하자마자 '민수의 사옥'이 일어난다. 사건은 사초에 사간의 이름을 서명하게 한 것이 발단이다. 민수는 과거 대신들을 비판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 사초를 뜯어고친 것이 발각되어 제주 관노로 보내기고 서명에 반대한 사관 두 사람은 사형에 쳐해 진다. 그 후 계속 편찬작업에 신숙주, 한명회 등이, 감수에는 강희맹과 양성지가 담당하여 2년 만인  1471년 12월(성종 2년)에 실록이 완성된다.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

· 왕권약화와 의정부 권력강화 

문종이 사망하고 단종이 12세로 즉위하여 너무 어려 정사를 돌볼 수 없으므로 모든 업무는 의정부와 육조가 맡아 처리하고 왕은 단지 형식적인 결재만 하였다. 그리고 인사문제에서는 황표정사 제도를 사용하였는 데 이는 신하들이 인사 대상자 이름 위에 황색 점을 찍어 올리면 왕은 낙점하는 방식이었다. 그 결과 모든 정치권력은 의정부의 영의정 황보 인, 좌의정 김종서 등에 집중되었으며, 왕권은 약화되어 유명무실하게 된다. 재상중심의 유교정치를 주장하는 성상문을 비롯한 집현전 학자들도 김종서의 지나친 권력증대에 대하여 비판하기도 한다. 한편 세종의 아들들인 왕족들이 세력을 팽창하여 왕권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특히 둘째 수양대군과 셋째 안평대군 사이의 세력다툼은 엄청난 피바람을 일으키게 된다. 

 

· 계유정난

왕권이 유명무실하게 되고 실질적인 왕실 어른이 없어지자, 단종은 왕족 대표로 수양대군과, 금성대군에게 자신을 보필해 줄 것을 부탁한다. 수양은 직계혈족으로 최고 어른이고 금성은 수양의 동생이지만 일찍이 태조의 아들 방석의 봉사손이어서 선택된 것이다. 금성은 성격이 곧고 정권욕이 없어 추종하는 세력이 없었으나, 수양은 왕권 강화를 추구하며 성격이 강직하고 권력에 욕심이 있는 인물로 어린 왕을 보필한다는 명목으로 정치에 뛰어든다. 그러자 황표정사제도를 이용하여 조종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던 김종서, 황보인 등은 정치적인 대의명분을 얻고 수양을 견제하며 왕족들의 힘을 분산시키기 위해 안평대군을 선택한다. 고명대신과 안평이 손을 잡자 수양은 힘과 대의명분까지 잃게 된다. 수양대군은 무력으로 이들을 제거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준비에 들어간다. 1952년 7월 집현전 교리인 권람을 끌어들이고 그 후 한명회와 홍윤성을 심복으로 삼는다. 그해 9월 자청하여 명나라 고명 사은사로 감으로써 '자신이 정권에 대한 야욕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여 김종서 등 반대 세력을 안심시킨다. 1453년 4월 명에서 돌아온 수양은 신숙주를 끌어들이고 홍달손, 양정 등 심복 무사들을 양성한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마침내 수양대군은 1453년 10월 10일 '계유정난'을 일으킨다. 자신의 수하인 한명회, 권람 등의 계책으로 '안평대군을 추대하여 종사를 어지럽힌다'는 죄명으로 살생부를 만든다. 수양은 먼저 홍달손 등을 이끌고 병권을 쥐고 있는 우의정 김종서를 철퇴로 때려죽이고, 이어서 영의정 황보인을 비롯한 대신들을 차례로 대궐로 불러들여 참살한다. 계유정난의 결과 수양대군은 영의정에 올라 왕을 대신해 모든 서무를 관장하는 등 신권과 왕권을 동시에 장악한다. 그리고 거사에 참여한 정인지, 권람, 한명회, 양정 등 43명을 정난공신에 봉하고, 안평대군을 붕당의 수괴로 지목하여 안평대군과 그의 아들 우직을 강화도에 유배시켰다가 안평대군은 사사하고, 우직은 다시 진도로 유배시킨다. 1454년 1월 단종은 송현수의 딸을 왕비로 맞이한다. 이듬해인 1455년 윤 6월 수양의 왕위 찬탈을 반대한 동생 금성대군과 여러 종친, 궁인, 신하들을 죄인으로 몰아 유배를 보낸다. 

 

· 세조의 등극

1455년 윤 6월 수양의 일파들은 단종을 강압하자 생명에 위험을 느낀 단종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니 그가 바로 조선 제7대 왕 세조이다. 이때의 그의 나이 39세였다. 단종은 상왕이 되어 수강궁으로 옮겨간다. 그 후 단종은 집현전 학사들이 중심인 1차 단종복위운동이 실패하자 노산군으로 강봉 되어 강원도 영월에 유배되어 지낸다. 1457년에 금성대군이 단종 복위를 계획한 2차 단종복위운동이 발각되자 단종은 다시 서인으로 강봉 된다. 한 달 뒤인 1457년 10월 24일에 17세의 나이로 숙부인 세조의 사약을 받아 사망하게 된다. 

 

 

세조의 업적과 강권정치

· 왕권 강화
세조는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그는 의정부서사제를 폐지하고 육조직계제를 다시 시행한다. 또한 토론과 대화를 하는 경연을 없애고 단종복위운동을 계기로 집현전을 폐지한다. 그 결과 국정을 건의하던 대간의 기능이 약화되고 왕명 출납을 담당하는 승정원의 기능을 강화시킨다. 그 외에 왕권의 강화책으로 백성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태종 때의 호패법을 다시 복원한다. 

· 법전 편찬
재위 초기의 불안정한 정국이 수습되자 세조는 최항으로 하여금 <경제육전>을 정비하고, <경국대전> 찬술을 시작하고, '호전'과 '형전'을 개편 완성하는 등 왕조정치의 기반인 법전편찬 사업을 추진한다.

· 관제 개혁
세조는 영의정, 대사간, 관찰사, 오위도총관, 병마절도사 등으로 명칭을 간소화하는 등 관제를 개혁하고, 과전을 현직에게만 주는 직전제를 실시하고, 지방의 병마절도사는 그 지방출신을 억제하고 중앙의 문신으로 대체하여 지방 관리의 모반을 미연에 방지하는 등 국가 운영을 효율화한다. 그 결과 '이시애의 난'이 일어나기도 하였지만 세조는 이를 평정하고 중앙집권체제를 다져 나간다. ※ 이시애의 난 : 제6대 단종실록 참고 바람. 제6대 단종실록 - 황표정사 계유정난 이징옥의 난 단종복위운동 노산군

제6대 단종실록 - 황표정사 계유정난 이징옥의 난 단종복위운동 노산군

 

 

· 국방, 외교력 강화
세조는 외침에 대비한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각 고을마다 병기를 제조하게 하며, 둔전을 파악하고 군적사를 파견하여 군정누락을 조사하게 한다. 명나라와 왜에는 유화적인 외교정책을 펼쳐 나라를 안정시킨다.

· 민생안정과 문화사업 추진
세조는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 공물을 대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하였으며, 누에 농업을 위해 <잠서>를 훈민정음으로 해석하고, 백성들의 윤리 교과서인 <오륜록>을 편찬하여 윤리 기강을 바로잡는다. 또한 문화 사업으로 <역학계몽>, <주역구결>, <대명률강해>, <금강경언해>, <대장경> 등을 간행한다. 태조부터 문종까지 왕들의 시문집인 <어제시문>을 편집 발간한다.

 

· 세조의 강권정치 

세조는 정치운영에서 문치가 아닌 강권으로 인재등용에서 실력위주가 아닌 측근중심으로 일관하여 병폐가 심각하게 나타난다. 세조는 의정부 기능을 축소시켜 승정원 중심으로 국사를 운영한다. 당시 승정원과 육조는 모두 자신의 심복들로 장악하고 있었다. 신숙주는 예조판서, 한명회는 병조판서, 조석문은 호조판서를 하였으며 동시에 왕명 출납을 하는 승정원에도 봉직한다. 그리고 이들 공신들은 현직에서 물러나도 부원군 자격으로 조정의 정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결과 세조는 자신의 건강문제로 왕이 지명한 삼중신(한명회, 신숙주, 구치관)은 승정원에 항시 출근해 왕자와 함께 모든 국정을 상의하여 결정하는 일종의 대리서무제인 원상제를 실시한다. 이러한 세조의 강권 정책으로 조선역사상 최고로 왕권이 강화되기도 하였지만 국정운영은 정국이 경색되고 공신들의 권력 남용으로 인한 비리가 누적되기도 한다. 

 

· 세조의 불교 융성

세조는 즉위 내내 조카 단종을 죽인 죄책감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죽기 전에 이르러서 단종의 어머니이자 형수인 현덕왕후 권씨의 귀신에 시달려 아들 의경세자가 죽자 현덕왕후의 무덤을 파헤치는 등 패륜을 저지른다. 또한 현덕왕후가 꿈에 나타나 자신에게 침을 뱉고 난 후 피부병에 걸려 고생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피부병을 고치려고 상원사에 갔다가 문수동자를 만나 쾌유하였다는 전설 등이 전해진다. 한편 세조는 궁궐 내에 사찰을 두고 승려를 궁으로 불러들이기도 한다. 그의 조카를 죽인 패륜적 행동은 유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친불정책을 펼쳐 성리학자들을 견제하려고 하였을 것이다.  

 

 

세조의 사망

세조는 원상제를 도입한 해인 1468년 9월 신하들의 반대에도 왕세자에게 왕위를 넘겨주고 바로 다음날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의 능은 광릉으로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에 소재하고 있다. 세조는 자신의 능에 석실과 병석을 쓰지 말라고 말을 남긴다. 따라서 석실은 회격으로 바꾸고 십이지상은 난간동자석주에 새겼으며, 능의 배치는 동원이강 형식을 채택하여 조선 왕릉제의 일대 개혁으로 평가받고 있다.  

 

※ 지면관계상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 시간에 계속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