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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세계명작

알렉산드로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 슈호프, 추린, 파블로

by 이야기마을촌장 2024. 6. 13.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는 작가 솔제니친이 실제로 카자흐스탄 북부에 있는 카라간다의 소련 강제수용소에서 1945년부터 1953년까지 8년간 복역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이 책은 1962년 발표된 이후 솔제니친을 노벨상 후보인 반체제 작가로 서방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한 작품이다. 여기에서는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이반데니소비치

 

작가 소개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Aleksandr Solzhenitsyn 1918 ~ 2008)은 러시아에서 태어난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다. 그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벌어지자 포병장교로 자원 입대한다. 그는 2차 대전 종전 후에도 소련군 육군 포병소령으로 근무하던 중 스탈린을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편지를 친구에게 보냈다가 1945년에 투옥되어 1953년까지 8년 동안 수용소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1962), <암병동>(1968), <수용소 군도>(1973), <공산주의: 공포의 유산> 등이 있으며 1970년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한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하자 1994년 러시아로 돌아가 구 소련체제를 비판하고 전통적 애국주의로의 회귀를 주장하다가 2008년 90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한다. 

 

 

등장인물

·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 주인공인 평범한 농부로 독소전이 일어나자 병사로 참전하여 독일군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탈출하였으나, 간첩으로 재판받고 강제수용소에 들어감. · 페추코프: 슈호프와 같은 막사를 쓰는 죄수 동료로 과거에는 고위 관리이었으나 항상 허기에 시달려 자신의 욕구를 참지 못하고 수용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 · 안드레이 프로코피예비치 추린: 슈호프가 속해있는 104 작업반장으로 전에는 육군 일병이었으나 아버지가 쿨락(부농)이었다는 이유로 군에서 쫓겨나 여러 곳을 떠돌다가 수용소에 들어오게 됨. · 파블로: 부반장으로 서부 우크라이나 출신이며 반장 추린을 도와 나름대로 굴라크에서 강한 생활력과 수완을 보여주며 다른 동료들을  항상 존댓말을 사용하고 깍듯이 대한다. · 체자리 마르코비치: 전직 영화감독으로 자신의 영화에 공산주의에 맞지 않는 표현을 넣었다는 이유로 수용소에 들어옴. 관리직에서 일하기 때문에 다른 죄수들에 비해 풍족한 편이어서, 매 번 사식이나 신문 같은 게 들어있는 소포를 받는다. · 부이노프스키: 전직 해군 중령으로 전쟁 후 영국 해군의 제독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는 이유로 스파이로 몰려 수감된다. 유식하고 직선적인 성격으로 수용소장에게 항의했다가 중영창에서 열흘동안 갇히게 된다. · 킬리가스: 슈호프와 같은 작업반에 속해있는 라트비아 출신 일꾼으로 익살스럽다. · 세니카 클렙신: 전쟁 중 귀머거리가 된 104반의 친구로 부헨발트 강제 수용소에서 세 번이나 탈출한 인물이다. · 알료쉬카(알료사): 25년형을 선고받은 침례교도로 신앙심이 독실하여 막사에 성서를 숨겨두었으며, 다른 사람을 잘 도와주기로 유명하다. · 고프치크: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는 이유로 수용소에 들어온 인물로 눈치가 빠르고 수용소의 생리에 밝아 적응을 잘하고 있다.

솔제니친

 

 

줄거리

· 슈호프의 기상

새벽 5시 기상 신호가 울려 주인공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잠에서 깨어난다. 온몸이 쑤시고 오슬오슬 추운 게 몸살이 나 일어날 수가 없었다. 오늘은 슈호프가 소속된 104 작업반이 '사회주의 생활단지' 건설장으로 가는 특별한 날이었다. 그곳은 전혀 난반이 되지 않는 눈이 가득 덮인 작업장으로 얼어 죽지 않으려면 열심히 곡괭이 질을 해야 하는 끔찍한 곳이었다. 제104 작업반의 반장과 부반장이 일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침상 위 옆자리의 침례교 신자 알로샤와 침상 아래에 있는 과거 해군 중령 출신인 부이놉스키도 일어 난다. 얼마 후 부이놉스키는 다시 막사 안으로 들어와 "기운을 내라! 영하 30도는 내려갔다!"라고 소리친다. 결국 슈호프는 몸살로 늦잠을 자게 되어 당직 간수 타타르에게 들켜 본부로 끌려가 훈계를 듣게 된다. 그는 독방에 3일간 영창을 들어가는 죄이지만 간부실 청소하는 것으로 봐준다고 한다. 슈호프는 고맙다고 말하며 청소를 끝내고 식당으로 간다. 슈호프는 운이 좋게도 양배춧국 배식을 두 번 받아 비좁은 식탁에 처음 먹는 것처럼 연기하며 죽을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숟가락을 방한화에 꽂는다.

 

· 수용소의 열악한 환경
수용자들은 빈대 투성이인 낡은 침구를 쓰고 낡아 빠진 죄수복으로 추위를 막기 역부족이다. 끼니라고는 취사반원들이 자기 몫으로 실컷 빼돌려 겨우 몇 숟가락밖에 안 되는 죽, 썩은 생선과 야채로 멀겋게 끓인 수프, 제대로 굽지 않은 딱딱한 흑빵과 썩어서 곰팡내가 진동하는 최하급 차가 전부다. 그나마 5일 중 하루는 절식일로 지정해 최소한의 양만을 배급한다. 교도관들은 죄수를 거의 인간 취급하지 않고, 좀 걸리적거리거나 뭔가 수상쩍어 보이면 채찍을 휘두른다. 이들은 각 작업반 별로 한 명씩 일종의 프락치 역할을 하는 죄수를 골라 수상한 동료들을 밀고하게 만든다. 죄수들이 몸이 아파 의무실에서 가면 의무관은 진찰은커녕 그저 애매한 소리만 늘어놓고 까딱하면 의무실에 갔다는 것만 가지고도 작업 태만으로 몰려 독방에 수용되기 일쑤다. 1월의 점심시간이 되어 그나마 기온이 올랐을 때 주인공인 슈호프가 "따뜻해졌군. 영하 18도쯤 될걸. 벽돌 쌓기에 좋은 날씨야."라고 말할 정도니 이곳이 얼마나 추운 곳인지 알 수 있다. 그래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 영하 41도 이하로 내려가면 죄수들의 강제 노동은 중단되는데 죄수들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식당이나 건물 안 등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 난로의 불을 쬐려고 하고 작업장에서 나무조각을, 심지어 멀쩡한 자재도 바람막이와 땔감용으로 사용하여 보온을 위하여 불을 피운다. 

 

· 슈호프와 수용소 죄수들

슈호프는 몸살로 너무 아파 작업을 피하기 위해 의무실에 가지만 이미 의무실 정원이 다 차서 퇴자를 맞고 막사로 돌아온다. 반장 안드레이 프로코피에비치 추린단지 아버지가 부농이었다는 사실만으로 군대에서 쫓겨나 죄수가 되어 19년 동안이나 수용소 생활을 하고 있으며, 작업반 일을 잘 이끌 뿐만 아니라 반원들의 신망을 받는 인물이다. 그는 형기가 계속 늘어나 거의 종신형을 살고 있으며 수용소 내 최고참으로 '교정 수용소의 아들'이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다. 반장이기 때문에 밥을 2인분이나 받고 슈호프와 같은 우스치 이지마 출신으로 슈호프를 반으로 데려온 것도 추린이다. 그리고 부반장은 서부 우크라이나 출신의 파블로 반장 추린을 도와 나름대로 굴라크에서 강한 생활력과 수완을 보여주며 다른 동료들을 항상 존댓말을 사용하고 깍듯이 대한다. 오늘은 반장 추린과 부반장 파블로가 교도관들을 뇌물로 구슬려 협상한 덕택으로 '사회주의 생활단지' 건설장에 가는 대신에 그나마 바람도 막을 수 있고 잠시동안 몸을 녹일 난로도 있는 새 작업장의 벽돌을 쌓는 작업이 주어졌다. 한편 입소 전에는 평범한 농부였던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 독소전쟁 중 레닌그라드 전선에서 독일군에게 이틀 동안 포로가 되었다가 부대원 한 명과 함께 탈출해 복귀했다. 그런데 스파이로 몰려 졸지에 반국가죄 58조의 죄목으로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처음에는 우스치-이지마 굴라그에 수용되었다가 영양실조로 죽을 뻔하였다가, 시베리아의 오지에 있는 작은 굴라그로 이감되어 수형 생활을 하고 있다. 슈호프는 손재주와 눈치가 좋아 작업장 내에서 벽돌 공사에 투입되고, 버려진 알루미늄 전선을 녹여 숟가락을 만들고, 버려진 쇠톱 조각으로 작은 줄칼 등을 만들며 잔심부름을 하며 가혹한 수용소 생활을 버티며 지내고 있다. 슈호프 외에도 같은 작업반의 동료 죄수들인 라트비아 출신인 킬리가스와 나치 독일의 악명 높은 강제수용소였던 부헨발트에서 한쪽 청력을 잃는 등 고문을 당하다가 겨우 탈출한 세니카 클렙신도 적군의 포로가 됐다가 탈출해 원대에 복귀했는데 스파이로 몰려 굴라그로 끌려온 인물들이다. 슈호프는 2년만 더 버티면 형기를 마치고 굴라그를 떠날 수 있지만, 이들은 형기가 끝나더라도 추가로 더해지기 때문에 석방을 믿지 못한다. 그리고 작업반 동료인 부이놉스키는 독소전쟁에서 발트해와 북극해에서 활약한 소련 해군 중령이었다가 알게 된 영국 해군 제독이 보내준 기념품 때문에 스파이로 몰려 수용소로 끌려왔다. 그는 유식하고 직선적인 성격으로 수용소장에게 항의했다가 독방에서 열흘동안 갇히게 된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다른 수감들에게 명령조로 말하기도 하나 일은 요령을 피우지 않고 충실하게 한다. 작업반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고프치크는 14살 때 숲에 있던 사람에게 우유를 가져다줬는데 그 사람이 우크라이나의 반공 빨치산이라 부역죄로 잡혀 들어왔다. 슈호프는 그가 눈치가 빠르고 수용소의 생리에 밝아서 "수용소의 거물"이라고 부른다. 원래 높은 관료 출신인 페추코프는 굴라그에서 남들이 피우다 버린 꽁초와 먹고 남은 죽의 찌꺼기라도 얻기 위해 이리저리 싸돌아다니다가 다른 사람들의 갈굼을 받거나 얻어맞고 오는 등 수용소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알료샤(알료시카)는 독실한 침례교도로 성경(성경을 옮겨 적은 작은 수첩)을 밀반입해 막사에 숨겨두고 틈날 때마다 슈호프 옆에서 일부로 소리를 내며 읽는다. 서부 우크라이나 출신의 부반장 파블로는 추린이 없을 때 대신 교도관들과 협상해 작업량을 늘리는 등 나름대로 굴라크에서 강한 생활력과 수완을 보여준다. 부반장임에도 다른 수감자들에게 항상 존댓말을 사용하고 깍듯이 대한다. 영화감독인 체자리 마르코비치는 높은 분들에게 찍혀서 들어왔는데 수용소 밖에 연줄이 있어 매달 받고 있는 식량 소포를 교도관들과 작업반장에게 뇌물로 주고 따뜻한 사무실에서 서기로 일을 한다. 체자리 마르코비치는 감옥에 있으나 다른 사람들을 무의식적으로 무시하며 자신과 맞는 사람들과만 어울리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 실생활에는 슈호프의 도움을 받아야 해결하는 무능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도 체자리 마르코비치는 자신의 특기와 보직을 이용하여 자기가 속한 작업반의 작업량을 늘려서 식사 배급을 늘리는 등 반에 도움을 주는 선한 모습을 보여준다. 체자리가 담배를 피우면 다른 수감자들이 부탁해도 마지막 한 모금을 슈호프에게 준다. 그리고 교도관실에서 밀고를 가장한 잡담이나 나누고 돌아오는 작업반 내 프락치인 판첼레예프는 그야말로 모두에게 미움을 받아 개쌍놈처럼 취급받는다.

 

· 수용소의 교도관과 경비대
악질 교도관은 수감자들을 인간 취급하지 않아 가죽채찍을 들고 다니며 거슬리거나 말을 안 듣는 수감자들을 후려치고 다녀 수감자들 사이에 공포의 대상이다. 열악한 굴라크의 환경은 교도관들의 근무 여건에도 좋지 못하여 교도관들은 식량배급 문제로 다투거나 수감자들의 식량소포나 수용소 내 물자를 빼돌려 횡령하는 일이 다반사이다. 수용소의 경비대는 평소에는 수감자들에게 간섭하지 않지만 탈옥수가 발생하면 잡을 때까지 무장한 상태로 잠도 못 자고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악에 받쳐 탈옥수를 추척해 원칙대로면 생포해야 함에도 무조건 사살한다.

 

· '운 좋은 하루'라고 생각하는 슈호프

작업장에 도착한 슈호프는 반장 추린을 도와 언제 몸살이 났었냐는 듯이 열심히 일을 하고 오후가 되니 감기가 덜해지고 몸이 가벼워진다. 오늘은 수용소에서 형기가 시작된 날로부터 꼭 3,653일째 되는 날 가운데 8년째가 되던 어느 날인 1951년 1월 1일에 이었다. 오늘은 영창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사회주의 생활단지' 작업장에도 가지 않았고, 점심때 배식을 두 번이나 먹을 수 있었고, 줄칼 조각도 검사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가지고 들어 왔으며, 저녁에는 체자리 대신 순번을 맡아 주어 많은 벌이도 하였으며 잎담배도 살 수 있었다. 그리고 몸도 씻은 듯이 나았다. 따라서 슈호프는 오늘은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운 좋은 하루'라고 생각하며 만족감을 느끼며 잠에 빠져 들어간다. 




맺음말

우리는 여기에서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주인공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가 수용소에서 보낸 10년인 3,653일 가운데 8년째가 되던 어느 날인 1951년 1월 1일에 주인공 슈호프가 기상 신호를 듣고 잠에서 깨어 강제 노동 후 취침에 들어가기까지 꼬박 하루 동안 그와 주변 인물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통해 당시 스탈린 치하의 소련 강제수용소 굴라그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어느 때처럼, 아침 5시 기상시간에 맞춰 일어난 슈호프는 몸살로 몸이 아파 작업을 피하기 위해 의무실에 가지만 이미 의무실 정원이 다 차서 할 수 없이 막사로 되돌아온다. 식사시간이 되자, 그는 배급받은 빵을 감추고는 작업에 나갔다. 작업은 발전소의 집과 지붕을 만드는 것이었다. 슈호프는 체자리의 잔심부름 대가로 체자리의 수프까지 두 그릇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만족감을 느끼면서 오늘은 운 좋은 하루라고 생각하고는 잠이 든다. 작가 솔제니친은 이 작품에서 일상이 되어버린 만성적인 폭력에 대해 저항할 생각조차 가지지 못하게 되는 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작가는 "한 그릇의 양배춧국이 그들에게는 자유보다 전생애보다 앞으로의 모든 삶보다도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폭력에 저항하지 못하는 삶'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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