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H. 로렌스는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통하여 상류계급의 위선과 하층계급의 비애를 그리는 동시에 일상 속에 파묻혀버린 '사랑'의 근본적인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가하여 하반신 불구가 되어 돌아온 클리퍼드와 그의 젊고 아름다운 채털리 부인, 그녀의 연인인 건강하고 남성미 넘치는 사냥터지기 올리버 멜러즈의 사이에 벌어지는 에로티시즘의 정수를 보여주는 사랑이야기이다. 여기에서는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작가 소개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David Herbert Lawrence 1885 ~ 1930)는 영국 이스트우드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노팅엄 대학교에서 공부한 영국의 소설가, 시인, 문학평론가이다. 1912년 어머니가 사망하자 대학 시절의 은사의 아내인 6살 연상 독일 여인 프리다 위클리를 만나 1914년에 결혼한다. 그는 1911년에 첫 작품 <흰 공작>, 1920년에 <연애하는 여성들> 등을 발표하여 인간의 원시적인 성의 신비와 본능을 밝히고자 한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은 소설로는 <채털리 부인의 연인>, <아들과 연인>, <무지개>가 있으며, 여행기로는 <이탈리아의 황혼>, <멕시코의 아침> 그리고 수필 <묵시록> 등이 있다. 특히 1928년에 그의 마지막 소설인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도 많이 알려지기도 하였으며,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에서 성에 대한 적나라한 표현이라는 외설을 이유로 검열을 받는 등 금서로 지정되기도 한다.
줄거리
제1차 세계대전 시기 영국 중부 탄광산업 지대인 테버셜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교양 있는 상류 계급 부유층 출신으로 자유연애를 하며 살던 23세의 콘스턴스 리드(코니)는 1917년 29세의 젊은 귀족 클리퍼드 채털리와 결혼한다. 한 달간의 달콤한 신혼 후 남편 클리퍼드는 영국군에 입대하여 벨기에 전선에 배치된다. 6개월 후 그는 전쟁에서 입은 부상으로 하반신 마비 및 성불구가 되어 돌아온다. 클리퍼드의 아버지는 아들이 장애인이 되자 화병으로 죽게 되고, 클리퍼드는 남작 작위를 계승하여 채털리 경이되어 숲과 영지를 가지게 된다. 클리퍼드의 부인 코니는 남편을 간호하고 최선을 다해 그의 소설 창작을 돕는다. 그러던 중 그녀는 이런 남편을 어떻게든 사랑해보려고 하지만 젊은 나이에 끓어오르는 성욕을 억제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녀는 사교계에서 유명한 마이클리스(믹)라는 미국에서 큰 성공을 한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와 관계를 맺기도 한다. 그러나 코니는 믹과의 사랑은 차가운 가슴으로 하는 성행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믹이 일을 끝냈을 때 만족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결국 헤어진다. 코니는 점점 마음의 병을 얻어 건강이 악화된다. 남편의 간호를 대신하는 간병인 볼튼 부인의 권유로 주변 숲을 산책한다. 산책 중 그녀는 채털리 가의 영지를 관리하는 사냥터지기로 고용된 올리버 멜러즈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과거에 멜러즈는 자기가 짝사랑하고 좋아했던 여인이 육체적 사랑을 원하지 않자, 결국 육체적인 사랑을 찾아 버서 쿠츠와 결혼을 한다. 아내 버서는 그의 사랑을 무시하고 멸시하여 둘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가 전쟁에서 장교로 예편하여 돌아왔을 때 아내 버서는 바람이 나서 가출하고 딸은 그의 어머니가 기르고 있었다. 사랑에 빠진 코니와 멜러즈는 숲 속 꿩 사육장이 있는 오두막 집을 밀애의 장소로 하여 몰래 만나면서 서로를 확인한다. 시간이 흘러 둘의 사랑은 점점 깊어만 가고, 둘다 함께 진정한 오르가즘에 오른다. 코니는 그동안 잠자고 있던 욕망이 타올라 순수한 여성으로서의 쾌감과 환희를 느낀다. 진정한 사랑을 찾은 코니는 클리퍼드와 헤어질 생각으로 멜러즈와의 관계를 언니 힐더에게 밝히고 이혼할 핑계를 마련하기 위해 베네치아로 여행을 간다. 그 사이 멜러즈의 아내 버서가 멜러즈 집에 찾아와 코니가 두고간 향수병과 책을 보고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버서는 멜러즈가 다른 귀부인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소문을 낸다. 그 결과 클리퍼드도 그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멜러즈는 해고된다. 여행에서 돌아온 코니는 클리포드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이혼소송을 밟기 위해 코니와 멜러즈는 잠시 헤어진다. 멜러즈와 코니는 런던에서 다시 만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멜러즈는 버사와 이혼하고, 코니는 클리퍼드와 이혼하기로 한다. 그러나 클리퍼드는 절대 이혼해 줄 수 없다고 하며 고집을 부린다. 코니는 볼턴부인에게 클리퍼드가 이혼할 마음이 생기면 연락해 달라고 하고 언니 힐더와 함께 스코틀랜드로 간다. 그리고 멜러즈는 어느 시골 농장에 취직하여 봄이 와서 아이가 태어나고 코니와 함께하는 새로운 삶을 기대하면서 열심히 일을 한다. 그러던 중 그는 농장에서의 안부와 사랑을 담은 장문의 편지를 써서 그녀에게 보내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맺음말
우리는 여기에서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작가 로렌스는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서 현대사회와 기계 문명의 죄악은 '건강한 인간다움을 상실'하는 데에 있다고 보고, 현대 산업사회와 기계문명이 주는 비인간적인 파괴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남녀 간의 건강한 육체적 접촉인 자연스러운 성관계를 통하여 실현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작품에서 멜러즈는 코니에게 "남자가 따뜻한 가슴으로 성행위를 하고 여자가 따뜻한 가슴으로 그것을 받아들인다면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잘되리라고 난 믿고 있소. 차디찬 가슴으로 하는 그 모든 성행위야말로 바로 백치 같은 어리석음과 죽음을 낳는 근원인 것이오."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작가 로렌스는 따뜻한 가슴으로 하는 자연스러운 성관계야말로 인간과 인간사이에 애정, 공감을 가져오게 하는 살아있는 접촉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로렌스의 소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원작으로 한 많은 영화, 드라마 등이 여러 나라에서 만들어진다. 특히 1981년 채털리 부인역으로 실비아 크리스텔이 열연하여 유명해진 영화와 2022년에 채털리 부인역으로 엠마 코린, 올리버역으로 잭 오코넬이 열연한 영화 <채털리 부인의 연인>이 상영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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