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에 완성된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는 원래 제목을 '레터스버그의 사건'이라고 하였으나, 개작하여 완성한 후 '분노의 포도'라고 붙이게 된 것이다. 작품은 경제 대공황 속 서민과 노동자의 고통과 삶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처음 발표되었을 때 큰 소란을 일으키게 된다. 미국의 치부를 드러낸 외설물이라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된다. 여기에서는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작가 소개
존 언스트 스타인벡 주니어(John Ernst Steinbeck, Jr. 1902 ~ 1968) 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살리나스에서 태어나 스탠퍼드 대학을 중퇴한 미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소설가이다. 그는 직접 노동자로 일하기도 하면서 미국 노동자들의 가난한 삶을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문체로 사실 그대로 그린 작품활동을 한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천국의 초원>, 1937년에 발표한 두 명의 떠돌이 농장 노동자의 우정 이야기를 그린 <생쥐와 인간>, 1939년에 발표하여 1940년 퓰리처 상을 받은 노동자 계층의 삶을 그린 소설 <분노의 포도>, 1952년 두 가문의 갈등의 역사를 그린 소설 <에덴의 동쪽> 등이 있다. 그는 1962년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 그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와 함께 20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받는다.
줄거리
· 감옥에서 귀향하는 톰 조드
텍사스 대평원은 1933년부터 약 3년간에 걸친 맹렬한 모래 폭풍이 불어 농장은 쑥대밭이 되어 모래언덕으로 변한다. 그러자 많은 농장에 일하고 있는 소작농들은 애타게 비를 기다린다. 주인공 톰 조드는 실수로 인한 살인죄로 정당방위가 인정되어 4년간 맥알레스터 감옥에 갇혀 지내다가 가석방되어 고향에 돌아간다. 히치하이킹 중에 과거 알고 지냈던 전직 목사인 방랑하는 전도사 짐 케이시(캐시)를 만나 가족의 소식을 듣고 함께 집으로 향한다. 소작농들이 가뭄으로 소작료를 내지 못하자 정부 은행은 소작농들을 트랙터로 대치시킨다. 쫓겨난 농부들은 캘리포니아로 오라는 지주들의 광고에 유혹을 받는다. 톰이 고향에 도착해 보니 집은 쓰러져 있고 트랙터로 경작되어 목화가 자라고 있었다. 거기서 토지를 빼앗기고 가족을 모두 캘리포니아로 보낸 채 수렵 생활을 하는 멀리 그레이브스를 만나는데, 그는 톰에게 톰의 가족이 존 조드 삼촌의 집에 가서 서부로 갈 여비를 벌려고 떠났다고 알려준다.
· 캘리포니아로 간 조드 일가
다음 날 톰과 케이시는 홀아비 존 조드 삼촌의 집으로 간다. 그 집에서 톰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형 노아, 코니 리버스와 결혼한 후 버림받고 아이를 사산한 여동생 로자샨(샤론의 장미, 조드 리버스), 남동생 앨, 여동생 12살 루시, 남동생 10살 윈필드 등 그의 가족을 만난다. 그들은 캘리포니아에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앨이 구입한 중고 트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지역에 산재한 농가는 다 없어지고 조드 집안도 트럭에 짐을 싣고 고향을 떠난다. 미시시피에서 로키산맥을 거쳐 베이커스 필드로 뻗은 66번 도로는 조드 집안 같은 이민 행렬로 언제나 붐볐다. 맹렬한 땡볕 속에 할아버지가 뇌일혈로 쓰러져 죽는다. 앨은 서부로 가는 도중에 만난 윌슨 부부의 차를 수리해 준 뒤 두 가족은 동행하기 시작한다. 조드가의 차는 톰이, 윌슨가의 차는 앨이 운전한 채 오클라호마주를 지나 텍사스주에 도착하나 차가 고장 나자 엘은 흩어지자는 의견을 내며 반항한다. 이에 톰의 어머니는 "남은 것은 오직 모여 있는 가족뿐이니 헤어지면 안 된다."라고 완강히 거부한다. 희망을 갖고 사막을 횡단하는 중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지만 어머니는 알리지 않고 밤새 할머니의 시체를 안고 보낸다. 결국 그들은 계속 이동하여 캘리포니아주 경계선을 넘어선다.
· 복숭아 과수원에서 일하는 조드 가족
캘리포니아에 있는 후버빌 캠프에 도착한 그들은 광고를 보고 서부로 몰려온 30만의 실직자가 넘치고 있어, 노동력이 과잉 공급되고, 임금은 낮고, 노동자들은 기아에 처할 정도로 착취당하고 있으며, 모든 경찰과 사법 당국은 농장주들의 편에 서있다 것을 알게 된다. 그날 저녁 노동자를 모집하러 온 정부의 고용인과 보안관 플로이드의 불합리한 폭행에 반발하여 톰이 도망치는 노동자를 쏘려고 하는 부보안관을 때려눕히자 캐이시는 자청하여 혼자 모든 책임을 떠안고 끌려가 감옥에 간다. 그날 밤 후버빌을 떠난 그들은 위드패치 캠프에 수용된다. 이곳은 자치 구역으로 모든 시설이 잘 구축되어 있었지만, 재원이 부족하여 모든 가족에게 일거리나 음식을 제공하지는 못하였다. 위드패치 캠프에 온 지 한 달이 되도록 조드 가족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자 할 수 없이 북쪽으로 가는 도중에 복숭아 따는 일자리를 얻게 되어 임금이 낮고 물가가 높은 그곳에 머물게 된다. 그날 밤 산책을 나간 톰은 골짜기에서 출옥한 케이시와 만난다. 케이시는 출옥한 뒤 임금 인하에 반대하는 저항세력의 지도자가 되어 색출대의 습격을 받아 구타를 당해 숨을 거두게 된다. 이를 목격하고 분노한 톰은 케이시를 죽인 살인자를 현장에서 살해하고 도망가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알린다. 조드 가족은 톰을 트럭에 숨기고 밤에 몰래 그곳을 빠져나간다.
· 가족과 작별하는 톰
도망친 곳에서 가족들은 목화 따는 일을 얻고 톰은 하수관에 몸을 숨기고 지낸다. 조드 가족은 화차 바퀴를 떼어 만든 조잡한 캠프에서 가족 모두가 일해 4달러를 벌면서 겨우 생활을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루시가 아이들과 싸우다 톰과 케이시의 이야기를 자랑한다. 이에 두려움을 느낀 어머니는 오랜 시간을 하수구에서 숨어 지낸 톰에게 알린다. 어머니가 "톰, 넌 이제 뭘 할 작정이냐?"라고 질문하자 톰은 "아주 기름진 땅이 그냥 놀고먹고 혼자 백만 에이커나 갖고 있는데 반하여, 한편에서는 몇십 만이 되는 건실한 농민들이 굶주리고 있어요. 만일 우리가 모두 단결해서 아우성을 치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생각해요."라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마지막 돈을 받아 도망간다. 앨은 이웃집 웨인라이트의 딸과 약혼하고 가족에게서 떨어져 나오겠다는 목표를 이룬다. 처음 가뭄과는 반대로 무서운 홍수가 조드 가족이 살고 있는 지역을 휩쓴다. 아버지와 존 삼촌은 개울에 제방을 쌓지만 실패하자, 조드 가족은 비가 그친 틈을 타 언덕 위의 헛간으로 피신한다. 그곳에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한 노동자와 그를 간호하는 어린 아들을 발견한다. 그 노동자를 구하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사람들은 자리를 피한다. 둘만이 남게 되자 로자샨이 노동자에게 다가간다. 고개를 가로젓는 그에게 자신의 젖을 먹이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맺음말
우리는 여기에서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작품은 미국 경제 대공황 시기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회적 불의와 노동자들의 투쟁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주인공 톰 조드는 자기 방어로 인한 살인죄로 4년간 복역을 마치고 돌아와 강한 의지와 원칙을 가진 인물로 나온다. 그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행동한다. 대표적인 예로 짐 캐이시를 죽인 살인자를 현장에서 죽인다. 그리고 어머니와 대화에서 더 이상 가족을 위해 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가겠다고 다짐을 한다. 톰 조드는 노동자들의 투쟁과 사회적 불의에 대한 저항을 상징한다. 그리고 전직 목사 짐 케이시는 폭력보다는 대화와 설득으로 변화를 이끌어 내려고 하며 연대와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톰을 대신해 감옥을 가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노동자의 권리와 연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을 원작으로 1940년에 헨리 폰다 주연, 존 포드 감독의 영화가 제작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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