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탕달의 <적과 흑>은 실제로 일어난 형사사건의 공판기록을 참고하여 장편소설로 쓰였다. 작은 마을 출신인 야심 많은 청년 줄리앙 소렐이 돈 많은 정부인 레날 부인을 총으로 쏜 죄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는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나폴레옹 이후 부르봉 왕정복고 시대의 프랑스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풍자한 대표적인 걸작으로 손꼽힌다. 제목의 '적(赤)'은 군대(붉은 군복)를 '흑(黑)'은 사제(검은 옷)를 상징한다. 여기에서는 스탕달의 <적과 흑>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작가 소개
마리 앙리 벨(스땅달, 1783 ~ 1842)은 그의 필명인 스탕달로 더 잘 알려진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시조이다. 그는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태어나 나폴레옹의 몰락과 함께 이탈리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작가로서 활동하고, 59세의 나이에 뇌졸증으로 사망한다. 그는 18세기 계몽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 오노레 드 발자크와 함께 19세기 프랑스 리얼리즘(사실주의)을 개척했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1800년 나폴레옹 원정군을 따라 이탈리아로 간 경험이 그의 작품에 많이 녹아있다. 그리고 예술이 추구하는 목표는 이상적 아름다움이며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있다고 보았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독특한 연애관을 그린 최초의 소설 <아르망스>를 써서 문단에 등장한 후, 1830년에 최초의 사실주의 소설인 <적과 흑>을 써서 부르봉 왕정복고기의 특권계급을 공격하고, <파르마의 수도원>에서 전제군주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리고 단편 소설 <바니나 바니니> 등이 있다.
※ 스탕달의 바니나 바니니 - 다른 가치관을 가진 바니나의 사랑은? 피에트로
줄거리
· 줄리앙과 시장 부인 레날
주인공 줄리앙 소렐은 시골 소도시 베리에르에 제재소 셋째 아들로 태어난다. 그는 섬세하고 연약한 체질로 아버지와 형들의 구박을 받고 지낸다. 그러나 그는 평민으로 황제가 된 나폴레옹을 존경하고 자존심이 강하고 야망을 품은 청년이다. 그는 출세를 위해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다. 라틴어와 성서를 배워 두뇌가 비상한 줄리앙 소렐은 베리에르의 시장인 드 레날 댁의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그는 미모하고 재간으로 레날 부인에게 유혹하여 사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둘의 관계가 세상에 드러날 것이 두려워 서둘러 수도원으로 입학을 한다.
· 행복한 줄리앙과 후작의 딸 마틸드
그는 뛰어난 성적을 받자 다른 신학도들의 질투를 받는다. 이곳에서도 세상과 마찬가지로 위선만이 최선의 출세 방법임을 알게 된다. 뛰어난 라틴어 실력으로 팔라르 교장의 추천을 받아 파리의 라 모르 후작 댁에 비서로 들어간다. 그는 반항적이고 자의식이 강하며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후작의 딸 마틸드를 유혹한다. 결국 굳센 의지의 힘으로 콧대 높은 그녀를 정복한다. 딸이 근본이 없는 줄리앙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자, 라모르 후작은 할 수 없이 그를 귀족 신분으로 만들기 위해 거액의 돈과 영지를 물려준다. 줄리앙은 '라 베르네이'라는 귀족의 성까지 얻고 기병대 중위로 임관하게 된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 그녀와의 결혼이 실현되려고 한다. 바로 그 시기 후작의 집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것은 과거의 모든 내막을 폭로하는 레날 부인의 편지이었다.
· 줄리앙의 몰락
편지를 보게 된 라 몰 후작은 분노하여 딸에게 결혼을 취소하지 않으면 의절하겠다고 말하고 파리를 떠나 버린다. 마틸드는 이 사실을 줄리앙에게 알린다. 결국 줄리앙의 야심은 수포로 돌아간다. 분노로 이성을 잃은 줄리앙은 베리에르로 달려가 미사를 하고 있는 레날 부인에게 권총을 쏘게 된다. 부인은 어깨에 총을 맞았지만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고 살아난다. 여전히 줄리앙을 사랑하던 레날 부인과 마틸드 그리고 줄리앙의 친구 푸케는 그를 구하려고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줄리앙은 우발적인 범죄가 아니고 계획범죄라고 자백하며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줄리앙은 법정에서 사회의 부정을 고발했기 때문에 사형 선고를 받는다. 사형 집행일을 기다리던 줄리앙에게 찾아온 레날 부인을 보고 줄리앙은 그녀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는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을 맛보며 얼마 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 마틸드는 줄리앙이 감옥에 갇히고 처형될 때까지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돌보와 준다. 그리고 줄리앙의 시신을 거둔 그의 친구 푸케는 마틸드와 함께 장례를 치른다. 그 후 레날 부인은 줄리앙이 처형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을 껴안은 채로 병상에서 사망을 한다.
맺음말
우리는 여기에서 스탕달의 <적과 흑>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당시 왕정복고 시대에는 평민이 출세하려면 사제가 되는 방법 이외에는 없었다. 소설에서 사람들은 평민의 신분에서 황제가 된 나폴레옹 시대를 그리워하고 있다. 나폴레옹 시대에서는 모두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었으며, 신분의 구분이 엄격하지 않은 자유로운 시대이었다. 소설에서 주인공 줄리앙은 "가장 선하다는 것도, 가장 위대하다는 것도, 모든 것이 위선이다. 아니면 적어도 사기이다."라고 말한다. 이와 같이 줄리앙의 위선은 자신의 타고난 성품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에 의해 강요된 것'이라고 작가는 강조하고 있다. 작가는 당시 사회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진 사건, 즉 주인공 줄리앙처럼 위선으로 출세를 하려는 풍조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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