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는 시인인 동시에 의사인 지바고가 러시아 혁명이 발발한 1905년 청년시대부터 1929년 모스크바에서 심장마비로 죽을 때까지 모스크바 교수의 딸 토냐와의 결혼, 애인 라라와의 재회 등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고 있다. 소설은 인간관계의 갈등 등의 개인사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통일성이 결여되는 흠도 약간 있으나, 소설 전반적으로 줄거리와 내용이 서정적인 시처럼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또한 소설은 러시아 혁명의 부정적 면을 다루고 있어 소련 내에서 출판이 거부된 금단의 책이었지만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해금된다. 여기에서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작가 소개
보리스 레오니도비치 파스테르나크(1890 ~ 1960)는 모스크바 유대인 가정에서 화가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모스크바 대학 철학과를 졸업한 시인이자 소설가인 러시아 대문호이다. 그는 기관지 <레프>를 중심으로 많은 서정시를 발표하여, 러시아 최후의 순수 예술파 시인으로 불리게 된다. 그는 원래 시인으로 대표작 <닥터 지바고>는 그의 유일한 소설이다. 그의 시는 상징주의 색채를 띄고 있으며 대표적인 시집으로 <구름 속의 쌍둥이>, <경계를 넘어서> 등이 있다. <닥터 지바고>를 집필하고 있다는 소문에 그는 소련 당국으로부터 많은 고통과 감시를 받게 된다. 스탈린 시대에 편집자, 비서로 만나 연인 된 올가 이빈스카야는 파스테르나크 대신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어 5년 동안 수용소에 끌려가 생활을 한다. 스탈린 사망 후 해빙기 때 <닥터 지바고>는 몰래 영국으로 원고를 빼돌려 출판에 성공하여 1년 만인 195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다. 그러나 <닥터 지바고>에 러시아 혁명을 비판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하여 소련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아 수상을 거부한다. 그 후 흐루쇼프에게 청원을 하여 추방을 면하게 된 파스테르나크는 폐암과 심장병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7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등장인물
· 유리 안드레예비치 지바고(유라, 유로치카) : 남자 주인공으로 의사이자 시인이다. 주인공 유리 지바고의 삶은 작가 파스테르나크의 삶과 비슷하여 마치 자서전을 보는 느낌을 들게 한다. 유라는 라라를 스벤티츠키 씨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처음 보았으며 1차 대전 중 군의관 시절 다시 만나게 되며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라라는 남편의 사망소식을 알린 코마로프스키와 함께 러시아를 떠나게 된다. 주인공은 35세에 전차에서 내리려다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 라리사 표도로브나 기샤르(라라 안티포바) : 파벨 안티포프의 아내이자 유라의 연인으로 파벨과의 사이에 딸 카탸(카텐카)가 있다. 라라는 1차 대전중 군의관 유라를 만나 사랑을 하였으나, 코마로프스키를 따라 러시아를 떠난다. 이후 귀환해 죽은 남편 파샤에 관해 알아보다가 유라의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한다. 유라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을 찾다가 스탈린의 대숙청에 휘말려 굴라그에서 숨진다. 라라가 작가의 연인 '올가 이빈스카야'를 모델로 한 등장인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 안토니나 알렉산드로브나 그로메코(토냐) : 유라의 아내로 유라가 의학을 전공할 때 토냐는 법학을 전공한다. 유라와의 사이에 슈라(알렉산데르. 영화에서는 사샤)라는 아들과 마샤라는 딸이 있다. 토냐와 라라를 오가던 유라가 빨치산에 붙잡히자 생이별하고, 후에 아버지, 아이들과 함께 파리로 추방 이민을 간다. 출산들 도와준 라라와는 우호적인 사이로 "아이는 자신이 잘 키울 테니 라라와 도망쳐서 행복하게 살아라"라고 편지하기도 한다. 그리고 유라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에서 자신들은 파리로 이민 가며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게 모든 문제이니 다시는 만나지 말자"라고 이야기한다. ·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그로메코 : 토냐의 아버지로 화학과 교수로 아내는 안나 이바노브나. 후에 토냐와 함께 파리로 망명한다. · 빅토르 이폴리토비치 코마로프스키 : 사업가로 기샤르 가의 조력자이자 아말리아 기샤르의 정부이다. 유라의 아버지의 죽음에 관련된 인물임. 어린 라라를 겁탈하고 스벤티츠키 씨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라라에게 총상을 입고 죽을 뻔한다. · 파벨 파블로비치 안티포프(파툴리야, 파샤, 파셴카) : 라라의 남편으로 학교 교사이다. 아버지가 시베리아로 유배되자 티베르진 가에 살면서 혁명을 꿈꾸는데, 이 과정에서 라라와 멀어지고 라라는 다른 사람을 사귀게 된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사랑에 자신이 억압받는다고 느껴 벗어나기 위해 적군에 가담한다. · 마리나 : 중앙 전신국 무선 기사로 의사 일도 그만둔 유라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어 유라의 세 번째 아내가 된다. 유리와의 사이에 카프카와 글라시카라는 딸들이 있다. · 로디온 표도로비치 기샤르(로댜) : 라라의 오빠. · 니콜라이 니콜라예비치 베데냐핀(콜리야) : 유라의 외삼촌. 수도자였으며 후에 유명한 작가가 된다. · 타냐 : 유라와 라라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세탁부 여자아이. · 미하일 그리고리예비치 고르돈 : 유라의 친구인 변호사. · 이노켄티 데멘티예비치 두도로프 : 유라 보다 두 살 위인 소꿉친구.
줄거리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유리 지바고는 어릴 때 아버지가 행방불명되고 어머니도 병으로 죽어 고아가 된다. 그는 운 좋게 상류층 그로메코가에 입양되어 그로메코가의 딸인 토냐와 행복하게 자라게 된다. 나중에 성인이 되어 의사가 되어 토냐와 결혼을 한다. 한편 여자 주인공인 라라는 어머니와 함께 사는데 어머니의 남자 친구 변호사 코마로프스키는 십 대 중반인 라라에게 흑심을 품고 결국 강간을 한다. 그 후 계속된 육체관계로 인해 라라는 고통에 시달린 나머지 그에게 총을 쏜다. 겨우 목숨을 건지게 된 코마로프스키는 추문이 알려질까 봐 조용히 덮고 넘어간다. 시간이 흘러 라라는 파샤라는 청년과 결혼하고 유라친이라는 지역으로 가서 살게 된다. 한편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지바고는 야전병원 군의관으로 소집되어 간다. 그곳에서 남편을 찾기 위해 간호원으로 오게 된 라라를 재회하게 되어 사랑에 빠지게 된다. 라라는 남편 파샤가 전쟁에 징집되어 가서 얼마 뒤 전사했다고 소식을 전해 듣는다. 유리 지바고는 아내 토냐가 있는 모스크바로 가고. 라라는 남편의 전사소식을 가져온 코마로프스키와 함께 러시아를 떠나게 된다. 지바고는 혁명의 혼란 속에 지식인의 박해를 피해 시베리아 시골로 이사를 간다. 가는 도중에 군대에 체포되어 고생을 하는데, 전사했다던 라라의 남편 파샤가 이름을 바꾼 혁명지도자 스뜨렐리니코프이며, 그가 유리 지바고를 풀어 준다. 지바고와 가족들은 시베리아 시골 바리키노에 도착하여 정착을 한다. 얼마 후 유리 지바고는 집 근처 유라틴 도서관에서 라라와 재회를 하게 되어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어느 날 아내 토냐에게 죄책감을 느끼면서 라라를 만나러 가는 길에 빨치산의 습격으로 포로로 잡혀 강제로 군의관이 되어 시베리아 동쪽으로 끌려가게 된다. 유라는 빨치산 부대와 같이 생활하면서 빨치산과 고통받는 민중 사이에 배반과 복수의 잔인함을 통감하고 더 이상 견디지 못해 도망친다. 고생 끝에 집 바리키노로 돌아오니 가족은 떠나고 없다. 아내 토냐와 가족은 장인 알렉산드르 그로메코와 같이 모스크바로 소환되었다가 추방되어 프랑스 파리로 떠났던 것이다. 그러나 라라는 지바고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힘든 고난 속에서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은 깊어만 간다. 그러나 두 사람 앞에 과거에 라라를 겁탈하였던 코마로프스키가 나타난다. 유리 지바고는 그가 안전한 극동 지역으로 보낸 준다는 제안에 라라와 그녀의 딸을 보내게 된다. 어느 날 라라의 남편 파샤가 찾아왔으나 라라와 딸이 사라지고 없어 외로움에 못 견딘 그는 자살을 한다. 결국 러시아 혁명의 주도자였던 파샤(스뜨렐리니코프)는 소비에트 독재 정권을 피해 도망 다니다가 혁명과 가정도 모두 산산조각 나자 죽음으로 삶을 마감한 것이다. 세월이 흘러 유리 지바고는 모스크바로 가서 의사로 지내면서 마리나라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아 살고 있다. 그는 그동안의 고생으로 심신이 지치고 약해진 상태이었다. 어느 날 평소와 같이 병원에 출근하기 위해 전차를 타고 가던 중 보라색 옷을 입은 부인의 모습을 보고 황급히 전차에서 내리려다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마침 모스크바로 와서 죽은 남편 파샤에 관해 알아보던 라라가 소식을 듣고 유라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라라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다. 한 사람은 죽었고, 또 한 사람은 자살했다. 그래서 죽여도 시원치 않을 사람만 살아남았다."라고 생각하며 괴로워한다. 유리 지바고의 장례식이 끝나고 며칠 후 라라는 집을 나간 후 돌아오지 않는다. 거리에서 체포되어 수용소로 끌러 간 것 같으며 생사를 알 길이 없었다.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줄거리는 끝을 맺는다. 그리고 에필로그로써 유라와 라라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세탁부 여자아이 타냐가 힘들게 살아온 이야기를 한다. 그로부터 5년이나 10년 정도 지난 어느 날 지바고의 친구인 연로한 고르돈과 두도로프가 지바고의 원고를 읽고 추억에 잠긴다. 부록으로 유리 지바고의 시 26편이 소개되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맺음말
우리는 여기에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닥터 지바고>는 소련에서 금서로 출간이 금지되었던 것이었으나 그 외의 여러 나라에서는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아 왔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많은 영화, 드라마, TV 시리즈, 뮤지컬 등이 나오게 된다. 특히 1965년 데이비드 린 감독에 유리 지바고 역에 오마 샤리프, 라라 안티포바 역에 줄리 크리스티 주연인 영화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68년과 1978년에 수입 상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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