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에 출간된 작가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도시 판자촌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도시 빈민층의 아픔을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그린 단편소설이다. 작가는 낙원구 행복동의 도시 판자촌에 살아가는 난쟁이 가족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재개발사업지구로 지정되어 철거 계고장을 받고 아파트 입주권을 팔고 떠나야 하는 도시 빈민층의 애환과 고통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서는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줄거리와 작가 소개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작가소개
조세희(1942 ~ 2022)는 경기도 가평 출신으로 대한민국의 소설가이다. 그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돛대 없는 장선>으로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한다. 그는 진보주의적인 작품 성향을 가지고 있었으며, 진보성향의 작품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200쇄를 찍게 되자 작가는 "이 책이 200쇄를 넘겼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돛대 없는 장선>(1965), <칼날>(1975), <뫼비우스의 띠)(1976),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1978), <시간 여행>(1983)등이 있다. 그는 80세의 나이로 2022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투병하다가 사망한다.
등장인물
· 아버지 : 수도파이프 수리공으로 생계를 하는 난쟁이로 달나라를 꿈꾸는 이상적인 인물임. 결국 절망을 이기지 못하고 공장 굴뚝에 떨어져 자살을 함. · 어머니 : 남편과 자식을 위해 헌신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정이 많은 어머니. · 첫째 아들 영수 : 현명하고 공부를 잘하였으나 가정형편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공장에서 일하다가 노동운동을 하게 됨. 현실적이고 주관이 뚜렷한 인물. · 둘째 아들 영호 : 공장 노동자로 다혈질이며 현실에 대해 반감을 가진 인물. · 막내딸 영희 : 가족을 사랑하며 순수하면서 여린 소녀로 박우철에게 성폭행을 당하지만 용기를 내어 입주권을 되찾아온다. · 박우철 : 부동산 투기업자로 입주권을 싼 값에 사들여 비싸게 팔아먹는 부도덕한 사람. 어린 영희에게 성폭행을 함
줄거리
작품은 3부로 구성되어있으며, 1인칭 주인공의 시점으로 쓰여져 있다. 1부 주인공 '나'는 영수이며, 2부는 영호, 3부는 영희이다. 주인공인 '나'(영수)의 가족은 수도 파이프 수리공인 난쟁이 아버지와 인쇄소에 다니는 어머니, 그리고 첫째 아들인 나(영수), 둘째 아들 영호, 막내딸 영희로 다섯 식구이다. 우리 가족은 무허가 판자촌인 낙원구 행복동에 살고 있다. 건강이 약해진 아버지가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나는 가정형편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동생 영호와 함께 인쇄 공장에 나가게 된다. 아버지는 길 건너 고급주택에서 가정교사를 하는 지섭에게 '일만 년 후의 세계'라는 제목의 책을 빌려온다. 인쇄공장 사장은 불황이라는 핑계로 나와 동생에게 쉬지 않고 일할 것을 강요한다. 나와 동생은 이를 항의하고 협상을 시도하다 공장에서 쫓겨나게 된다. 어느 날 우리 가족은 재개발 사업지구로 지정되었으니 20일 안에 집을 자진 철거하라는 계고장을 받게 된다. 부모님은 직접 돌을 나르고 시멘트를 발라 지은 집이라서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가난한 철거민들에게 아파트 입주권이 나오지만, 대부분 이웃들은 입주권과 함께 내야 하는 큰돈인 입주금을 마련하지 못해서 입주권을 팔아 변두리나 시외로 세를 얻어 나갔다. 우리 집도 역시 새 아파트에 입주할 능력이 되지 않았다. 세든 사람의 전세금을 내주고 명희네에서 빌린 돈을 갚기 위해서 입주권 값이 조금이라도 더 오를 때까지 버티고 있었다.
영희의 친구인 명희는 영수와 장래를 약속하였으나, 가난 때문에 다방 종업원, 버스 안내양, 골프장 캐디를 하며 떠돌다가 임신하게 되어 자살한다. 마침내 입주권이 높은 가격 이십오만 원에 팔려 빌린 돈 십오만 원을 갚고도 십만 원이나 남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대부분의 철거민들이 가는 성남으로 이사 가기로 결정한다. 이사 가기 전날 난쟁이 아버지와 막내 영희는 집을 나가 사라진다. 체력이 떨어져 일을 나갈 수 없게 되면서 아버지는 친구를 따라 서커스 무대에 선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아버지는 집을 빼앗겨야 한다는 충격으로 집을 나가 사라졌다. 결국 남은 세 식구는 아버지와 막내를 찾을 수가 없어 성남으로 이사를 떠난다.
한편 영희는 입주권을 사간 부동산 사업가인 박우철이라는 남자가 유혹하자 그를 따라간다. 영희는 젊고 아름다워서 그의 비서로 같은 아파트에 머물면서 입주권을 되찾을 기회를 엿본다. 남자는 영희에게 옷을 사주기도 하면서 그녀의 육체와 영혼을 유린한다. 그러던 중 영희는 박우철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금고 안에 입주권을 대신하는 자신의 집 알루미늄 표찰과 약간의 돈을 훔쳐 도망쳐 나온다. 그 길로 그녀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모든 수속을 끝마친다. 그리고 그녀는 행복동 집에 돌아왔으나 가족들은 이미 떠나고 난 후였다. 영희는 동네 신애 아주머니로부터 아버지가 일하던 공장 굴뚝에서 떨어져 자살하였다는 것과 가족들은 성남으로 이사 갔다는 말을 듣고 절규한다. 쓰러진 채 깊은 잠에 빠진 영희는 꿈속에서 가족들을 만난다. 영희는 큰오빠에게 "아버지를 난쟁이라고 부르는 악당들은 죽여 버려"라고 외치며 흐느낀다.
맺음말
우리는 위에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줄거리와 작가 소개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난쟁이'를 경제적으로 소외되고 힘없는 도시 빈민층을 상징하는 인물로 설정한다. 그리고 난쟁이 가족의 비참한 삶을 통해 산업화가 활발히 진행되었던 1970년대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과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난쟁이가 공장 굴뚝 위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기 전에 '달을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장면'에서 작가는 '죽은 이 땅을 떠나 이상향인 달나라로 가고 싶어 하는 난쟁이의 작은 소망'을 담고 있다.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빈부 격차와 계층 간의 갈등을 그린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을 그린 황석영의 <객지>와 더불어 1970년대의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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