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문열이 1987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어른이 된 주인공 한병태가 어린 시절 국민학교에서 벌어진 과거 일을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학교의 아이들은 싸움을 잘하고 학급의 반장인 엄석대를 두려워하고 충성을 한다. 병태는 석재의 횡포와 독재에 반감을 품고 저항을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6학년 담임선생 김교사는 석대가 대리시험으로 전교 1등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체벌을 하면서 석대의 악행은 아이들의 고발에 의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다. 그 후 아이들이 석대를 따르지 않자 석대는 동네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여기에서는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줄거리와 작가 소개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작가 소개
이문열(1948 ~ )은 서울 종로구 출신의 한국의 소설가로 세종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석좌교수로 부임하기도 하였다. 그는 공산주의자였던 아버지 이원철이 월북하자 어머니 조남현의 슬하에서 5남매 형제들과 함께 어렵게 자란다. 따라서 초등학교 이외는 모두 검정고시로 졸업하였으며, 1965년 서울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입학한다. 그 후 사법시험에 실패하자 결혼과 동시에 군대를 간다. 이러한 경험이 그의 자전적 소설인 <젊은 날의 초상>을 쓰게 한다. 1977년 단편 <나자레를 아십니까>가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문인으로 등단하게 된다. 1987년에는 유신과 제5 공화국의 군사 독재를 비판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제11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한다. 그의 정치적 성향은 처음에는 진보에 가깝다가 나중에는 점점 우파성향을 띠게 된다. 그의 작품 <사로잡힌 악령>을 통해 운동권과 좌파들의 위선을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젊은 날의 초상>, <금시조>,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삼국지>, <사로잡힌 악령> 등이 있다.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 하구, 우리 기쁜 젊은 날, 그해 겨울, 이영훈
등장인물
· 한병태 : 소설의 주인공으로 국민학교 때 여러 차례 엄석대의 독재에 저항을 하지만 결국에는 굴복하고 특혜를 받는 다. 나중에 석대가 사라지자 궁금해한다. 소설에서는 없으나 영화에서는 나중에 자라 서울대를 졸업하고 학원강사가 된다. · 엄석대 : 공부도 잘하고 급장으로 아이들에게 폭력과 독재를 휘두른다. 부정시험으로 전교 1등이 된 것이 발각되어 김교사에게 체벌을 당한다. 이 사건으로 아이들이 따르지 않자 종적을 감춘다. 그 후 영화에서는 최교사의 장례식에 화환을 보냈으며, 암흑가의 보스가 되었다는 소문이 돈다. · 5학년 담임 최교사 : 나이 지긋한 중년의 선생님으로 술을 좋아하고 엄석대의 잘못을 알고는 있지만 군기반장으로 그를 묵인한다. 소설에서는 이름이 없으나 영화에서는 최성식으로 나온다. · 6학년 담임 김교사 :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젊은 교사이다. 엄석대의 부정사실을 알고 엄한 체벌을 가하고 아이들에게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라고 가르친다. 소설에서는 이름이 없으나 영화에서는 김정원으로 나중에 권력자에게 아부하는 국회의원이 된다.
줄거리
1950년대 자유당 독재가 판치던 시대, 주인공인 열두 살 소년 한병태는 공무원이었던 아버지의 좌천으로 서울에서 초라한 시골동네로 전학 가게 된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학급 아이들과 급장 엄석대를 만나게 된다. 특히 급장 엄석대는 선생님들에게 공부도 잘하는 모범적이고 훌륭한 아이라고 칭찬을 받는다. 그러나 아이들은 가장 싸움을 잘하고 폭력과 독재를 부리는 엄석대를 무서워하며 맹목적으로 충성을 한다. 병태는 이것이 싫어서 저항하고, 몰래 석대의 잘못을 선생님에게 말하였지만 오히려 저항한 병태에게 불리한 일들만 생길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환경 미화 시간에 유리창 청소를 하게 되었다. 혼자 남아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급장인 석대가 합격을 하지 않는다. 눈물을 흘리고 해가 서산을 넘어가자 겨우 엄석대는 "이만 가도 좋아. 유리창 청소 합격."이라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석대는 병태를 다정하게 대한다. 병태는 다음 날 샤프펜슬을 뇌물로 바치고 석대에게 굴복하고 충성을 한다. 그러자 석대는 꼴찌에 가까운 싸움의 권력 서열을 올려주고, 당번이나 심부름을 제외하는 등 각종 특혜를 준다.
그런데 어느 날 병태는 수학 시험시간에 한 아이가 시험지 위칸에 자기 이름을 지우고 엄석대의 이름을 쓰는 것을 보게 된다. 그 후 병태는 '엄석대가 우등생들에게 한두 과목씩 '대리시험'을 부탁하여 석대의 이름으로 시험지를 제출하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병태는 이를 선생님에게 고자질해야 할지 고민도 하여보았다. 그러나 예전에 당했던 왕따 생활이 생각도 나고 권력을 맛본 병태는 애써 무시하기로 한다. 1년이 지나 6학년이 된 병태와 석대는 다시 같은 반이 되었다. 6학년 새로운 담임으로 젊은 남자 교사가 왔다. 그런데 6학년 담임 선생님은 5학년 담임 선생님과는 달리 급장선거 때 만장일치로 뽑는 것, 간단한 산수문제를 못 푸는 것, 아이들에게 매질을 하는 것 등을 보고 석대를 수상히 여겼다.
새 학기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역시 석대가 전교 1등을 했고, 석대 시험지에는 다른 이름을 쓰다 지워진 자국이 나왔다. 담임 선생님은 '엄석대가 대리시험으로 전교 1등을 하였다'는 부정사실을 알고 엄한 체벌을 가한다. 그리고 여태껏 그의 부정행위를 고발하기는커녕 같이 동조한 아이들도 혼을 낸다. 그러자 그를 따르던 아이들마저도 석대를 떠나며 욕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엄석대의 왕국은 하루아침에 무너졌고 견디다 못한 석대는 교실 문을 열고 뛰쳐나가버린다. 얼마 후 등굣길에서 엄석대가 복수하기 위해 아이들을 습격하자, 아이들이 힘을 합쳐 대항하니 석대는 결국 밀리고 도망을 가게 된다. 그 후 엄석대는 동네에서 자취를 감춘다. 담임교사는 석대를 물리친 아이들에게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저서 <용기 있는 사람들>을 선물하며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라'라고 가르친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후, 학원 영어교사가 된 병태는 그날 사라진 석대를 궁금해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맺음말
우리는 여기에서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줄거리와 작가 소개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작품에서 작가는 초등학교 내에서 저질러지는 학교폭력의 본질에 대해 정확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집단 괴롭힘'에 대처하는 해결방법은 교사의 교육과 통제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에서 소위 일진이라는 엄석대와 그 일당들이 병태를 왕따로 만들고 치밀하게 굴복시키는 과정을 상세하게 묘사한다. 그러한 일진인 폭력학생을 모른 척 눈감아 주고 성적에만 몰두하는 교사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일선 교육현장의 한계를 비판하기도 한다. 결국 엄석대는 담임교사 김 선생님의 체벌로 학교를 떠나게 된다. 당시 유신정권과 군사독재 시대에는 가능하였던 정당한 체벌이 요즘에는 학생 인권보호라는 미명 아래 다른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문제 학생의 부모가 오히려 학교에 찾아와 자기 아이를 차별을 하였다고 교사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교육청 징계위원회에 고발을 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문제 학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고 교권은 무너졌다. 정말 이상하고 희한한 세태이다. 우리는 '과연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깊이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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