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에 발표한 황석영의 단편소설 <탑>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인 베트남 전쟁을 다룬 전쟁 소설이다. '나'는 베트남 전쟁 중 R 포인트에 있는 돌탑을 지키라는 명령을 받고 목숨을 걸고 불탑을 지킨다. 그러나 아침에 도착한 미군들은 돌탑을 불도저로 밀어 버린다. 돌탑은 베트남인들에게는 종교적으로 신성한 것을 상징하고 부대원들에게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것을 상징하고 있으나, 미군들은 아무 가치가 없는 돌덩어리로 인식하고 있다. 작가 황석영은 무의미하고 추악한 전쟁의 본질을 비판하고 있으며,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문체로 생생하고 긴장감이 넘치는 전투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작가소개
황석영(1943 ~ )은 소설가로 본명은 황수영이다. 그는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광복 이후 평양으로 왔으며, 1947년 월남하여 영등포에 정착하여 동국대학교 철학과를 다닌다. 1962년 <입석부근>으로 사상계의 신인문학상에 입선하며 등단한다. 그 후 1970년 베트남 참전을 경험으로 한 단편소설 <탑>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단활동을 시작한다. 1989년 방북하였으나 귀국하지 못하고 독일에서 부인, 아들과 함께 정착하였으며, 1991년 독일을 떠나 거처를 미국 뉴욕으로 옮긴다. 1993년 귀국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을 구형받고 1998년 사면 석방되었다. 황석영은 민중 역사 대하소설 <장길산>을 한국일보에 연재하였으며, <한씨연대기>와 <삼포 가는 길> 등을 통해 산업화 시대의 노동자와 도시 빈민의 이야기를 그렸다. 주요 작품으로는 <장길산>, <삼포 가는 길>, <손님>, <심청> 등이 있다.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 -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위한 투쟁의 중요성
줄거리
본 대로부터의 명령을 받고 '나'는 순찰대로 간다. 그곳에서 편안하게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한편 철수작전에 부족한 인원을 보충하기 위한 최종 후발대로 본대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작전지역 R 포인트에서 사상자가 발생하여, 내가 제비 뽑기에 걸려 보충병으로 차출되어 파견된다. 하필이면 나이가 어린 하사관의 지휘아래 아홉 명의 병사가 오래된 탑을 적이 가져가지 못하게 지켜라는 무모한 명령을 받게 된다. 게다가 병력 보충도 안 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탑을 사수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하였다. 적은 탑과 생포한 한 명의 게릴라 인질로 인해 포를 함부로 사용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밤만 되면 대롱과 목탁 두드리는 소리, 호각 소리, 고함 소리 등으로 우리는 긴장을 놓을 수가 없어 미칠 지경이었다. 미군들이 지키던 근처 B 교량에서 경기관총이 미친 듯이 울리더니, 흰 연기와 함께 다리가 폭파되었다. 굵은 빗줄기가 철 모를 때리더니 모래주머니 방벽 너머에서 적이 한 명 나타났다. 소총수는 그를 생포하기 위해 나갔지만 돌아오지 못했다. 그를 인질로 삼아 우리를 유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음날 다리를 지키던 양키들이 철수하게 되면서 작전지역에는 우리만 남게 되었으나 중대장으로부터의 철수 명령은 내려지질 않았다. 마을을 수색하던 중 어젯밤 포격으로 부상당한 적을 한 명 처지하였으나, 적의 저격으로 문상병이 사망하였다. 그날 저녁, 작전이 변경되어 오늘밤 마지막 전투를 치를 것이다. 우리는 초소 주위 배수로를 최후 저항선으로 삼아 적의 기습을 기다리고 있었다. 밤 10시쯤 포로가 된 소총수를 발가벗겨 방패막이로 앞장세우고 접근해 온다. 적의 사격으로 시작한 격렬한 전투 속에 인질이 된 소총수와 나이 어린 분대장이 목숨을 잃었다. 남은 부대원은 지치고 탈진하여 시체 사이에 쓰러져 졸기 시작한다. 마침내 아침이 밝아 오자 진군해 온 미군들은 시체와 장비를 싣고, '나'와 분대원들을 후방으로 후송시켜 주겠다며 차에 태운다. 그리고 미군들은 캠프와 토치카를 지을 목적으로 탑 따위에는 관심도 없이 불도저로 바나나 밭과 돌탑을 밀어버린다.
맺음말
황석영의 단편소설 <탑>은 작가 황석영이 청룡부대원으로 직접 베트남전에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쓴 소설로, 전쟁의 공포로 인해 인간이 자기 정체성을 읽고 파괴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작가 황석영은 부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돌탑을 미군들이 불도저로 밀어버림으로써 전쟁의 본질이 추악하고 무의미하다는 것과 전쟁의 폭력성과 비인간성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책감상 > 한국명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 문학상을 수상한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한병태, 엄석대 (45) | 2024.11.23 |
---|---|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도시 판자촌, 재개발사업, 입주권 (41) | 2024.11.22 |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 -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위한 투쟁의 중요성 (15) | 2024.11.11 |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소설 흰 - 삶과 죽음을 성찰한 시적 산문소설 (17) | 2024.11.10 |
노벨문학상 수상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 제주 4.3 사건, 인선, 강정심 (21) | 2024.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