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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한국명작

노벨문학상 수상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 제주 4.3 사건, 인선, 강정심

by 이야기마을촌장 2024. 11. 7.

한강이 2021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1948년 제주도 4.3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하는 <소년이 온다>와 함께 작가 한강을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만든 대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작품은 제주 4.3 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인선의 어머니(강정심)와 그녀의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상처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장편소설이다. 여기에서는 작가 한강의 소개와 <작별하지 않는다>의 줄거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작별하지않는다

 

작가 소개

한강(1970 ~ )은 대한민국의 시인이자 소설가로 1992년 연세대학 국어국문학과 4학년 시절 시부문 '윤동주 문학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소설가로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전임교수로 근무하다가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2005년에 <몽고반점>으로 제29회 '이상문학상', 2016년에는 <채식주의자>로 아시아 최초로 영국 '부커 상' 인터내셔널 부문 등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 후 2024년에는 대한민국 최초인 동시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그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검은 사슴>(1998), <채식주의자>(2007), <바람이 분다, 가라>(2010), <소년이 온다>(2014), <흰>(2016>, <작별하지 않는다>(2021) 등이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소설 흰 - 삶과 죽음을 성찰한 시적 산문소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소설 흰 - 삶과 죽음을 성찰한 시적 산문소설

2016년에 발표한 한강의 흰(난다)은 흰색이라는 주제로 가지고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작품으로 시적인 요소를 가진 산문소설이다. 작가는 문, 강보, 배내옷, 안개, 서리, 눈, 소금, 달

bong3614.tistory.com

 

 

줄거리 

1부: 새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는 눈 내리는 벌판에 수천 그루의 검은 통나무가 마치 묘비처럼 심겨 있는 악몽을 계속하여 꾼다. 경하는 이 꿈이 학살에 대한 꿈임을 직감하고 한 때 영화 작업을 하다 만난 인선과 함께 그 꿈에 관한 영상을 만들 계획을 세운다. 어느 겨울날, 인선은 제주도에서 목공일을 하다 손가락을 잘리는 사고를 당해 육지 병원으로 와 바늘을 찔러 손가락을 살려내는 치료를 받고 있었다. 경하는 앵무새 '아마'에게 밥을 주며 돌봐달라는 친구 인선의 부탁을 받고 제주도로 향한다. 경하는 엄청난 눈보라를 헤치며 겨우 인선의 마을인 세천리에 인선의 목공방에 도착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죽어 있는 앵무새 '아마'를 발견하고 나무 밑에 묻어 준다. 경하는 눈보라 속에 홀로 인선의 목공방에 고립된다. 그곳에서 수십 그루의 통나무를 발견한다. 

2부: 밤
2부 "밤"에서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는 가운데 죽었던 앵무새 아마가 나타나고, 병상에 있는 인선이 홀연히 나타난다. 인선은 경하에게 인선이 만든 영화와 우듬지 동굴 이야기, 죽은 인선의 어머니(강정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머니 강정심은 제주 4·3 사건의 피해자이자 생존자로 당시 실종된 자신의 오빠를 평생 찾다가 생을 마쳤다. 경하는 칠십 년 전 제주에서 벌어진 민간인 약 3만 명의 학살과 감옥살이를 해야 했던 아버지, 어머니 정심을 만나 결혼하여 뒤늦게 마흔이 넘어 낳은 인선, 생사를 알 수 없는 언니와 어머니의 이야기, 강정훈 오빠를 찾는 일에 수십 년을 포기하지 않고 애쓴 어머니의 처절함 등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경하에게 인선은 4.3 사건에 대한 많은 사실과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노래를 들려준다. 그리고 인선은 어머니 강정심이 죽은 후 제주 4.3 사건의 생존자의 딸로서 조사한 많은 자료를 보여준다. 인선은 이들과 작별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구덩이에 묻혀있는 유골들, 19살의 인선의 아버지가 경험한 민간인 학살, 인선의 철제 책장의 상자 속에 흑백사진, 낡은 자료들, 서북청년단과 민보단 이야기, 진상조사보고서와 증언들, 인선의 부모님들이 겪은 아픔과 고통들. 강정훈 오빠(인선의 외삼촌)를 향한 어머니 끈질긴 추적과 그리고 좌절감. 이러한 모든 것들이 인선의 어머니의 상처를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강정심의 마음을 두고 작가 한강은 “작별을 고하지 않고, 작별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인선은 경하에게 "그 후로는 엄마가 모은 자료가 없어, 삼십사 년 동안. 삼십사 년...... 군부가 물러가고 민간인이 대통령이 될 때까지"라는 말을 한다. 제주도 출신이 대구 형무소에 수감되었다는 이야기, 그중 일부는 코발트 광산에서 일했다는 이야기, 3년 동안 유골 400구를 수습하고 2009년에 중단한 경산 코발트 광산에 대한 신문 스크랩 자료를 경하에게 보여준다. 인선은 "결국 엄마는 실패했어. 뼈를 찾지 못했어. 단 한조각도."라고 중얼거린다. 시간이 지나 인선은 대구 형무소 수감자 중 일부는 부산으로 이감되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3부: 불꽃
3부 "불꽃"에서 어두운 밤에 얼마 남지 않은 촛불을 켠 채 눈을 맞으며 경하는 인선이 가자는 곳으로 따라나선다. 눈은 계속 쏟아지는데 촛불 하나에 의지하여 숲길을 지나 도착하자, 인선은 치매에 걸린 엄마가 죽기 전에 가족을 그리워하며 지냈던 행동들을 말해 준다. 그리고 인선은 "이상해, 경하야. 네 생각을 날마다 했는데 정말 네가 왔어."라고 말한다. 얼마 후 인선은 "잠깐 눈 좀 붙일게. 정말 잠깐만."라고 중얼거리며 촛불이 켜진 종이컵을 경하에게 건네준다. 촛불은 얼마 후 커다란 눈송이가 촛불의 심부에 닿는 순간 불꽃이 사그라들었다. "아직 사라지지 마" 나는 다시 성냥을 그었다. 불붙지 않았다. 부러진 성냥을 잡고 다시 긋자 불꽃이 솟았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가 날개를 퍼덕인 것처럼"장면을 끝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악몽에서 시작하여 끝은 죽음인지 환상인지 모르는 상황으로 끝을 맺는다.

 

 

맺음말

한강의 작품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국 전쟁으로 인한 과거의 비극을 단순히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를 기억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사랑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 있다. 또한 사라지지 않는 전쟁의 상처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있다. 작가 한강은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에 제주 4.3 사건의 참혹함을 담고 이에 대하여 "몇 년 전 누군가 ‘다음에 무엇을 쓸 것이냐’고 물었을 때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던 것을 기억한다. 지금의 내 마음도 같다.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라고 스스로 말한다. 이 소설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는 내내 어둡고 침울하지만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개성 있는 문체로 비극적인 사건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나는 이 소설을 통해 폭력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달래 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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