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필립스의 <인간의 흑역사>는 지구상에 인류가 등장한 이래 인간이 저지른 바보짓과 실패에 대해 10개의 주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작품은 제1장 '우리 뇌는 바보'로 시작하여 제10장 '미래를 못 내다본 실패의 간략한 역사'로 끝나고 있다. 작가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고 주장한다. 여기에서는 지난 시간에 이어서 제4장 '지도자를 따르라', 제5장 '대중의 힘'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제4장 : 지도자를 따르라
어리석은 지도자들
· 진나라 진시황
BC 222년 진나라의 진시황은 전국시대 7개 나라를 하나로 통일한다. 진시황은 불로장생하기 위해 동쪽으로 동남동녀를 보내 '불로초 찾기 대작전'을 펼친다. 그러나 결국 구하지 못한 진시황은 수은 중독으로 사망하게 된다.
· 명나라 정덕제
AD 1505년 명나라 정덕제는 '주수'라는 용맹한 장수를 자신의 분신으로 여기며 일인이역을 한다. 시장에 나갈 때에는 평민복장을 하고 잠복 시찰한다. 그리고 화약놀이, 뱃놀이 등을 즐기다가 29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한다.
· 바이에른 왕국 루트비히 2세
바이에른 왕국 루트비히 2세는 19세에 즉위하여 노이슈반슈타인 성과 같은 아름다운 성들을 건축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사용하여 국가 재정 큰 부담을 주었으나, 현재 그 성은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어 독일 바이에른 주의 관광수입 증가에 큰 기여를 한다. 그리고 디즈니 '신데렐라',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 나오는 성의 모델이 되었다. 그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미치광이 왕이며 동성애자로 생활하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여왕
남장을 하기를 좋아하는 동성애자로 아마존 여전사의 복장을 하고 로마에 입성하기도 하였다.
· 이집트 파루크
몸무게가 130kg이나 되는 이집트의 마지막 왕으로 정치에 무관심하며 도박과 사치품 수집을 좋아하였다. 그는 2차 대전에 대한 회의를 하던 중 원스턴 처칠의 손목시계를 절도하였다. 그리고 빨간 벤틀리 차를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포르노를 소장하기를 좋아하였다.
· 투르크메니스탄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투르크메니스탄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는 20년간 독재를 하다가 2006년에 사망한다. 그는 자신의 황금 조각상을 설치하고, 턱수염, 장발, 금니, 화장, 서커스를 금지시킨다. 그리고 자신의 자서전 '루흐바나' 이외에는 책이 필요 없다고 도서관을 폐쇄시킨다. 사막에 얼음궁전과 화려한 모스크와 피라미드를 건립한다.
· 오스만제국 술탄의 왕위 계승싸움
17세기 전반 오스만제국의 이스탄불 톱카프 궁전에는 형 아흐메트 1세와 동생 무스타파 간에 술탄 왕위 계승 싸움이 벌어진다. 1617년 아흐메트 1세가 티푸스로 사망하게 되자 무스타파가 왕위를 이어받아 무스타파 1세가 된다. 그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여색과 아편을 좋아하여 3개월 후에 폐위된 후 14세의 오스만 2세가 황위를 받는다. 그러나 최정예부대인 '예니체리' 군인들에 의해 시해된다. 그러자 다시 무스타파 1세가 황위를 이어받는다. 그러나 그는 광기를 보여 다시 폐위되고 밀실에 갇혀 여생을 보내게 된다. 그 후 무라트 4세가 즉위한다. 그는 흡연과 음주, 커피를 금지시키고 17년간 재위한다. 재위기간 중 2만 5천 명을 직접 처형하였으며 1640년에 사망한다. 그 후 25년 동안 밀실에 유폐되었던 이브라힘이 즉위하게 된다. 이브라힘은 모피와 섹스에 집착하고 최음제를 즐겨 사용하였으며, 성도착증 환자로 암소의 성기를 황금 주물로 만들어 그와 닮은 성기를 가진 여성을 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애첩의 부정에 대한 밀고로 280 명의 첩을 2명만 남기고 자루에 담아 바다에 빠뜨려 죽인다. 마지막에는 아흐메트 1세의 후궁이었던 쾌셈 술탄의 음모로 폐위되고 살해당한다.
· 로마제국의 집정관 바로
로마제국에는 신중한 파울루스와 과감한 바로라는 두 집정관이 하루씩 교대로 지휘하고 있었다. 그런데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은 코끼리 군단을 이끌고 바로 장군과 전쟁하여 승리를 거둔다.
나라를 맡기지 말아야 했을 군주
· 빌헬름 2세 : 독일 제국의 2대 황제 빌헬름 2세는 스스로 외교의 달인, 협상가로 생각하였으나 결국 자기로 말미암아 세계 1차 대전이 발발하게 된다. · 제임스 6세 :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의 군주 제임스 6세는 마녀 사냥을 직접 감독하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쓰기도 한다. · 크리스티안 7세는 덴마크 왕으로 집착적, 발작적인 자위행위를 하였다. · 표트르 3세 : 러시아 황제인 그는 장난감 병정놀이에 빠져 데카테리나 황후와 여러 해 동안 첫날밤을 보내지 않는다. · 샤를 6세 : 프랑스 국왕 샤를 6세는 자기 몸이 유리로 되어있다고 생각해 언제 깨질지 모른다는 망상에 빠져 있었다.
제5장 : 대중의 힘
· 도제(Doge)
13 ~ 18세기 베네치아 공화국의 도제(Doge)는 공화국의 최고 지도자로, 그 선출 방법은 매우 독특하다. 도제는 매년 선거하며, 세 가지 단계를 거쳐 선출한다. 먼저 1 단계는 베네치아의 주요 지도자들이 선거를 진행하고, 각 지역에서 선출된 대표들이 선거에 참여하여 대표를 선거하고 2 단계는 대표들이 직접 도제 후보를 선정하고, 이 후보들이 최종 선거에 나선다. 마지막 3 단계는 베네치아의 시민들이 최종적으로 직접 도제 한 명을 선택한다. 이 방법은 베네치아 공화국의 고유한 정치 체제를 반영하고 있으며, 도제의 임기는 1년이며, 재선도 가능하다.
· 텍사스의 미국 편입
스페인에서 갓 독립한 멕시코 정부는 텍사스를 코만치 원주민의 공격과 미국 서부 영토확장을 막아줄 완충지대로 만든다. 그 일환으로 텍사스를 '엠프레사리오'라고 부리는 중개인에게 땅을 나누어 주어 미국 이주민을 모집하게 한다. 그 결과 미국 이주민이 급속히 늘어나게 되고 멕시코에 융화되는 것을 꺼리게 된다. 그러던 중 자유주의 멕시코 정부가 물러나고 안토니오 로페스 데 산타 안나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자 그는 전제적 권위주의 통치로 이민자들을 탄압한다. 이에 텍사스 주민들은 1836년 알라모 전투로 독립을 선언하고 1845년 미국의 주로 편입된다.
· 시장이 된 개와 상표
1981년 캘리포니아에서 '수놀'이라는 검은색 레트리버 개가 시장이 되었으며, 1967년 에콰도르에서 '피코 마사'의 풋 파우더 상표 '풀바피에스(Pulvapies)가 시장이 되기도 한다. 어리석은 지도자들보다 오히려 시가 잘 운영되었다.
· 압달라 부카람 대통령
히틀러 콧수염을 하고 독재정치를 한 에콰도르 압달라 부카람 대통령은 1996년 재임 6개월 만에 횡령죄로 탄핵을 받아 파나마로 도주한다.
· 엉터리 정부정책
마거릿 대처정부의 인두세 : 부자와 가난한 자에게 똑같은 액수의 세금을 징수하다가 폭동으로 사임하게 된다. 1920~1933년 미국 금주법 : 금주법으로 인해 술이 없어지자 범죄 조직들이 밀주를 만들어 독점하여 폭리를 취하게 된다. 코브라 효과 : 영국 식민지하의 인도 델리에서 죽은 코브라를 가져오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법을 시행한다. 그러자 사람들은 코브라를 사육하여 포상금을 수령한다. 그러자 법을 폐지하자 사람들은 키우던 코브라를 방생하여 코브라로 인한 피해가 창궐하게 된다. 스무트홀리 관세법 : 1930년 미국이 수입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자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가 불황에 빠지게 된다. 뒤플래시 고아사건 : 1940년대와 1950년대 캐나다 퀘벡 주정부는 고아와 정신질환자를 돌보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했는데, 정신질환자의 경우 보조금이 2배로 더 많이 지급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고아를 정신질환자로 허위로 신고한다. 이로 인해 많은 고아들이 정신질환자로 분류되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차량운휴제 : 1989년 멕시코 시정부가 대기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특정 요일에 차 운행을 중지시키는 법을 시행하자, 부자들은 차를 더 구입하여 운행금지에 걸리지 않는 차를 이용한다.
맺음말
여기에서는 지난 시간에 이어서 제4장 '지도자를 따르라', 제5장 '대중의 힘'에 대하여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 장에서는 역사적으로 어리석은 지도자들의 미친 짓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지도자들보다는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개나 상표를 시장으로 선출하는 것이 더 낫다고 풍자한다. 또한 현실을 생각하지 않고 단지 책상머리에서 만들어 시행하는 정부의 엉터리 정책으로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당하는 사례를 보여 준다. 작가 홈 필립스는 이러한 사건들을 통하여 인간이 저지르는 바보 같은 짓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 지면관계상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 시간에 계속하겠습니다.
톰 필립스의 인간의 흑역사4 - 하라파, 피터스버그, 디엔비엔푸, 다리엔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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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필립스의 는 지구상에 인류가 등장한 이래 인간이 저지른 바보짓과 실패에 대해 10개의 주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작품은 제1장 '우리 뇌는 바보'로 시작하여 제10장 '미래를 못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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