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필립스의 <인간의 흑역사>는 지구상에 인류가 등장한 이래 인간이 저지른 바보짓과 실패에 대해 10개의 주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작품은 제1장 '우리 뇌는 바보'로 시작하여 제10장 '미래를 못 내다본 실패의 간략한 역사'로 끝나고 있다. 작가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고 주장한다. 여기에서는 지난 시간에 이어서 제8장 '바보와 현직 대통령들도 알 수 있을 만큼 쉽게 푼 외교 이야기', 제9장 '신기술에 열광하다', 제10장 '미래를 못 내다본 실패의 간략한 역사'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제8장 '바보와 현직 대통령들도 알 수 있을 만큼 쉽게 푼 외교 이야기'
· 모크테수마와 에르난 코르테스
아즈텍 제국의 마지막 황제 모크테수마는 1502년부터 1520년까지 제국을 통치하였다. 1519년 에르난 코르테스가 이끈 스페인 원정대가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도착한다. 초기에는 모크테수마는 에르난 코르테스를 환영하며 그에게 특별한 환영 행사를 베풀었으며, 코르테스는 모크테수마를 황제로 인정하고, 그의 통치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모크테수마는 코르테스를 믿지 못하고, 그의 원정대가 아즈텍 제국을 침략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1520년에 모크테수마는 코르테스를 살해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오히려 스페인 원정대에게 사로잡히게 된다. 이로 인해 아즈텍 제국은 몰락하고,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었다. 코르테스는 멕시코의 총독이 되었다. 아즈텍 문명의 몰락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이루어졌다. 첫째, 스페인의 침략과 군사적인 강제로 인해 많은 아즈텍인들이 죽거나 포로가 되었다. 둘째, 유럽에서 가져온 질병들이 아즈텍 사회에 큰 피해를 주었다. 셋째, 스페인의 종교적인 박해와 문화적인 강제로 인해 아즈텍의 전통과 문화가 파괴되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아즈텍 문명은 몰락하게 된다.
· 정화의 대원정
중국 명나라 영락제 때 정화가 300척의 배와 30,000명의 인원으로 함대를 만들어 1405년에서 1433년에 걸쳐 7번이나 남중국해, 인도양의 거쳐 동부 아프리카까지 다녀오는 대탐험을 한다. 정화의 함선은 중무장을 하고 보물을 가득 싣고 다니며 강력한 군사적 외교적 영향력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많은 나라들이 명나라에 조공을 바치게 되었다. 그러나 정화가 사망하고 선덕제가 즉위하자, 황제는 황권강화를 위해 해금령을 내리고 폐쇄정책으로 돌아선다. 이로써 세계최대 해양함대인 정화 함대를 가진 명나라는 해상제국으로 식민지를 개척하고 나라를 부강시킬 기회를 잃게 되었다.
· 무함마드 2세
몽고 칭기즈 칸이 화해와 평화를 위해 호라즘에 보낸 사절단을 보낸다. 그런데 사절단이 오트라르 성의 성주 이날축에게 물건을 빼앗기고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 칭기즈 칸이 사과를 요구하는 전령을 보냈으나, 호라즘 제국의 샤 무함마드 2세는 이날축이 자기 동생이기 때문에 처벌하지 않고, 오히려 사과를 받으러 갔던 전령들의 수염을 깎아버린다. 이에 격노한 칭기즈 칸은 직접 20만 명의 대군을 이끌고 호라즘 원정을 떠난다. 이에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던 호라즘 제국은 40만 명의 대군으로 상대한다. 결국 호라즘 제국은 전쟁에 패하고 오트라르 성주 이날축은 사로잡혀 두 눈에 뜨거운 금물이 부어지는 처형을 당하고, 호라즘의 무함마드 2세는 도망간다. 칭기즈칸의 명을 받은 몽골의 장군 제베와 수부타이는 그를 추격한다. 그는 카스피해 섬에서 병사하고 1222년 호라즘제국은 완전히 역사에서 사라지게 된다. 호라즘의 왕 무함마드 2세는 몽고 칭키스 칸의 화해 평화정책을 오판하여 전쟁을 벌인 결과 호라즘 제국은 철저히 파괴되고 백성은 몰살당하게 되었다.
· 아타 우알파
아타 우알파는 잉카 제국의 실질적인 마지막 황제로, 남미를 탐험하러 온 스페인 원정대 프란시스코 피사로 일당에게 사로잡힌다. 당시 아타우알파는 몇십만에 달하는 군대를 갖고 있어 200여 명도 되지 않는 피사로 일당을 무시하고 알현을 받아들인다. 그 결과 아타우알파는 피사로 일당에게 포로로 사로잡혀 금과 은 각종 보물들을 몸값으로 치르고 허수아비로 지내다가 1533년에 사형을 당하게 된다. 피사로 일당들은 괴뢰 황제로 투팍 우알파를 세운다. 이 사건은 잉카 제국의 몰락과 스페인의 아메리카 대륙 침략의 시작을 의미한다.
· 프란시스코 솔라노 로페스
파라과이의 대통령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와 동시에 전쟁을 벌여 인구의 반이상이 사망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나라마다 서로 다르다. 우선 파라과이에서는 침략자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 저항정신의 상징인 국부로 추앙한다. 그러나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는 욕심으로 나라를 파멸로 이끈 미치광이 독재자로 본다.
제9장 '신기술에 열광하다'
· 중합수(Polywater)
중합수는 1960년대에 소련의 과학자들에 의해 주장된 특이한 형태의 물로 일반적인 물과는 달리 높은 점도와 낮은 어는점을 가졌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중합수는 실제로는 실험 과정에서 오염된 물이었고, 특이한 물리적 특성은 불순물에 의해 발생한 것임이 밝혀졌다.
· 플로지스톤 이론
17세기와 18세기에 널리 받아들여졌던 이론으로, 물질이 연소될 때 플로지스톤이라는 가상의 물질이 방출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 이론은 산소의 발견과 라부아지에의 연구로 반박되었다.
· 에테르
19세기까지 과학자들은 빛이 전파되기 위해 에테르라는 가상의 매질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마이컬슨-몰리 실험과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인해 에테르의 존재는 부정되었다.
·블롱들로의 N선
블롱들로는 1903년에 N선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방사선을 발견했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실험에서 N선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과학사에서 유명한 오판 사례 중 하나로 남아 있다.
· 프랜시스 골턴의 '우생학'
'우생학'은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이 1865년에 출간한 책으로 인간의 능력과 성격이 어떻게 유전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한 것이다. 골턴은 유전적인 요인이 개인의 성취와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후에 '우생학'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다. 우생학은 현대의 유전학과 진화생물학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나치 독일 시절 인종 간의 차이를 설명하려는 부정적인 연구와 연관되어 많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 트로핌 리센코의 '춘화처리'
'춘화처리'는 보리, 밀처럼 겨울 휴면을 거쳐야만 하는 종자들을 인위적으로 저온 처리하여 휴면 없이도 정상적인 발아가 이루어지게 하는 처리를 말한다. 구 소련의 과학자 트로핌 리센코는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을 신봉하여 "한 세대 춘화처리를 하면 다음 세대에는 춘화처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주장한다. 이에 소련 당국은 검증도 하지 않고 현장에 적용한 결과 생산력은 떨어지고 소련의 유전학과 농업을 수십 년 후퇴시켰다.
제10장 '미래를 못 내다본 실패의 간략한 역사'
· 토마스 미즐리의 두 가지 실수
토마스 미즐리는 미국의 화학자로 자동차 엔진의 노킹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트라 에틸납이 첨가된 유연 휘발유(TEL연료)를 발명하여 특허를 낸다. 그러나 납중독으로 심각한 환경문제를 낳게 된다. 그 후 냉각장치용 냉매로 독이 없고 폭발성이 없어 안전한 이염화이불화메탄인 프레온 가스를 발명하여 당시에 파킨즈 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재에는 프레온 가스는 대기 오존층을 파괴하여 심각한 환경 문제를 발생한다.
· 바닷물 온도 상승
바닷물 온도가 1°C 이상 상승하면 산호는 백화 현상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백화현상으로 사멸하고 있다. 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바닷물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산호초 보호와 복원 프로그램도 중요하다.
· 슈퍼박테리아
무분별한 항생제의 남용과 오용으로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인 '슈퍼박테리아'가 출현하여 인류를 위협한다.
· 케슬러 증후군(케슬러 효과)
1978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 도널드 케슬러가 주장한 시나리오로 우주에 계속 쓰레기를 버리면 임계점을 넘어서게 된다. 그때부터는 매번 충돌이 발생하므로 인간은 우주 탐사는 물론 인공위성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인간은 지구 밖으로 영원히 나가지 못한다.
톰 필립스의 인간의 흑역사1 - 루시, 확정편향, 선택지편향, 더닝 크루거 효과
맺음말
우리는 다섯 번에 걸쳐 톰 필립스의 <인간의 흑역사>를 통해 인간이 저지른 바보짓과 실패에 대해 살펴 보았다. 지적인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호모사피엔스가 저지르는 바보같은 행동, 어리석은 전쟁, 인간이 만든 오염으로 인한 환경파괴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당시 이익만을 추구하는 과학자들...... 이러한 인간의 어리석고 미치광이 같은 짓으로 인한 피해를 작가 톰 필립스는 풍자와 해학의 재미있는 문체로 하나하나 이야기하고 있다. 톰 필립스의 <인간의 흑역사>는 출간과 동시에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세계 30 개국에 번역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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