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슈는 게이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광고회사나 대기업의 기획, 전략, 경영전문 컨설턴트로 활약한다. 비록 그는 철학과를 졸업하였지만 전문적인 철학자는 아니다. 그런 그가 철학과 관련된 책을 쓰게 되어 일약 베스트셀러가 된다. 여기에서는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명의 철학자의 생각을 적은 아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 대하여 여러 차례에 걸쳐 알아보고자 한다.
작가 소개
야마구치 슈(1970 ~ )는 일본 최고의 경영전문 컨설턴트이다. 그는 게이오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학미술사 석사과정을 수료한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 보스턴컨설팅그룹, AT커니, 콘페리헤이그룹의 전문 컨설턴트로 활약한다. 현재는 독립하여 라이프니츠 랩(Leibnitz Lab)의 대표이자 히토쓰바시대학원 경영관리연구과 겸임교수, 작가, 강연 연사로 활동 중이다. 그의 대표작품으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뉴타입의 시대>,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세계의 리더들은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 등이 있다.
철학의 개요
· 왜 철학을 배워야만 하는가?
우리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이유로 철학을 배워야만 한다. 1. 상황을 정확하게 통찰할 수 있다. 2. 비판적 사고의 핵심을 배울 수 있다. 3. 과제(어젠다)를 정할 수 있다. 4.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므로 알프레트 아들러는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로 인한 고민이다."라고 말하였듯이 인간관계에서는 고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철학을 배워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만 한다.
· 철학의 시대적 흐름
철학은 고대 그리스 프로타고라스, 소크라테스에서 시작하여 중세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 근세의 대륙 합리론(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과 영국 경험론(로크, 벌클리, 흄)으로 되어 칸트에 의해 통합된다. 그 후 독일의 관념론(헤겔, 셀링, 피히테)을 거쳐 니체, 프로이트, 마르크스로 이어진다. 이후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에서 후설, 하이데거의 존재론과 현상학을 지나 샤르트르, 메를로 퐁티, 비트겐슈타인 등의 근대 철학자로 내려온다. 그리고나서 현대의 포스트 구조주의(푸코, 들뢰즈, 데리다)에서 아렌트, 하버마스, 호르크하이머로 이어진다.
· 철학자의 논고 두 가지 축
모든 철학자의 논고에는 두 가지 축 1. 물음의 종류 2. 배움의 종류가 있다. 첫째, 물음의 종류에는 'What'과 'How'가 있으며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What'을 연구한 철학자에는 데모크리토스가 있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How'를 연구한 철학자에는 니체가 있다. 둘째, 배움의 종류에는 '프로세스'와 '아웃풋'이 있으며 '프로세스'는 사고의 과정이나 문제의 설정방법을 말하며, '아웃풋'은 최종적인 해답이나 주장을 말한다. 예를 들면 데카르트가 말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의미는 '무엇이 옳고 현실인지 의심하더라도 지금 여기에 생각하고 있는 나의 정신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다'이다. 일반인에게 이 아웃풋이 주는 최종적인 해답은 크게 없지만 프로세스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주요 내용 요약
1. 타인의 시기심을 관찰하면 비즈니스 기회가 보인다. - '르상티망(ressentiment)'
프리드리히 니체(1844 ~ 1900)는 실존주의 사상가로 24살에 스위스 바젤대학 고전문헌학의 교수가 된다. 그가 주장한 '르상티망(ressentiment)'이란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강자에게 품는 질투, 원한, 증오,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으로 넓은 의미의 '시기심'이다. 예를 들면 <여우와 신 포도>에서 여우가 포도를 따 먹지 못하니까 "저 포도는 엄청 시다"라는 생각으로 바꾸면서 분노를 해소하는 것이나 돈이 없어 명품 가방을 사지 못해 그것은 사치이다라고 생각하는 감정이 르상티망의 반응이다. 이런 르상티망에 사로잡힌 개인은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가치 기준에 1. 예속, 복종하거나, 아니면 2. 가치판단을 뒤바꾼다. 이러한 가치판단을 뒤바꾸는 예를 들면 '유대인이 신을 만들어 로마인이나 부자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나 <성서>에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리고 <공산당 선언>에서 '노동자는 자본가보다 뛰어나다.' 등이 있다. 이러한 예는 가치판단에서 강자와 약자를 뒤바꾸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 가치판단의 역전(killer concept) : "부를 경멸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너무 신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를 얻을 가망이 없는 사람들이 부를 경멸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부를 얻게 되면 그들만큼 상대하기 곤란한 사람은 없다." - 프랜시스 베이컨 <베이컨 수상록>
2.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 '페르소나(persona)'
카를 구스타프 융(1875 ~ 1961)은 스위스 정신과 의사인 동시에 정신분석학자, 심리학자이다. '페르소나'는 외부와 접촉하는 외적 인격으로 '가면'이나 '자신의 모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낸 가면'이라고 말한다. 그는 개인은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에게 서로 다른 입장이나 역할을 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즉 종적인 사일로(silo)를 횡적으로 연계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
3. 성과급으로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가? - '예고된 대가는 창조성을 파괴한다.'
에드워드 데시(1942 ~ )는 미국 로체스터대학 심리학 교수이자 심리학자이다. 그는 그의 책 <마음의 작동법>에서 "예고된 대사는 창조성을 파괴한다."라고 주장한다. 그와 비슷한 주장을 한 사람으로는 다음과 같다. 카를 둔커는 '촛불 문제'라고 말하는 기능인식의 고착을 주장하는데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속, 즉 성과급을 약속하면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많은 대가를 얻기 위해 무엇이든 하게 된다. 따라서 조직의 창조성을 저해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존 볼비는 유아가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데에는 심리적인 '안전기지'가 필요하다. 즉 보호자의 애착관계가 '안전기지'이다.
4. 사람은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 <수사학>
아리스토텔레스(BC 384 ~ BC 322)는 플라톤의 제자로 만학의 시조라고 불린다. 그는 자기의 책 <수사학>에서 사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로고스(이성, 논리), 에토스(도덕, 윤리), 파토스(열정)를 가지고 설득보다는 이해, 이해보다는 공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후 로고스는 논리학, 에토스는 윤리학, 파토스는 수사학으로 발전한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의 이름이 책 제목인 <파이드로스>에서 말의 중요성 즉 말이 리더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조한다. 변론을 의미하는 레토릭(rhetoric)과 대화를 의미하는 다이얼로그(dialogue)는 서로 반대되는 의미가 있다. 파이드로스가 '리더에게는 변론(rhetoric)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하자 소크라테스는 '진실에 이르는 길은 대화(dialogue) 밖에 없다'라고 말하며 '변론(rhetoric)은 속임수'라고 비판한다.
5. 노력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신은 말하지 않았다. - '예정설'
장 칼뱅(1509 ~ 1564)은 프랑스 종교 개혁가이며 장로파 교회의 창시자이다. 종교개혁은 면죄부를 부정하는 마르틴 루터로부터 시작하여 프로테스탄트 운동으로 전개되는 체계화된 이론을 세운 장 칼뱅으로 이어지면 그는 예정설을 주장한다. 이러한 사상은 후세에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다. 예정설의 근거로는 당시에는 보편적인 인식이 아니었던 로마서 8장 30절에 나오는 말씀 "신은 미리 정해진 자들을 부르고, 부른 자들을 의로 삼으며 의로 삼은 자들에게 영광을 내렸다."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예정설을 이단으로 취급하고, 동방 정교회에서는 예정설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감리교에서는 그리스도의 죽음은 선택받은 자만이 아니라 만인의 구원을 위한 것이라는 알미니안주의(arminianism)를 채택한다. 그리고 석가모니는 인과관계인 다르마(dhrma, 법)를 말한다. 또한 막스 베버는 그의 책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예정설은 자본주의를 발전시켰다고 주장한다. 현대의 인사고과 제도가 보여주는 노력 → 결과 → 평가 → 대가 이러한 과정은 인과 관계에 근간을 둔 것이라고 말한다. 일본의 철학자 우치다 다쓰루는 <일본의 배경과 상황>에서 "노동의 대가가 정확하게 수직적 인과 관계를 보인다면 인간은 아마 일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런 설렘과 기쁨조차 없을 테니까."라고 말한다.
※ 지면관계상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 시간에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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