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 나오는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명의 철학자의 생각 중에 지난 시간에 이어서 계속하여 6에서 16까지 범위에 해당되는 철학자의 생각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주요 내용 요약
6. 타고난 능력이란 없다. 경험을 통해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 '타불라 라사'
존 로크(1622 ~ 1704)는 영국 경험론의 아버지이며, 명예혁명의 이론을 제시하고, 미국 독립선언문과 프랑스 인권선언에 근거를 제시한 사회계약론과 시민의 저항권을 주장한다. 그의 사상은 고전 경제학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존 로크는 현실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직접 경험 아니면 간접 경험에서 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그는 연역적 추론을 주장한 데카르트와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전생에 얻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플라톤의 이데아를 강하게 부정한다. 즉 그는 "사람은 태어날 때에는 백지상태인 타블라 라사이며 그 위에 경험이 채색되면서 현실의 지식과 이해가 구축된다."라고 주장한다. ※ 타불라 라사(Tabula Rasa) 아무것도 쓰어있지 않은 판 즉 백지상태로 비어있는 판을 의미한다.
7. 자유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을 동반한다. - <자유로부터의 도피>
에리히 프롬(1900 ~ 1980)은 독일계 미국인으로 휴머니즘 철학자, 사회심리학자, 반전반핵운동가, 평화주의자이다. 그는 1933 이후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다. 그의 책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그는 자유에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이 따르므로 이에 지친 나머지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자유를 내던지고 나치의 전체주의를 택한다. 그리고 중산 계급층은 자유로부터 도피하기 쉬운 성격인 '권위주의적 성격'을 지녀서 새로운 의존과 종속을 추구하여 전체주의 파시즘을 선택한다고 주장한다.
8. 불확실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 - '대가(代價)'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1904 ~ 1990)는 미국 행동심리학의 창시자이다. 그는 자유의지는 환상이며 사람의 행동은 과거의 행동 결과에 의존한다는 '강화 이론'을 주장한다. 그는 손잡이를 누르면 먹이가 나오는 상자인 스키너 상자를 통한 동물의 행동을 연구한다. 연구에서 손잡이를 누르면 반드시 먹이가 나오는 것보다 불규칙하게 먹이가 나오는 조건이 쥐에게 더 큰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한다. 즉 대가가 확실하게 주어지는 것보다 불확실하게 대가가 주어질 때 효과가 강화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이길 확률이 불확실한 도박이나 파친코의 슬롯머신, 소셜 미디어에서 이겼을 때 오는 더 큰 괘감이 온다. 즉 도파민이 대가이다. 욕구계의 도파민과 쾌락계의 오피오이드(opioid, 마약)는 서로 상호보완작용을 한다.
9. 인생을 작품으로 대한다면 - '앙가주망'
장 폴 사르트르(1905 ~ 1980)는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로 최초로 노벨상을 거부한 사람이다. 그는 How에 대한 물음 즉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중요시한다. '앙가주망(engagement, 참여)'은 '주체적으로 관여한 일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는 자신의 행동과 세계에 참여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사람의 일생에서 우발적인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까지도 자신의 선택이라고 본다. 외부의 현실은 자기와 별개의 것이 아니고 자신의 일로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자 하는 태도인 앙가주망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즉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10. 악의가 없어도 누구다 악인이 될 수 있다. - '악의 평범성'
한나 아렌트(1906 ~ 1975)는 유대인 미국의 철학자로 전체주의 국가에 대해 분석 연구하였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전체주의의 기원>, <인간의 조건>, <예루살렘의 아미히만> 등이 있다. 그는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악은 의도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저지르는 데에 악의 본질이 있다. 우리 평범한 인간도 악마가 될 수 있으며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600만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나치 친위대 중령 아돌프 아이히만은 1960년 이스라엘 모사드에 의해 체포되어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받고 처형된다.
11. 자아실현을 이룬 사람일수록 인맥이 넓지 않다. - '자아실현적 인간'
에이브러햄 매슬로(1908 ~ 1970)는 미국의 심리학자로 '욕구 5단 계설'(1단계 생리적 욕구, 2단계 안정의 욕구, 3단계 소속과 애정의 욕구, 4단계 존중의 욕구,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을 주장한다. 여기에서 5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한 사람은 고립성향이며 극소수의 사람하고만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특성이 있다.
12.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꺼이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 - '인지 부조화'
리언 패스팅거(1919 ~ 1989)는 미국의 사회심리학자로 '사회적 비교이론'과 '인지 부조화 이론'을 주장한다. 그가 주장한 '인지 부조화 이론'은 중국 공산당의 세뇌 기법으로 활용된다. 미군 포로에게 공산주의도 좋은 점인 있다는 메모를 적게 하고 과자나 담배를 대가로 준다. 그러면 미군의 마음속에 죄책감이 발생한다. 즉 공산주의는 적이라는 신조와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메모를 적은 행위 사이에 부조화를 해소하려고 한다. 따라서 미군은 스스로 공산주의는 적이라는 신조를 공산주의도 좋은 점이 있다로 수정 변경하여 부조화의 강도를 낮추려고 한다. 이때 보상으로 제공하는 대가가 작고 보잘것이 없을수록 인지를 바꾸려는 동기가 강해진다. 즉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행동이 일어나고 나중에 그 행동에 합치되도록 의사가 형성된다. 인간은 '합리적인 생물이 아니라 나중에 합리화를 도모하는 생물'이라고 주장한다.
13. 개인의 양심은 아무런 힘이 없다. - '권위에의 복종'
스탠리 밀그램(1933 ~ 1984)은 미국의 심리학자로 권위에의 복종 실험인 '아이히만 실험'을 한다. 선생과 학생역할을 하면서 선생은 학생이 문제를 틀릴 때마다 전기 고문을 가한다. 실험 결과 분업으로 책임을 전가할 수 있을 때는 선생은 점점 죽음에 이를 정도의 강도까지 고문을 가한다. 그러나 책임 전가를 어렵게 하면 선생은 양심에 따라 자제심이 작동하여 학생에게 고문을 가하는 복종률은 낮아진다. 그 실례로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 Holocaust는 과도한 분업체제를 만든 아돌프 아이히만에 의해 가능하게 되었다.
14. 언제 일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 - '몰입(flow)'
미하이 칙센트미하이(1934 ~ )는 헝가리계의 미국인 심리학자로 '긍정 심리학'과 '몰입 이론'을 주장한다. '몰입(flow)'이란 어떤 행위에 깊게 빠져있어 '시간의 흐름과 자아를 잊게 돼버리는 상태'를 말하며, 개인의 능력과 풀어야 할 과제의 수준이 서로 비슷하게 대등할 때 쉽게 몰입에 빠질 수 있다. 몰입은 몰입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자기 목적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몰입상태를 만드는 요소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명확한 목표 2. 신속한 피드백 3. 과제 수준과 개인 능력 사이의 균형 4. 행위와 의식이 융합한다. 5. 집중을 흩뜨리는 일은 의식에서 배제한다. 6.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7. 자의식이 소멸된다. 8.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린다. 9. 활동이 자기 목적이 된다.
15. 뛰어난 리더의 조건 - '마키아벨리즘'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 ~ 1527)는 이탈리아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이자 사상가, 철학자이다. 그의 책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즘을 주장한다. 마키아벨리즘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어떤 수단, 방법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사상'으로 "부하에게 사랑받는 리더보다는 부하가 두려워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국가 위기 시에 국가 지도자는 더 나은 통치를 위해서 비도덕적인 행위도 허용된다. 즉 합리성과 도덕성이 부딪힐 때 합리성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6. 끝까지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 '악마의 대변인'
존 스튜어트 밀(1806 ~ 1873)은 영국의 철학자, 경제학자, 정치인으로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사람으로 자유주의 이론에 크게 기여한다. '악마의 대변인'이란 '다수파를 향해 의도적으로 비판과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 개념은 집단 문제 해결 능력과 연관이 있다. 심리학자 어빙 재니스는 '피그스만 침공 사건', '베트남 전쟁' 등 고학력 엘리트가 모여 극히 어리석은 결정을 한 다수의 사례를 연구한 결과, 아무리 개인의 지적 수준이 높아도 동질성이 높은 사람이 모이면 의사 결정의 질이 현저히 저하된다고 주장한다. 즉 집단의 문제 해결 능력은 동질성과 이율배반(trade-off)의 관계로 볼 수 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기의 책 <자유론>에서 '반론의 자유'를 강조한다. 즉 자신의 의견과 행동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 즉 자신의 의견에 반박하고 반증할 자유를 완전히 인정해 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소한 수긍할 수 있는 논리"라면 해당 프로세스는 논리 및 조직 개선에 있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실례로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 핵미사일 배치문제 회의에서 선제 공격파와 해상 봉쇄파로 나누어지자 '악마의 대변인' 역할로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 고문을 투입하여 중대한 결정을 내려 해상 봉쇄로 문제를 해결한다.
※ 지면관계상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 시간에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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