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 나오는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명의 철학자 생각 중에 지난 시간에 이어서 계속하여 17에서 25까지 범위에 해당되는 철학자의 생각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주요 내용 요약
17. 붕괴된 가족과 공동체의 새로운 대안 - '게마인 샤프트와 게젤 샤프트'
페르디난트 퇴니에스(1855 ~ 1936)는 독일의 사회학자로 사회진화론을 주장한다. 공동사회(Gemeinschaft)는 가족· 친족· 민족· 마을처럼 혈연이나 지연 등 애정을 기초로 하여 이루어지며, 비타산적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반면에 회사· 도시· 국가· 조합· 정당 등과 같이 계약, 조약, 협정에 의해 인위적이고 타산적 이해로 이루어진 집단을 이익사회(Gesellschaft)라고 한다. 그는 공동사회에서 이익사회로의 발전을 주장한다. 퇴니에스는 이익사회로서의 자본주의 사회에 개인원리에 입각한 공동사회가 부흥할 것을 예상한다.
18. 혁신은 새로운 시도가 아닌 과거와의 작별에서 시작한다. - '변화 과정'
쿠르트 레빈(1890 ~ 1947)은 사회 심리학의 창시자이다. 그의 그룹다이내믹스(group dynamics)는 집답 생활에서 구성원의 행동 특성을 규정하는 법칙과 요인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를 말한다. 그는 '조직 내에서 개인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사람의 행동이 규정된다'라고 주장하다. 레빈이 제창한 '해동-혼란-재동결' 모델은 다음과 같다. 1단계 해동(unfreezing): 지금까지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식을 바꿔야 한다는 현실을 자각하고 변화를 준비한다. 이때 설득이 아닌 공감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2단계 혼란(moving): 예전의 견해, 사고, 프로세스 등이 불필요해지며 혼동이 야기된다. 3단계 재동결(refreezing): 새로운 관점과 사고가 결실을 이뤄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단계로 이때 포상을 주는 등, 긍정적인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 레빈에 의하면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정착되어 있는 조직은 "해동-혼란-재동결"을 통해 변화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윌리암 브리지스는 끝-중립지대-새로운 시작으로 변화한다고 주장한다.
19. 권위를 만드는 세 가지 요소 - '카리스마'
막스 베버(1864 ~ 1920)는 독일의 정치학자,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이며 그의 대표 작품으로 <포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과 최초로 '카르스마'라는 말을 언급한 책 <직업으로서의 정치>가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지배자의 권위에 피지배자가 복종하는 정당성의 근거는 1. 영원한 과거가 갖고 있는 권위(역사적 정당성에서 오는 권위)로 습관, 풍속 등을 지키려는 태도가 신성화되어 만들어진 전통적 지배를 말함 2. 어떤 개인의 비일상적인 천부적인 자질(카리스마)이 갖고 있는 권위 3. 합법성에 의한 지배가 있다.
20.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만 하는 이유 - '타자의 얼굴'
에마누엘 레비나스(1906 ~ 1995)는 프랑스의 소설가, 평론가, 사상가, 철학자이다. 그는 "타자는 내가 만든 틀 안에 들어올 수가 없다. 따라서 다가오면 그저 해석할 뿐이지 내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 그리고 고통받는 타자가 호소할 때 신의 계시처럼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타자는 얼굴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통받는 '타자의 얼굴'은 도덕적 호소력이 있다. 한편 '타자'와 같은 개념으로 '소통이 안 되는 사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일본의 요로 다케시는 '타자'를 그의 책 <바보의 벽>에서 '바보의 벽이 가로막혀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라고 말한다. 아베 긴야는 "안다는 것은 그것에 의해 자신이 달라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섬우주화'란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집단을 만들어 자기들만 소통하는 현상'을 말한다고 일본의 사회학자 미야다이 신지 교수가 정의를 내린다. 그리고 그는 "나와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다른 타자를 배움과 깨달음의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관점의 가치관을 획득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21.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진다. - '마태효과'
로버트 킹 머튼(1910 ~ 2003)은 미국의 과학사회학의 창시한 현대 사회학의 아버지이다. 그는 '마태효과'와 '예언의 자기 성취'를 주장한다. 그는 마태복음의 "부유한 사람은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진다."라는 말을 인용하여 '이익-우위성의 누적'을 주장한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신학기가 4월부터 시작되므로 4월부터 그다음 해 3월까지는 같은 학년이 된다. 따라서 학생들 중 4 ~ 6월에 태어난 학생들은 운동이나 두뇌가 더 발달하여 다른 학생들보다 더 유리하다.
22. 협조할 것인가, 배신할 것인가? - '내시 균형'
존 포브스 내시(1928 ~ 2015)는 게임 이론과 미분기하학, 편미분 방정식 등을 연구한 미국의 수학자이자 경제학자로 노벨경제학상을 받는다. '내시 균형'이란 게임 이론에서 게임에 참가한 어떤 참가자가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더 이상 기대치가 올라가지 않은 상태, 즉 '균형'을 이룬 상태를 말한다. "죄수의 딜레마"에서 죄수 2명에게 모두 묵비권을 선택하면 1년 징역을, 2명 모두 자백하면 5년 징역, 상대가 묵비권 행사하고 자기가 자백하면 자기는 무죄 석방되고 상대는 10년 징역, 둘 다 모두 자백하면 5년 징역을 받는다는 조건을 만들어 둔다. 그러면 두 죄수는 둘 다 묵비권을 선택하여 각각 일 년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 자백으로 5년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논제로섬 게임'이라고 한다. 즉 이득을 최대화하기 위해 합리적 전략을 채택한다고 해서 반드시 참가자 전체의 이득이 최대화되는 것은 아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단 한 번의 의사 결정으로 참가자의 이득이 결정되는 게임이나, 실제 인간 사회는 협조와 배신을 반복한다. 이에 정치학자인 로버트 액설로드는 '반복적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14명을 통해 실험을 진행한다. 참가자는 다음의 조건으로 '협조'와 '배신' 카드를 신호와 함께 상대에게 한 가지 카드만을 보여준다. 조건 : ① 두 사람 모두 배신을 선택하면 10만 원의 상금을 얻고 ② 두 사람 모두 협조를 선택하면 둘 다 30만 원을 상금을 받고 ③ 한 사람만 배신하면 배신자는 50만 원, 협조자는 0원을 받는다. 항상 이기는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우선 협조하고 상대가 협조하는 한 계속하여 협조하는 '좋은 사람' 전략을 쓴다. 2. 상대가 배신하면 그 즉시 자신도 배신한다. 3. 상대가 협조로 돌아오면 나도 협조로 돌아오는 '포용성'을 갖는다. 한마디로 말하면 우선 협조하고 상대가 마지막에 내는 것을 따라 내는 것이다.
23. 왜 기장이 조종할 때 사고 발생 확률이 더 높을까? '권력 거리'
헤이르트 호프스테더(1928 ~ 2020)는 네덜란드 사회심리학자로 문화차원 이론을 주장한다. 부기장이 조종하고 기장이 보조하는 경우와 기장이 조종하고 부기장이 보조하는 경우에서 사고는 후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악마의 대변인'과 같이 조직에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에 의견 표명이 자유롭고 마찰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항공실은 과연 의견 표명이 자유로울까? 직책의 차이에서 나오는 심리적 저항감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기에 부기장이 보조하는 경우 더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한다. 그는 한 사람의 판단과 행동에 대하여 다른 사람이 반대의견을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직 인류학 연구자 헤이르트 호프스테더는 이러한 '상사에게 반론할 때 느끼는 심리적 저항 강도'를 조사하여 수치화했고 이를 권력거리지수(PDI, Power Distance Index)라고 정의하고, 권력 거리지수가 높을수록 준법 감시와 혁신이 잘 이루어지지 못한다.
24. 안정이 계속될수록 축척되는 리스크 - '반취약성'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1960 ~ )는 레바논 출신의 미국 경영학자, 수필가이며 금융파생상품 전문가로 '월가의 현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의 대표 작품으로 <블랙 스완>, <안티프래질> 등이 있다. '반취약성'이란 '외부의 혼란이나 압력에 오히려 성과가 상승하는 성질'을 이를 안티 프래질(anti - fragile)이라 한다. 예를 들면 noise marketing이 있다. 블랙스완이론은 '전혀 예상할 수 없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경우'를 말하며 이것은 취약성을 측정하여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25. 어떻게 시스템은 인간을 소외시키는가? - '소외'
카를 하인리히 마르크스(1818 ~ 1883)는 독일의 공산주의 혁명가이자 철학자이다. 그의 대표적 작품 <자본론> 등이 있다. 그는 그의 책 <경제학·철학 초고>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4가지 소외에 대하여 말한다. 1. 노동생산물로부터의 소외는 노동생산물은 자본가의 소유가 되고 노동자는 그에서 소외된다. 2. 노동으로부터의 소외 3. 유적(類的)으로부터의 소외는 분업과 임금노동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파괴되고 기계부품이 되고 만다. 4. 인간 즉 타인으로부터의 소외는 인간다움을 잃게 되어 기계 부품화가 된다.
※ 지면관계상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 시간에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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