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감상/한국명작

부성애를 그린 조창인의 가시고기 - 헌신적인 사랑의 정호연, 정다움, 하애리

by 이야기마을촌장 2025. 2. 7.

2000년에 조창인이 발표한 소설 <가시고기>는 한때 시인이었던 마음 착한 아버지 정호연이 백혈병에 걸린 아들 정다움을 보살피다가 아들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각막을 판다. 결국 이혼한 전처에게 아들 다움을 보내고 간암으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다는 아버지의 끝없는 헌신적인 사랑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서는 조창인의 <가시고기>의 작가 소개와 줄거리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작가소개

조창인(1961 ~ )은 서울에서 출생하여 중앙대학교와 중앙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한국의 소설가이다. 그는 잡지사와 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다가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그는 아름답고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그녀가 눈뜰 때>(1997), <먼 훗날 느티나무>(1998), <따뜻한 포옹>(1999)을 차례로 출판한다. 그 후 아버지의 끝없는 사랑과 헌신을 그린 <가시고기>(2000)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문단에 데뷔한다. 그리고 등대지기 아들과 어머니의 화해를 그린 <등대지기>(2001), 부모를 잃은 소년의 삶을 그린 <길>(2004), 소중한 사랑을 다시 찾는다는 부부 이야기를 그린 <아내>(2007) 등이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핵가족화, 개인주의화 되어가는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독자들에게 가족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등장인물

· 정호연 : 다움의 아버지로 한때 시인이지만 아내의 성화로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월간 여성지에서 기자로 활동한다. 그 후 출판사의 편집장으로 근무하다 IMF로 출판사가 도산하자 가난한 삶을 살게 된다. 백혈병에 걸린 아들 다움이를 정성껏 간호하며 아들의 치료비를 위해 각막을 판다. · 하애리 : 정호연의 전처이자 다움의 친모임. 성공한 집안의 출신으로 화가로 활동하며 다움이 6살일 때 호연과의 가난한 삶에 지쳐 이혼하고 예술계 대학교수 박인석과 재혼한다. 자신의 예술활동에만 신경 쓰고 아들 다움에게는 무관심하다. · 박인석 : 다움의 새아버지로 예술계 대학교수이다. 코털을 기르며 20년 전에 아내와 이혼한 뒤 정관수술을 한 후 하애리와 재혼하여 자식이 없다. · 여진희 : 호연이 월간 여성지 활동 때 만난 후배로 수석기자로 성장하여 호연을 짝사랑한다. 호연과 다움을 도와주거나 지원해 준다. · 피노인 : 호연과 다움을 사락골에서 도와주는 노인으로 광부생활로 인해 걸린 진폐증을 민간요법으로 치료한 경험이 있다. · 미도리 : 다움과 일치하는 골수를 가지고 있어 다움에게 골수를 기증한 일본 여성.

 

 

줄거리

정호연의 아들 정다움은 백혈병에 걸려 2년이나 치료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번이나 재발할 정도로  심각하게 투병 중이다. 다움이의 어머니이자 호연의 전처인 화가 하애리는 아버지가 도지사인 부유한 집안의 출신으로 정호연이가 쓴 시에 반해 결혼을 한다. 그는  한때 시인이었지만 아내의 성화로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월간 여성지에서 기자로 활동한다. 어느 날 아내 하애리는 정호연과의 가난한 삶에 지쳐 다움이가 6살 때 이혼하고 다움이를 버리고 떠나 버린다. 따라서 투병 중인 다움이를 간호하는 사람은 아버지 호연뿐이다. 

정호연은 어린 시절에 강원도 탄광촌에서 광부로 일하다 탄광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 돌아온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과거를 가지고 있다. 다리를 잃고 나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신세를 비관하던 아버지는 호연에게 짜장면을 사 준 뒤 소화제라고 속이고 쥐약을 먹여 아들과 함께 동반자살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호연이 쥐약임을 눈치채게 되어 동반자살에 실패한 아버지는 다음 날 아들 호연을 버리고 떠났다. 이러한 과거 탓에 정호연은 자기는 아들 다움을 절대 버리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중 호연은 시인으로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으며 월간 여성지 기자를 거쳐 IMF사태로 출판사가 도산하자 그나마 다니던 출판사 편집국장 자리도 잃어버리게 되어 비싼 아들의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게다가 2차로 재발한 다움이의 백혈병에는 항암 치료는 소용이 없고 골수이식(조혈모세표 이식) 밖에는 치료법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다움이에게 적합한 골수 기증자가 나타나지 않자 호연은 다움이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시간을 항암 치료로 고통받게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다움이를 퇴원시키고 이별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여행을 가던 중 휴게소에서 탄광 광부로 진폐증을 앓다가 민간요법으로 회복한 피 노인을 만나게 된다. 정호연은 피노인을 따라  시골마을 강원도 정선군 사락골에서 아들 다움이와 함께 살게 된다. 피 노인의 도움과 산골 생활로 다움이는 어느 정도 건강을 되찾게 된다. 가을 어느 날 다움이는 백혈병이 재발하여 다시 병원에 입원하고, 정호연은 절망에 빠져 병원에 있는 교회에 들어가 "차라리 내 목숨을 거둬가십시오. 기꺼이 아이를 대신하겠습니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아이를 살려달라고 하느님께 기도를 드린다.

한편 다움이의 주치의였던 민윤식 과장은 다움이에게 적합한 골수를 찾은 결과 미도리라는 일본인 여성이 기증한 골수가 적합하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에 호연은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해병대 후배인 원무과 송재성 계장이 추천해 준 어둠의 경로를 통해 신장을 파는 불법 장기매매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장기매매를 위해 건강검진을 하던 중 호연은 자신이 간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미 암세포가 온몸에 전이되어 있어 신장 이식을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호연은 암으로 인해 신장을 팔 수 없게 되자 대신에 각막을 팔기로 결심한다. 이에 장기매매업자와 원무과 송재성 계장도 한쪽 눈을 잃게 된다며 말렸지만 그는 각막은 죽은 사람 것도 쓸 수 있다면서 한쪽 눈의 각막을 팔게 된다.

 

그 결과 다움의 골수이식 수술은 성공했지만, 간암으로 시한부 인생인 호연은 다움이를 프랑스로 이주하여 예술계 대학교수인 박인석과 결혼한 전처 하애리에게 맡기기로 결심한다. 자신과 아들을 버리고 매정하게 떠나 버렸던 전처 하애리는 다움이가 산골에서 만든 조각에서 예술적인 재능을 보고 다움이를 데려가기로 결심한다. 다움이가 호연을 떠나지 않으려고 하자, 호연은 다움이에게 "아빠는 널 잊을 거다. 그러니 너도 아빠를 잊어버려라. 아예 아빠가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라."라고 독한 말을 내뱉는다. 결국 다움이는 엉엉 울면서 떠나가자, 호연은 다움이가 남기고 간 조각을 끌어안고 "잘 가라, 나의 아들아."라고 슬픔으로 오열한다. 

소설의 마지막에는 호연의 대학교 후배 여진희의 1인칭 시점으로 다움이를 그리워하는 호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아들이 프랑스로 떠난 이후 말기 간암이 악화되어 죽음을 앞둔 호연은 억지로 병원을 퇴원하여 진희와 함께 사락골을 찾아간다. 호연은 그곳에서 다움이와의 추억이 깃든 곳을 둘러보고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시골집에 돌아와 진희와 마지막 이야기를 하면서 "다움이한테 교회에 나가겠다고 약속해 놓고 한 번도 가지 못했어. 지금이라도 기도를 해야겠어. 날 좀 일으켜줘."라는 말을 끝으로 기도하는 자세로 숨을 거둔다. 진희는 피 노인과 함께 사락골에서 호연의 머리를 다움이가 있는 프랑스의 방향인 북서쪽 방향으로 묻는다. 그리고 호연의 장례를 마치고 진희는 훗날 다움이에게 알려주기 위해 지형지물을 기억해 둔다. 진희는 호연이 생전에 했던 "사람은 말이야..... 그 아이를 세상에 남겨놓은 이상은, 죽어도 아주 죽는 게 아니래."라는 말을 떠올린다.

 

 

맺음말

실제로 '가시고기'는 교미한 후 알을 낳으면 암컷은 죽어 새끼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준다. 새끼는 어미를 뜯어먹으므로써 살아가게 된다. 수컷 가시고기는 남아서 새끼를 천적으로부터 보호를 한다. 조창인의 소설에서 '수컷 가시고기'는 아버지의 헌신적인 사랑 '부성애'를 상징하고 있으며, 다움이의 독백에서 "가시고기의 어머니는 알을 낳은 후 어딘가로 떠나 버려요"라는 말은 실제 '암컷 가시고기'와는 다르게 오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친모인 하애리가 결혼 후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린 것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조창인의 소설 <가시고기>를 원작으로 한 영화, 드라마, 아동만화 등이 만들어진다. 특히 2000년에 아버지 정호연 역에는 정보석이 아들 정다움 역으로 유승호가 맡은 MBC 특집드라마 <가시고기>가 방영되었으며, 일본에서도 후지 TV에 <굿 라이프, 고마워요 아빠 안녕>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방영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반응형

이야기마을촌장님의
글이 좋았다면 응원을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