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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조선왕조실록

제9대 성종실록 3 - 사림파의 등장과 세력 균형 및 각종 서적 편찬

by 이야기마을촌장 2024. 7. 31.

조선의 제9대 국왕 성종(1457 ~ 1494)의 이름은 혈(娎) 의경세자(덕종)의 둘째 아들 자을산군이며 어머니는 소혜왕후 한씨이다. 성종실록은 총 297권 150책으로 구성되며, 그의 재위기간 25년 1개월(1469. 11 ~ 1494. 12) 동안 일어난 역사적인 사실을 편년체로 적은 역사서로 원명은 '성종강정대왕실록'이다. 실록의 편찬은 1495년 4월 시작되어 1499년 3월에 완성되어 네 곳의 사고에 보관된다. 실록에는 일손의 '사초'와 단종을 추모하고 세조의 왕위찬탈을 비난한 김종직의 '조의제문', 이극돈이 정희왕후 상중 기생과 놀아난 것을 비난한 김종직의 '화술주시'가 실려있어 연산군 때 무오사화의 원인이 된다. 여기에서는 사림파의 등장과 세력균형 및 각종 서적 편찬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성종선릉

 

사림파의 등장과 세력균형

· 사림파의 등장

사림은 고려말 중앙정계에 진출하지 않고 지방에서 학문을 하는 신진사대부인 중소지주 세력으로 정몽주, 길재 학풍을 이어서 영남 성리학의 거두인 김종직을 중심으로 도학정치를 추구하는 유학자들이다. 그의 학문과 사상을 흠모하던 성종은 훈구파를 견제하고 유교 정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영남 출신의 김종직과 그의 제자인 김굉필, 정여창, 김일손, 이맹전, 남효온 등을 대거 등용하여 언론 기관인 삼사(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에 배치한다. 그리고 사림파의 정치적 기반인 '유향소'를 부활시킨다. 성종은 사림파의 중용으로 1480년대 중반 사림파와 훈구파의 세력 균형을 얻게 된다. 사림파는 하나의 정치 세력으로 성장하여 훈구 세력의 문제점을 공격하였으며 사림세력과 훈구세력 간의 정치적 견제가 점점 심해지게 된다. 결국 네 번에 걸치는 사대사화(무오, 갑자, 기묘, 을사사화)가 일어나게 되어 사람세력이 정계에서 쫓겨나게 된다. 특히 연산군 때에는 2번에 걸치는 사화(무오, 갑자사화)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중종반정 이후 사림이 다시 등용되어 조광조를 중심으로 유교적 이상 정치를 펴고자 하였으나, 훈구세력의 반발로 기묘사화가 일어나 또다시 사림파들은 피해를 입는다. 이후 인종이 사림을 등용했으나 명종 때 훈구, 외척세력의 견제로 을사사화가 일어나 사림이 숙청되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이와 같이 사림세력은 4번의 사화를 거쳐 큰 피해를 보았다. 그러나 그 후에도 사림세력은 향촌의 '서원'과 '향약'을 바탕으로에 꾸준히 성장해 나간다. 우리나라 성리학의 역사에서 15세기 중엽부터 16세기 말까지는 사림파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서적 편찬

· 경국대전

<경국대전>은 고려부터 조선초에 걸쳐 반포된 법전, 교지, 조례, 관례 등을 총망라하여 만든 조선 최고의 법전으로 세조 6년 1460년육전상정소를 신설하여 육전상정관으로 하여금 편찬하게 시작하여 수차례에 걸친 개정 끝에 25년 만인 1485년에 <을사대전>으로 완성 반포되었다. 오늘날의 전해지는 <경국대전>을 <을사대전>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법전 중 가장 오래된 유일한 법전이다. <경국대전>은 조선 초의 법전인 <경제육전>과 같이 이전(吏典), 호전(戶典), 예전(禮典), 병전(兵典), 형전(刑典), 공전(工典)의 6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전마다 필요한 항목으로 분류하여 규정되어 있다. 이 법전은 법치주의에 입각한 왕조 통치의 법적 기초를 확립하고, 중국법에 의존하던 관행을 없앰으로써 법치주의자주성을 이룰 수 있게 하였다. 그 뒤에도 <대전속록>, <대전회통>, <대전통편> 등의 법전이 편찬되었지만 조문이 개정되고 폐지되기도 하였지만 기본 이념은 그대로 내려와 조선 법치주의의 근간이 된다. 경국대전은 조선 전기의 법제사와 제도사 연구에 있어 핵심이 되는 매우 귀중한 문헌이다.

 

· 동국여지승람

<동국여지승람>은 1481년(성종 12년)에 편찬된 총 50권의 지리서로 조선의 각 지역에 대한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정보를 종합적으로 수록하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은 세종 때 편찬된 <신찬팔도지리지>를 대본으로 하여, 명나라의 <대명일통지>를 참고하여 완성되었으며, 이후 여러 차례 수정과 증보를 거쳐 중종 25년(1530년)에 속편 5권을 추가하여 총 55권의 <신증동국여지승람>으로 재편찬되었다. 이 책은 경도, 한성부, 개성부,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황해도, 강원도, 함경도, 평안도 등 각 도의 지리 정보를 상세히 기록하고, 각 지역의 연혁, 관원, 군명, 성씨, 풍속, 형승, 산천, 토산, 성곽, 관방, 봉수, 누정, 학교, 역원, 불우, 묘사, 능침, 고적, 명환, 인물의 사적 등을 포함하고 있다. 책은 조선 시대의 지리 연구와 지방 사회의 모습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 동국통감

<동국통감>은 총 56권 28책으로 이루어진 단군조선에서 고려 말까지의 역사를 편년체로 기록한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역사서이다. 이 책은 1458년 세조의 명에 따라 편찬이 시작되었으나 여러 차례 중단되었다가 성종 때 1485년 서거정 등에 의해 완성되었다. <동국통감>은 외기: 단군조선에서 삼한까지의 역사, 삼국기: 삼국의 건국부터 신라 문무왕 9년(669년)까지의 역사, 신라기: 669년부터 고려 태조 18년(935년)까지의 역사, 고려기: 935년부터 고려 말까지의 역사로 구성되어 있다. 유교적 명분론에 입각한 성리학적 역사관으로, 단군조선의 건국 연대를 기원전 2333년으로 명시하고, 신라의 삼국통일의 의미를 강조하였으며, 삼국을 대등하게 취급하여 어느 한 나라를 정통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은 조선 초기의 역사 연구와 편찬의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등에 소장되어 있다.

 

· 동문선

조선 성종 9년(1478년)에 서거정과 양성지 등이 삼국 시대 후기부터 고려 시대, 조선 초기에 이르는 김인문, 설총, 최치원 등 500여 명의 시인과 문사들의 우수한 작품 4,302편을 수록하여 총 133권 45책으로 편찬된 시문집이다. 서거정이 중심이 되어 노사신, 강희맹, 양성지 등 23인이 작업에 참여하였으며, 이것 이외에도 서거정의 <정편동문선>, 신용개의 <속동문선>, 송상기의 <신찬동문선> 등이 있다. <동문선>은 한국 한문학 전통을 집대성한 대표적인 문예집으로 한국 문학 발전에 큰 자취를 남겼다. 또한 오언율시, 칠언 율시, 오언절구 등 총 55종의 다양한 문체를 망라한 작품과 도교나 불교의 의례문과 승려의 비문, 탑명, 교리, 불서의 서문, 승려의 시 등이 고려 시대의 명문과 함께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한국의 문학과 미술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 악학궤범

<악학궤범>은 조선 성종 때 성현, 유자광, 신말평 등이 장악원에 있던 의궤와 악보를 정리하여 총 9권 3책으로 편찬한 음악 이론서로 1493년(성종 24년)에 완성된다. 책은 조선시대의 궁중 음악인 아악, 중국에서 전래된 당악, 그리고 전통 고유의 향악을 글과 그림으로 상세하게 소개하여, 음악의 원리와 악기, 악보, 악곡 등 조선시대 음악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록 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임진왜란 때 소실될 뻔했으나, 다행히 보존되어 이후 여러 차례 재간행되었다. 특히 <동동>, <정읍> 등을 수록하고 있어 귀중한 국문학적 자료가 된다. 또한 이 책은 음률의 원리, 악기의 진설, 정재춤의 진퇴, 악기와 의물, 관복 등에 이르기까지 음악 연주에 필요한 사항들을 망라하고 있으며, 특히 성종 당시의 아악, 당악, 향악 등 음악 전반을 포함하고 있어, 조선시대 음악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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