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사군자는 제나라 맹상군 전문, 조나라 평원군 조승, 위나라 신릉군 무기, 초나라 춘신군 황헐이 있다. 이들은 2차 합종책으로 약 20년간 진나라의 중원 진출을 막았다. 그중 가장 식객이 많은 맹상군을 제일로 꼽고 그리고 평원군, 신릉군, 춘신군 순위이다. 평원군에는 모수라는 사람이 위, 초나라 동맹에 성공한다. 이와 관련된 고사성어로 낭중지추와 모수자천이 있다. 신릉군은 평원군의 손아래 처남이다. 진나라가 조나라를 침공하였을 때 평원군(조승)은 위나라의 처남 신릉군(위무기)에게 지원군을 요청한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조, 위, 초나라의 합종책에 대항하여 진나라 범저의 원교근공책이 있다. 지난 시간에는 사군자 중 신릉군 위 무기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여기에서는 전국 사군자 선비정신의 대명사 평원군 조승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평원군의 생애
평원군(조승 ? ~ BC 251)은 전국시대 조나라 무령왕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혜문왕의 동생으로 이름은 '승'이다. 그는 형 혜문왕과 조카 효성왕을 모시게 되며 전국시대 사군자 중 한 사람이 된다. 그는 성품이 고결하여 선비정신을 가졌다. 그래서 많은 인재들이 그에게 모인다. 심지어 그를 따르는 식객들이 3천 명이나 달하였다. 후세 사람들은 '선비정신'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그를 평가한다.
조나라를 구함(위·초나라 지원군)
평원군은 위기에 빠진 한단성을 구하게 되어 조나라를 구한다. 진나라 백기장군은 장평대전(진나라 백기장군이 장평에서 조나라 조괄의 40만 군을 전멸시킨 전쟁 BC 262~BC 260) 이후 다시 조나라 도성 한단을 포위한다. 이에 평원군 조승은 위나라 안희왕(안리왕)과 손아래 처남인 승상 위 무기(신릉군)에게 구원을 요청한다. 위나라 안희왕은 장군 진비에게 10만의 군사를 주어 조나라를 지원하기로 한다. 그러나 진나라 소왕의 협박으로 망설이고 관망한다. 이에 신릉군은 70세 노인 문지기 후영과 백정 주해 그리고 왕비 여희의 도움으로 병부를 훔쳐 진비장군을 죽이고 그의 군사 10만을 이끌고 도우려 온다. 이 소식을 들은 초나라도 춘신군 황헐에게 군사를 주어 출병하게 한다. 그 결과 조나라와 위·초나라의 지원군은 서로 협공하여 진나라 군사를 물리친다. 진나라의 중원 진출을 막아내고 마침내 조나라는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평원군의 이야기
· 세금 관리인 조사
당시 조나라의 권세가나 부자들은 세금을 바치려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일반 백성들의 삶은 어렵고 나라 경제는 점점 힘들어졌다. 이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조세 관리인 '조사'는 권세가인 평원군의 세금부터 먼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금을 징수하는 과정에서 그는 징수를 방해하는 평원군의 하인 9명을 죽이게 된다. 이를 알게 된 평원군이 화를 내자 조사는 평원군에게 "먼저 솔선하여 세금을 내면 다른 귀족들도 따라 낼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나라가 부강해지므로 결국 평원군에게 이득이 되는 일입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고 깨달은 평원군은 그동안 내지 않은 세금을 모두 내게 된다. 그 후 평원군의 추천으로 조사는 나라 전체 세금을 맡게 된다. 그 후 조나라의 재정이 넉넉하게 된다.
· 공손룡과 추연의 논쟁
식객 중에는 명가 사상가인 공손룡과 음양오행설을 주장하는 추연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평원군이 공손룡과 추연에게 "흰말은 말이 아니다(白馬非馬)."라는 주제로 토론하게 한다. 그러자 공손룡의 변론을 듣고 난 추연은 "이치가 아닌 말을 맞는 것처럼 교묘하게 꾸며 서로 다투어 논쟁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라고 하면서 토론을 마무리한다. 그들의 토론을 구경하던 사람들 모두가 추연의 말에 동의한다.
· 조승 살첩
평원군은 인재를 선비정신으로 공경하며 대접한다고 명성이 알려진 인물이다. 이러한 평원군도 한 번은 크게 실수하여 많은 식객이 떠나버린 적이 있다. 평원군이 아끼는 첩이 허리가 굽고 다리를 저는 식객을 보고 비웃었다. 그 식객은 격분하여 평원군을 찾아가 첩의 목을 내놓으라고 한다. 그러나 평원군은 약속하고는 첩을 죽이지 않는다. 그 일이 있은 이후 "평원군은 여색을 좋아하고 선비를 천하게 여긴다."라는 소문이 돌자 식객들 절반이 떠나버린다. 이에 평원군은 어쩔 수 없이 첩을 죽여 그 식객에게 목을 건네준다. 이후 식객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에서 '조승은 첩을 죽여 선비를 모신다.'라는 뜻으로 '조승살첩'이란 고사성어가 유래하게 된다.
· 낭중지추, 모수자천
장평 전투에서 조사의 아들인 조괄이 이끈 군대가 진나라 백기 장군에게 처참하게 패하자 BC 258년 진나라는 조나라를 아예 멸망시키려고 조나라의 도읍지인 한단을 공격하였다. 이에 평원군은 서둘러 초나라에 구원을 요청하러 간다. 그는 식객 가운데 문무를 갖춘 20명을 뽑아 가야 했는데, 1명이 부족하였다. 그때 모수라는 식객이 스스로 함께 가기를 원하였다 모수자천(毛遂自薦). 평원군은 모수가 3년 동안 식객으로 있으면서도 그의 재능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마치 송곳이 주머니 안에 있는 것과 같이 금방 송곳 끝이 주머니 밖으로 비어져 나오는데 모수는 그렇지 않았다."라고 말하면서 데리고 가려하지 않는다. 이때 모수는 자신이 일찍부터 주머니 안에 있었더라면 송곳 끝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이고 송곳이 아예 주머니를 뚫고 나왔을 것이라 말하며 이번에는 주머니 속에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평원군은 그에게 기회를 주고자 그를 데리고 간다. 이 이야기에서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고사성어가 유래되었다. 초나라에서 평원군이 주장하는 파병 요청 건이 지지부진하였다. 이때 모수가 칼을 쥐고 초나라 왕을 위협하며 "왕의 목숨이 나에게 달렸다. 전쟁은 군사의 숫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백기(진나라 장수)에게 당한 것이 부끄럽지 아니하냐?"라고 소리친다. 마침내 초나라 왕은 진나라에 복수하기 위하여 조나라와 합종하기로 한다. 그 일이 있은 후 평원군은 그를 귀하게 대접하게 된다.
· 이동의 충고
초나라에서 춘신군이, 위나라에서 신릉군이 군사를 이끌고 조나라를 구하러 온다. 그러나 구원군이 도착하기도 전에 진나라 군대가 도성 한단을 포위하여 항복할 상황에 처한다. 평원군은 한단 여관집 아들인 '이동'을 통해 한단 백성들이 땔감과 식량이 없어 겨우 버티고 있다는 처참한 상황들을 전해 듣게 된다. 그리고 그에게 "나라가 망하면 다 죽고 포로가 된다."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평원군은 모든 재산을 내어 군사들을 먹이고 부인을 제외한 첩들에게 군대의 일을 돕도록 한다. 그 결과 죽음을 각오한 3천 명의 결사대를 만든다. 이 결사대와 같이 이동은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진나라 군사와 싸워 시간을 벌게 된다. 결국 지원군의 도움으로 한단을 구할 수 있게 된다.
평원군의 죽음
그러나 조나라는 장평 전투(BC 262 ~ BC 260)에서 조괄의 40만 대군이 진나라 백기장군에게 대참패한다. 이는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게 되는 전쟁이었다. 이미 조나라의 군사력과 경제력은 점점 쇠퇴하여진다. 다시 회복하기는 힘들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전국 사군자 평원군 조승은 삶을 마감한다. (BC 251년)
※ 다음은 이 글과 관련이 있는 글입니다. 전국시대 사군자 '협객의 원조' 신릉군 위무기의 절부구조, 협객정신
맺음말
우리는 위에서 전국 사군자 선비정신의 대명사 평원군 조승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평원군은 조나라의 왕족으로 재상을 오래 역임한다. 그리고 그는 선비정신을 가졌기 때문에 성품이 어질었다. 따라서 그는 자기에게 진정으로 간언 하면 잘 받아들이고 깨달아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 위나라와 초나라의 합종을 이끌어 내어 조나라를 위기에서 구한다. 그 결과 진나라의 중원진출을 막게 된다. 이는 높이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풍정의 말을 듣고 잘못 판단하여 조괄을 장군으로 임명한다. 그 결과 조나라 40만 대군을 장평대전에서 몰살시키게 되어 나라를 위기에 빠뜨리게 된 것(장평대전)은 비난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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