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는 주나라의 권위는 무너지고 이름만 존재하는 그야말로 약육강식, 군웅할거의 시대이다. 상앙의 변법개혁 이후에 초강대국된 진(秦)나라가 있었다. 따라서 약소국인 6개 나라의 왕들은 진나라의 침입을 막고자 전전긍긍하였다. 이때 출세를 위해 여러 나라 왕들을 설득하러 다니는 유세가들이 넘쳐났다. 그러한 유세가 중에 소진과 장의가 있었다. 소진과 장의는 귀곡자 제자(손빈, 방연, 소진, 장의 등)이며 둘은 서로 친구이었다. 그들도 역시 합종과 연횡에 대하여 여러 나라 왕들에게 설득하러 다녔다. 소진은 합종을 주장하였으며 장의는 연횡을 주장하였다. 여기에서는 세치의 혀로 천하를 농락한 사람 '장의'의 연횡책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합니다.
전국시대
전국시대(BC 403 ~ BC 221)는 춘추시대가 끝나고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할 때(BC 221)까지의 기간이다. 전국시대에는 천자국 주나라는 권위가 무너져 이름만 존재하고, 진나라는 상앙의 변법 개혁 후 초강대국이 된다. 그리고 약소국 6개 나라(한, 위, 제, 초, 연, 조나라)가 있다. 주나라를 제외한 7개 나라를 전국칠웅이라 한다. 약소국 6개국은 강대국 진나라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전전긍긍한다. 전국시대는 군웅할거, 약육강식,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그야말로 전쟁 혼란의 시기이다. 또한 전국시대는 주나라 봉건제도가 붕괴되고 중앙집권제도(진시황의 진나라 이후)가 형성되어 가는 과도기적인 시대이다.
연횡책의 장의
· 초기
장의(? ~ BC 309)는 위나라 사람으로 친구 소진과 같이 귀곡자의 문하로 있었다. 소진이 6개국의 통합 재상으로 이름을 날릴 때에 장의는 벼슬이 없이 문전박대를 당하고 있었다. 한 번은 그가 초나라 재상 집에서 구슬 도둑으로 몰려 죽도록 매를 맞고 풀려났다. 그때 장의는 걱정하는 아내에게 "내 혀가 아직 붙어 있는 지 봐주시오."라고 말을 하자. 아내는 "혀는 남아있어요."라고 한다. 그러자 장의는 "그럼 됐소."라고 말을 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 말은 장의가 유세가이기 때문에 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소진의 도움
장의를 잘 알고 있던 친구 소진은 겉으로는 장의를 문전 박대하지만 뒤로는 남몰래 사람을 시켜 장의를 도와준다. 마침내 장의는 진나라 혜왕(혜문왕)을 만나게 되어 정치 고문이 된다. 그리고 남몰래 도와준 사람을 만나 실제로 자기를 도와준 사람이 소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장의는 소진이 죽기 전에는 합종을 깨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 추진 과정
몇 년 후 소진이 죽자 장의는 소진이 구축한 6국의 합종책을 하나씩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진나라를 부강하게 만든 기초를 만던 재상에는 진효공 때에 상앙이 진혜문왕 때에 장의가 있다. 장의는 진나라 재상이 되어 촉나라를 정벌한다. 이때 사마조는 "촉을 먼저 치면 명분과 실속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장의는 "한을 치면 주왕실이 구정(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솥)을 바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에 진혜왕은 사마조의 말을 듣고 촉을 차지한다 그 후 나라가 더욱 부강하여진다.
먼저 장의는 위나라를 설득하여 합종을 비판하고 연횡에 성공하여 위나라 땅 일부를 빼앗는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진나라와 짜고 거짓으로 위나라 재상이 된다. 위나라가 진을 따르지 않자 진에게 연락해 위나라가 전쟁에 지도록 만든다. 2. 제나라가 위나라를 공격하게 만들고, 3. 진나라는 한나라를 공격해 군사 8만 명을 몰살시킨다. 4. 장의는 위나라 왕을 설득하여 소진의 합종책을 깨고 진나라와 화친한다. 5. 그 후 위는 진을 배반하고 합종에 재가담하나, 진이 공격하자 다시 화친한다.
장의는 강대국 초나라로 달려가 초를 망국의 위기에 몰아넣는다. 1. 이때 장의는 땅 600리를 주겠다고 초혜왕을 유혹하여 제나라와의 관계를 끊게 한다. 초나라는 외교에서 신뢰를 잃게 된다. 그런데 장의는 땅 6리만 주겠다고 한다. 이에 초혜왕은 화가 나 진나라와 전쟁을 일으킨다. 결국 전쟁에 지게 되어 노른자 땅인 한중땅을 빼앗기게 된다. 2. 장의가 진나라 사신으로 다시 오자, 초회왕은 그를 감옥에 가둔다. 이때 굴원이 초회왕에게 "장의를 삶아 죽이라."라고 간언을 한다. 그러나 초회왕은 그의 말을 듣지 않고 풀어준다. 그 후 굴원은 초나라가 진나라에 의해 점점 망해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 한다. 그리고 간신들의 모함을 받는다. 결국에 그는 돌을 안고 멱라강에 뛰어들어 자살한다. 이를 기리기 위해 '단오절'이 생겨났다. 장의는 다시 한나라로 가 왕을 협박하여 진나라를 섬기도록 한다. 그리고 제나라 왕은 장의의 설득을 듣고 진을 섬기게 된다. 조나라로 간 장의는 왕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연나라까지 설득하여, 진나라와의 연횡책을 완성시킨다.
그는 진나라로 돌아갔으나 왕이 무왕(혜문왕의 아들)으로 바뀌어 있었다. 진 무왕은 어릴 적부터 장의를 싫어하였다. 그리고 신하들은 그를 비방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소문이 퍼져 모든 나라들은 연횡책을 버리고 다시 합종책을 택한다. 이후 장의는 스스로 위나라로 간 뒤 1년 동안 재상으로 있다가 죽는다.
· 평가
결국 연횡책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동원해 상대방을 무너뜨리고 그 후 화친을 통해 진나라를 따르게 하는 것이다. 위에서 보면 장의는 약소국 6개국 연합을 한나라씩 찾아가 협박과 거짓말로 내분, 전쟁을 일으켜 무너뜨리고 난 후에 화친으로 진나라를 섬기게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장의는 '세치의 혀로 세상을 농락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권모술수, 협박, 거짓에 각 나라들은 하나씩 무너져 갔다. 결국 전국시대의 진나라는 통일된 국가(진시황의 진나라)로 가는 한 과정인 것이다 이 연횡책은 후에 '범저의 원교근공책'과 함께 진나라 외교정책의 근간이 된다.
맺음말
우리는 위에서 세치의 혀로 천하를 농락한 사람 '장의'의 연횡책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주나라의 권위가 무너진 전국시대에 각 나라의 왕들은 진나라의 침공을 무서워한다. 이것을 이용하여 소진은 합종을 주장하였고 장의는 연횡을 주장하였다. 소진은 약소국의 연합을 주장하여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장의는 연합된 6개국 연맹을 깨뜨리려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는 것을 보면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않다. 따라서 요즈음 시각으로 보면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나타나는 모사꾼과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장의는 '세치의 혀로 천하를 농락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권모술수, 협박, 거짓에 각 나라들은 하나씩 무너져 갔다. 이러한 사건들을 보면 도덕적으로 굴원의 심정같이 안타깝다. 그러나 이러한 전국시대의 진나라도 통일된 국가(진시황의 진나라)로 만들어져 가는 한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후에 장의의 연횡책은 '범저의 원교근공책'과 함께 진나라 외교정책의 근본이 된다.
※ 다음은 이 글과 관련이 있습니다. 6개국 통합 재상 소진의 합종책, 추자고, 두현량, 연나라 이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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