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서 복수, 오부차·월구천 와신상담, 굴묘편시, 일모도원, 서시효빈

지난번에는 복수의 화신 오자서와 손자병법에 대하여 살펴보았으나 지면에 부족하였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계속 이어서 오자서의 복수와 오부차·월구천의 와신상담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오자서는 손무와 함께 합려를 도와 나라를 튼튼하게 만든다. 그 결과 합려가 춘추오패로 등극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우선 오·초전쟁과 오자서의 죽음 이야기를 고사성어를 중심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오·초 전쟁

오나라는 오자서와 손무가 합려를 도와 다가올 초나라와의 전쟁을 대비한다.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여 민심을 얻고 경제를 부유하게 만들며 군대를 확충하고 훈련에 만전을 기한다. 그리고 외교에는 당과 채나라와 동맹을 유지한다. 또한 월나라(당시 월왕은 윤상)를 공격하여 배후를 튼튼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국경에서 사소한 분쟁이 벌어진다.  BC 506 오나라는 군대를 일으켜 국경을 따라 진군하여 가다가 갑자기 나타나 초나라를 공격한다. 5전 5승 끝에 수도 영을 함락시킨다. 초나라 소왕은 도망 다니게 된다. 

 

· 오자서의 복수

오자서는 초평왕에 대한 복수를 결심한 16년 만에 드디어 초나라 수도를 함락하였으나 이미 초평왕은 죽고 없었다. 그래서 그는 초평왕의 무덤을 파고 시체를 꺼내어 300대의 회초리를 때리고 복수를 한다. 여기에서 "굴묘편시(掘墓鞭尸)"라는 고사성어가 유래된다. 이것을 보고 그의 친구 신포서가 시를 써서 비난하지만 오자서는 "나의 해는 지고 갈길은 먼데 도리에 역행할 수밖에 없었다.(日莫途遠 倒行而逆施之 일모도원 도행이역시지)"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날은 저물고 갈길이 멀다.'는 의미로 "일모도원(日莫途遠)"이라는 고사성어가 유래되었다. 그 후 신포서는 진(秦)나라로 도망을 간다.

 

· 신포서의 반격 

진나라로 도망간 신포서는 진나라 애공을 찾아간다. 7일 동안 울면서 애원하여 그로부터 전차 500승과 병사 5만 명을 지원받아 초나라를 지원하려고 출동한다. 한편 합려의 동생 부개가 반란을 일으킨다. 그 결과 오나라는 어쩔 수 없이 철군을 결정하게 된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 오나라 태자 부차(합려의 아들)가 다시 초나라를 공격하니 수도를 '영'에서 '악'으로 천도한다.

 

 

와신 상담(臥薪嘗膽)

· 오 부차의 와신

오나라는 오자서와 손무로 인해 나라가 부강해지고 군사력이 강대하여져서 주위 나라를 정복하여 나간다. 그 결과 초나라, 제나라, 월나라까지 복종시켜 나간다. 오왕 합려가 월왕 윤상의 장례에 월나라를 치다가, 고소산 전투(BC 496)에서 월왕 구천의 책사 범려의 활약(사형수 자살특공대를 이용)으로 대패한다. 이때 합려는 손에 큰 부상을 입고 패혈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아들 부차는 가시가 많은 장작나무 위에서 잠을 자면서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한다(와신 臥薪). 오왕 합려를 춘추오패로 보는 사람도 있다.(순자는 춘추오패를 '제 환공, 진 문공, 초 장왕, 오 합려, 월 구천'으로 본다.). 그 후 오 부차는 오자서의 도움으로 힘을 키워 나간다.

 

· 하늘이 준 기회

 한편 오나라 부차의 복수가 두려운 월왕 구천은 먼저 오나라를 공격하려고 하자 범려가 이를 말린다. 그러나 월 구천은 결국 공격을 하여 부초산 전투(BC 494) 에서 대패하고, 패잔병 5천과 함께 회계산에서 포위당하게 된다.  이때 월나라 대부 문종이 나서 오나라 간신 백비를 통해 뇌물을  주고 화친을 청한다. 이때 오자서는 "하늘이 준 기회이니 화친을 받아들이지 말고 구천을 죽이라."라고 말하나, 오왕 부차는 오자서의 말을 듣지 않고 간신 백비의 말을 따라 월나라 구천을 살려준다. 이와 같이 하늘이 준 기회를 놓치게 되는 역사적인 일이 있다. 그것은 '홍문의 연'에서 항우는 범증의 말을 듣지 않고 유방을 살려주어 '유방을 죽일 수 있는 하늘이 준 기회'를 놓치게 된다.

 

· 월 구천의 상담

월왕 구천은 범려와 같이 포로가 된다. 월 구천은 묘지기로 지내거나, 말관리하는 종노릇을 하면서 3년 동안 온갖 고생을 한다. 그러던 중 부차가 병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범려는 월왕 구천에게 부차를 찾아가 병을 알아본다고 말하며 범려의 변을 많이 맛을 보고 먹어라고 말해 준다. 이에 구천은 부차의 변을 맛을 본다. 嘗糞得信(상분득신)  '똥을 맛보고 믿음을 얻는다'는 의미의 고사성어이다. 그 일이 있은 후에 오 부차는 몸이 회복되자 구천을 믿고 풀어준다(BC 490). 고향으로 돌아온 월왕 구천은 잠자리 옆에 쓸개를 매달아 놓고 매일 핥으면서 복수를 다짐했다(상담 嘗膽). 10년 후 월왕 구천은 드디어 복수를 하게 된다. 이와 같이 '와신상담'은 오 부차의 '와신'과 월 구천의 '상담'이 합쳐서 된 말입니다.  

 

 

오자서의 죽음

제나라를 공격한 후에 중원의 패자가 되고 싶은 오왕 부차를 돕는 오자서는 항상 뒤에 있는 월나라가 걱정이 되었다. 오자서는 '월나라 구천은 밥을 먹는 데 한 가지 반찬만 해서 먹는다.', '출산장려책을 실시하고 있다.'라는 소문을 듣게 된다. 그는 오왕 부차에게 먼저 월나라를 치라고 말한다. 그러나 오왕 부차는 오자서의 말을 무시한다. 이때 간신 백비에 의해 오자서는 점점 오왕 부차와 멀어져 가고 있었다.  

 

· 월 구천의 애첩 서시

 월왕 구천은 미녀 '서시'와 '정단'을 미인계로 오왕 부차에게 보낸다. 이때도 오자서는 "정단은 받고 서시는 받지 마라"라고 간하였으나 오부차는 듣지 않는다. '정단'은 성 하나정도 망하게 하는 미색이고, '서시'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미색이였다. 그 결과 오나라 부차는 애첩 서시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고, 궁궐을 짓는 등 국고를 탕진한다. 애첩 서시는 오나라가 망하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월나라 미녀 서시와 관련된 고사성어로 西施效嚬(서시효빈)이란 말이 있다. 월나라 아름다운 미녀 서시는 어릴 적부터 병이 있어 통증이 오면 눈을 찡그리는데 이를 본 추녀 오시가 따라 했으나 남자들이 좋아하지 않았다. 즉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것'을 비판하는 고사성어이다.

 

· 오자서의 죽음

나라가 점점 약해져 가는 것을 본 오자서는 위기를 느낀다. 그래서 제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을 때, 아들을 포씨 집안에 맡기고 돌아온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게 된 간신 백비는 왕 부차에게 "오자서는 제나라로 도망치려고 아들을 두고 왔다"라고 중상모략을 한다. 결국 오왕 부차는 자살을 하라고 칼을 내린다. 오자서는 죽으면서 저주를 한다. 오왕 부차를 넣을 관을 짜는 데에 사용하는 가래나무를 나의 무덤 위에  심고, 두 눈을 뽑아 '월 구천이 오나라를 침공하는 장면'을 볼 수 있도록 월나라 방향의 성문에 걸어 달라고 유언을 남긴다. 그 말을 전해 들은 오왕 부차는 화가 나 시체를 자루에 넣어 강물에 빠뜨린다. 오자서가 죽고 나자 예언대로 월왕 구천은 오나라를 공격하여 부차를 사로잡는다. 그리고 "과거 나를 살려 주었으니 나도 그것에 보답하여 곤장 100대로 살려 주겠다"라고 말하니 이에 부차는 부끄러워 자결을 한다. 드디어 오나라는 멸망하게 된다.

※ 이 글과 관련이 있는 글입니다. 처세술 범려와 춘추오패 월왕 구천, 고소산, 회계산, 상분득신, 토사구팽

처세술 범려와 춘추오패 월왕 구천, 고소산, 회계산, 상분득신, 토사구팽

 

맺음말

여기에서는 오자서의 복수와 오부차·월구천의 와신상담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고향 초나라에서 초 평왕으로 인하여 아버지와 형은 죽임을 당하고, 오자서는 죽음을 피해 도망쳐 여러 나라를 전전하게 된다. 그 후 오나라 공자 광을 만나 손무와 함께 그를 도와 부국강병으로 나라를 강하게 만든다. 그 결과 합려가 춘추오패로 등극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사람 보는 능력이 뛰어난 그가 자기가 추천한 간신 백비에 의해 모함당해 죽게 되는 것을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여기에서는 '적재적소에 사람을 잘 써야 한다는 것', 그리고 '간신을 가까이하고 충신을 멀리하면 그 결과가 비참하게 끝난다'는 것도 잘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는 현대사람에게  많은 귀감이 된다. 다음에는 처세술의 대가 범려와 월왕 구천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