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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사마천 사기

처세술 범려와 춘추오패 월왕 구천, 고소산, 회계산, 상분득신, 토사구팽

by 이야기마을촌장 2023. 11. 18.

범려는 초나라 완지 사람으로 정치, 군사 등에 뛰어나 월왕 구천의 책사가 되었습니다. 그는 오나라와의 전쟁을 통해 월왕 구천이 다섯 번째 춘추오패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세운다. 또 그는 기발한 계책과 탁월한 추진력으로 월왕 구천을 위기에서 구해낸다, 심지어 월왕 구천이 오나라의 포로가 되었을 때에는 같이 포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탈출 방법도 기이하다. 특히 범려는 물러나야 할 때를 정확히 알고 물러난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처세술의 대가 범려와 춘추오패 월왕 구천에 대하여 알아보자.

범려

범려의 출생

범려(범여 BC 517 ~ ?)는 춘추시대 초나라 완지 사람으로 이름은 '여'이고, 자는 '소백'이다. 그는 정치가인 동시에 군인이다. 문종과 함께 월나라 왕 구천의 책사이다. 당시 오자서와 손무의 활약으로 오나라의 힘이 강성하던 시기에 범려는 약한 월나라 왕을 보필하며 국력을 키운다.  

 

 

범려의 활약

· 고소산 전투 자살특공대 계책

고소산 전투(BC 496)에서 월나라 군사가 오나라 군사보다 수적으로 적었다. 이에 월왕 구천의 책사 범려는 사형수들로 조직된 자살특공대를 이용하여 적의 눈앞에서 스스로 목을 베게 한다. 이에 놀라 당황하는 오나라 군사들을 갑자기 공격하여 대승을 거둔다. 이때 합려는 손에 큰 부상을 입고 패혈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합려가 죽은 후 아들 부차가 왕이 된다. 부차는 가시가 많은 장작나무 위에서 잠을 자면서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한다(臥薪 와신).

 

· 회계산 포위당했을 때 간언

오나라의 복수를 두려워하던 월왕 구천이 먼저 오나라를 공격하려고 하자 범려가 이를 말린다. 그러나 월 구천은 결국 공격을 하여 부초산 전투(BC 494) 에서 대패하고, 패잔병 5천과 함께 회계산에서 포위당하게 된다. 신하 문종은 "하나라 탕임금은 하대에 갇히게 되었고, 주나라 문왕은 유리에 갇히게 되었다. 중이(진 문공)은 적나라로, 소백(제 환공)은 거나라로 도망쳤다. 나중에 이들은 천하를 얻게 되었다."라고 말하며 월왕 구천을 위로하였다. 이때 범려는 "나라를 융성하게 하려면 '정도'를, 위기를 극복하려면 '인도'를, 정치를 바르게 하려면 '지도'를 따라야 한다. 따라서 지금의 위기 극복은 '인도'에 따라야 한다"라고 간언 한다. 즉 이 말은 '살기 위해서는 종이라도 되어야 한다.'라는 의미이다. 이 말을 듣고 월왕 구천은 머리를 숙이고 신하를 자청하여 목숨을 구걸한다. 그리고 범려는 문종에게 월나라 내정을 맡기고 월왕 구천과 같이 포로가 된다. 이때 오나라에는 월왕을 죽여야 한다는 처단파(오자서), 풀어 주어야 한다는 석방파(간신 백비)로 나누어져 있었다. 문종은 많은 뇌물을 백비에게 준다. 오왕 부차는 오자서의 말을 듣지 않고 간신 백비의 말을 따라 월나라 구천을 살려준다. 이로써 하늘이 준 기회를 놓치게 된다.

 

· 嘗糞得信(상분득신) 간언

월왕 구천은 묘지기로 지내거나, 말관리하는 종노릇을 하면서 3년 동안 온갖 고생을 한다. 그러던 중 부차가 병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때 범려는 월왕 구천에게 부차를 찾아가 병을 알아본다고 말하며 범려의 변을 맛보고 먹어라고 말해 준다. 이에 구천은 부차의 변을 맛을 본다. '嘗糞得信(상분득신)', '똥을 맛보고 믿음을 얻는다'는 의미의 고사성어이다. 그 일이 있은 후에 오 부차는 몸이 회복되자 구천을 믿고 풀어준다(BC 490).

 

 

오나라의 멸망

· 10년간 준비 

고향으로 돌아온 월왕 구천은 잠자리 옆에 쓸개를 매달아 놓고 매일 핥으면서 복수를 다짐했다(상담 嘗膽). 이와 같이 '와신상담'은 오 부차의 '와신'과 월 구천의 '상담'이 합쳐서 된 말입니다. 오나라는 간신 백비의 모함으로 오자서가 죽고 나자 국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월 구천은 오 부차에게 거짓 충성을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범려와 문종의 도움을 받아 계속 나라의 힘을 키운다. 그리고 오나라를 무너뜨리는 계략을 계속 진행한다.

  • 뇌물 상납 : 오나라 신하 백비에게 계속 뇌물을 보내어 오자서와 이간질을 한다.
  • 미인계 : 3년 동안 월나라 미인 서시장단에게 스파이 훈련을 시키고 오나라 부차에게 애첩으로 보낸다.
  • 국고 낭비 : 고소산 궁궐, 영암산 별궁공사, 대규모 운하 건설 등 과도한 건축사업을 시행한다.
  • 전쟁 유도 : 제나라와 전쟁을 하도록 부추긴다.

· 하늘이 준 기회

드디어 오나라 왕 부차가 정예군을 이끌고 북상하여 제후들의 모임인 회맹에 참석하러 간다. 그래서 오나라에는 군사가 없이 텅 비게 된다. 이때를 범려는 '하늘이 준 기회'라고 말하며 공격을 시작한다(BC 482). 결국 먼 길을 돌아오는 데 지친 오나라는 패배하게 된다. 어쩔수없이 부차는 백비를 보내 화친을 요청한다. 그로부터 1년 뒤 다시 월나라는 오나라를 침공하여 결국 부차는 항복하게 된다. 또 부차는 화친을 청하지만 범려는 회계산의 치욕을 상기시키며 화친하지 말고 죽여야 한다고 간언 한다. 그 결과 월왕 구천은 "과거 나를 살려 주었으니 나도 그것에 보답하여 곤장 100대로 대신하겠다."라고 말한다. 이에 부차는 그 말을 듣고 부끄러워 자결을 한다. 드디어 오나라는 멸망하게 된다. 이와 같이 범려는 문종과 같이 월왕 구천을 도와 그가 중원의 패자가 되도록 하는데 많은 공을 세운다. 한편 월왕 구천을 춘추오패로 보는 사람도 있다.(순자는 춘추오패를 '제 환공, 진 문공, 초 장왕, 오 합려, 월 구천'으로 본다.). 

 

 

월나라 떠난 범려 

· "功遂身退 千之道(공수신퇴 천지도)"

오나라가 망하고 나자 월왕 구천은 "천하를 이분하여 같이 다스리자."라고 범려에게 말한다. 이 말을 들은 범려는 '이제 때가 되었다'라고 판단한다. 떠나기 전에 먼저 문종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문종은 떠나지 않고 남아 결국 간신들의 모함으로 자결을 하게 된다. "兎死狗烹(토사구팽)" : '사냥철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 삶아 먹는다.', "功遂身退 千之道(공수신퇴 천지도)" <도덕경 7장> '공을 이루면 물러나는 것이 도리이다.' 범려는 이러한 말을 남기고 몰래 월나라를 떠난다. 대표적인 토사구팽의 예로는 한신이 있다, 괴철(괴통)은 한신에게 천하를 삼분하자(항우, 유방, 한신)라고 말하며 독립하라고 유혹하지만 한신은 주군 유방과의 의리 때문에 거절한다. 그러나 결국 한신은 토사구팽 되어 소하에 의해 유방의 부인 여태후의 손에 목이 잘려 죽게 된다. ※ 상세한 내용은 소하 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도주지부 범려 

월나라를 떠나 제나라로 도착하게 된 범려는 농사를 지어 많은 재물을 모은다. 이를 알게 된 제나라 군주는 범려를 재상으로 시키려 한다. 이에 범려는 제나라를 떠나 도나라로 간다. 그곳에서는 이름을 도주공으로 바꾸고 장사를 하여 많은 돈을 번다. 후세에 중국 상인들은 그를 '장사의 신'으로 칭송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사기> 월왕세가 범려이야기 화식열전에 기록되어 있다. 범려는 19년 동안에 '3번 크게 성공하고 3번 나누어 준다', 즉 '三聚三散(삼취삼산)'하였다 한다. 또 그를 '도주지부'(큰 부자) 범려라고 하였다. 그후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유유자적하며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 이 글과 관련이 있는 글입니다. 오자서 복수, 오부차·월구천 와신상담, 굴묘편시, 일모도원, 서시효빈

 

오자서 복수, 오부차·월구천 와신상담, 굴묘편시, 일모도원, 서시효빈

지난번에는 복수의 화신 오자서와 손자병법에 대하여 살펴보았으나 지면에 부족하였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계속 이어서 오자서의 복수와 오부차·월구천의 와신상담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bong3614.tistory.com

 

맺음말

여기에서는 처세술의 대가 범려와 월왕 구천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범려는 문종과 같이 구천이 다섯번째 패자가 되는 데에 큰 공을 세운 사람이다. 범려는 시기에 맞는 적절한 해결책을 생각해내어 바로 실천한다. 특히 그는 물러나야 할 때를 정확히 알고 물러난다. 현재에는 물러날 때 물러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키는 고위직 사람들이 있다. 물러날 때가 범려 같이 깨끗하고 시의적절하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을 수 있으며, 본인 또한 유유자적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앞을 내다보는 처세술과 재물도 나누어야 할 때를 정확히 알고 나누어 주는 마음 이러한 것들은 지금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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