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하(? ~ BC 193)는 유방과 같은 고향 패현 사람으로 하급관리 도필리로 출발하였으나, 나중에 유방의 책사가 되어 한나라 건국에 기초를 닦은 건한삼걸(소하, 장량, 한신) 중에 한 사람이 된다. 그는 법률에 통달하였으며 항상 유방의 곁에서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서는 유방의 책사로서 그리고 한나라의 이인자로서 한고조 유방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도록 처신을 하였던 '소하'의 생애와 업적, 그리고 한신과의 관계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소하의 업적
· 진나라 법령과 도서 보관
탁월한 행정가로 진나라 관리가 소하를 등용하려 하자 소하는 무너져가는 진나라의 관리가 되는 것을 거절한다. 그리고 유방이 진나라 도읍지 함양에 입성 시 다른 사람들은 재물을 탐내어 창고로 제일 먼저 갔으나, 소하는 진나라 승상부 기록보관소로 가서 법령과 도서들을 가져와 숨긴다. 그 결과 항우가 함양을 불 지르고 서초패왕이 되어 고향 서초로 가자, 소하는 숨긴 법령과 도서로 민심을 파악하여 백성을 다스리고 한나라의 기초를 닦는 데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 '구상률' 선포
소하는 진나라의 법률을 참고하여 나쁜 점을 개선하고 다시 고쳐 '구상률'이라는 법령을 선포한다. 이는 420년 동안 한나라를 다스리는 기본 법이 된다.
· 유방의 배경
항우가 함양을 불태우고 관중 땅을 삼진으로 3 등분하여 평정하고 서초패왕이 될 때 유방은 파, 촉지방을 소하에게 맡긴다. 소하는 파, 촉지방에서 전쟁에 필요한 물자와 군사를 계속 공급하여 유방이 전국을 통일하여 한나라를 세우게 되는 데에 큰 배경이 된다.
소하의 처신술
· 유방의 의심병
유방은 항상 뒤에서 후원을 하고 배경이 되는 소하를 늘 의심하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처음 파, 촉지방을 맡겼을 때에나, 그 후 관중지방을 맡겼을 때에도 행정이나 일처리를 잘하여 백성들의 칭찬이 자자하고, 뒤에서 든든하게 배경이 되어주었기 때문에 혹시 나쁜 마음을 먹을 까봐 늘 의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하는 항상 이인자로서 한고조 유방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처신을 한다. 다음은 소하가 유방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처신한 것이다. 1. 유방이 소하를 점점 의심을 하자 소하는 자기 식솔들 중에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뽑아 전쟁터에 있는 유방에게로 보낸다. 2. '진희의 반란'으로 한신이 모반의 조짐이 보이자 소하는 한신을 불러 여태후가 죽이게 만들어 토사구팽 당하게 만든다. 3. 또 유방이 의심을 하자 자기 재산을 털어 군비에 보탠다. 4. 경포(영포)가 모반을 하여 한고조가 진압하러 가자 소하는 땅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백성들이 자기를 미워하게 만든다. 이와 같이 소하는 한고조의 의심을 풀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하여 왔다.
· 논공행상시 처신
유방이 황제가 되어 논공행상을 할 때 소하를 1등으로 봉하고 식읍을 가장 많이 주자, 신하들은 수많은 전쟁에 참여하여 많은 공을 세운 조참을 1등으로 생각하고 불만을 가진다. 이때 소하는 나서지 않고 그냥 아무 말없이 기다린다. 이때 신하 '악군'이 나서서 "앞으로 나라를 온전하게 보전하려면 조참보다 소하가 더 필요하다."라고 간한다. 그제야 소하를 일등공신으로 삼고, 한신을 초왕, 팽월을 양왕으로 삼고, 옹치를 십방후로 삼는다. 옹치는 한때 유방을 배신하기도 하였고, 거병에도 반대하였다. 그런데 옹치를 벌하지 않고 상을 주는 것은 논공행상의 불만으로 반란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장량의 계책이었다.
※ 옹치의 배신 : 옹치는 유방의 같은 고향 패현사람이다. 유방은 봉기 초기 풍읍을 근거지로 삼고 옹치에게 맡긴다. 유방이 원정을 떠나자 위나라 주불이 옹치를 위협을 한다. 결국 옹치는 유방을 배신하고 위나라로 귀의를 한다. 그 결과 유방은 근거지를 잃게 된다. 이에 유방은 항량에게 병사 5천 명과 장수 10 명을 얻어 다시 풍읍을 되 찾는다. 이때 옹치는 도망을 갔으나 나중에 다시 유방을 찾아온다. 유방은 고향 사람 옹치를 다시 받아 준다. 결과적으로 옹치의 배신으로 유방은 항량을 만나게 된다.
· '국사무쌍', '성소하역패소하'
한신은 처음에 항우를 찾아 가나 의장대에 배치하자 불만을 가져 항우를 떠나 유방을 찾아간다. 그러나 소하는 한신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유방에게 천거한다. 그러나 유방도 그를 하급관리인 군량미 담당으로 임명하자 한신은 불만을 가지고 떠난다. 이에 소하는 한신의 뒤를 쫓아 그를 찾아간다. 한신을 데리고 돌아오자 유방은 그를 의심하여 "그대가 도망갔다던데 어디로 갔는가?"라고 묻는다. 이에 소하는 "천하제일의 귀재를 찾으려 갔습니다. 그가 바로 한신입니다. 주군께서 천하를 품으시려면 그를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즉 소하는 유방에게 한신을 천거하면서 “지어신자 국사무쌍( 至如信者 國士無雙, 나라안의 선비 중 한신에 비견할 자는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국사무쌍'이라는 말은 '나라의 둘도 없는 뛰어난 인재'라는 뜻으로 한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유방은 한신을 바로 대장군에 임명한다. 이와 같이 소하는 한신을 대장군으로 천거하여 만든 사람이다. '진희의 모반' 때 한신이 약간의 모반의 조짐이 보이자, 유방은 그를 없애려고 궁으로 부른다. 그러나 한신은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부름에 응하지 않는다. 이에 소하가 부르자 한신은 궁으로 들어온다. 이때 여태후가 그를 잡아 죽인다. 결국 한신은 토사구팽 당하게 된다. 여기에서 "성소하역패소하(成蕭何亦敗蕭何)" 한신이 성공하여 고을을 세운 것도 뒤에 속아서 죽은 것도 모두 소하 때문에 일어났다. 즉 "성공과 실패가 모두 한 사람에 의해서 비롯되었다."라는 의미의 고사성어가 유래하게 된다.
· 말년의 처신
소하는 집이나 논밭을 살 때에도 항상 한적한 외따로 떨어진 곳에 있는 것을 산다. 왜냐하면 자손이 현명하면 검소한 것을 본받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권력자에게 빼앗기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후 그의 자손들은 어려움을 피하여 재산을 잘 유지하게 된다.
후세의 평가
사마천은 사기에서 "소하는 진나라 때는 하급관리인 도필리로 빛을 보지 못하였으나 한나라가 흥하였을 때에는 관중땅 굳게 지키며 유방의 든든한 배경 되었으며 새로운 법령 '구장률'을 만들어 한나라의 기초를 만들었다. 그 후 한나라에서 한신, 경포 등은 모두 죽었으나 소하는 처신을 잘하여 군신 중에 으뜸으로 그 명성이 후세에 길이 빛나게 되었다."라고 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사마천은 "주나라 무왕이 나라를 건국할 때 무왕 곁에서 도운 친구 '광요', '산의생' 같은 사람이다."라고 소하를 평가한다. 즉 소하는 이인자로서 처신을 잘하였고 국가운영체제의 기초를 잘 닦았다. 그 뒤에 소하가 죽고 난 후 조참이 재상이 된다. 조참은 소하가 만든 법은 명료하고 잘 되어 있어 그대로 집행만 하여도 나라가 원할이 운영되므로 새로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소하는 유방의 곁에서 한나라를 건국하는 기틀을 세우고 지원하는 배경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그는 항상 유방의 눈에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을 계속한다. 그러한 그들의 관계를 살펴보면 유방은 리드로서 약간은 부족하지만 밑의 신하들의 말을 잘 받아들여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소하, 장량, 한신 같은 사람을 부하로 두게 된다. 그 결과 전국을 통일하여 한나라를 건국하게 된다. 그리고 소하는 의심 많고 약간 부족하지만 인간적인 유방을 믿고 충성을 다 한다. 심지어는 약간 비굴하다고 느껴질 만큼 이인자로서 자기 위치를 지키며 처신을 한다. 오늘날 현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러한 소하 같은 처신을 하여야 할 때도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리드로서 앞으로 많은 역경을 헤쳐나가려면 항상 이인자로서 행동하는 것은 한 번쯤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은 유방에 관한 글입니다. 천하 통일한 한고조 '유방'과 건한삼걸(장량, 소하, 한신), 여치, 하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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