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오패 '초장왕'과 불비불명, 절영지연, 문정경중, 음덕양보, 투월초

여기에서는 도의와 명분 그리고 힘까지 갖춘 정복군주 초성왕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그가 왕이 되어 권력을 잡고 나라를 안정시켜 나아가 춘추오패가 되는 과정에는 많은 이야기와 고사성어가 있다. 오늘 여기에서는 초장왕의  배경과 권력을 잡는 과정, 힘을 가진 정복군주로 중원의 패자가 되는 과정에 얽힌 이야기나 고사성어를 중심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배경

초나라는 계련이 시조인 남방 오랑캐의 나라이다. 초장왕의 할아버지는 성복전투에서 패전하여 아들 상신(초목왕)이 포로로 잡히자 곰발바닥 요리를 하여 바쳤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목을 메어 자살한 초성왕이며, 아버지는 초목왕이다. 초장왕(BC ? ~ BC 591)은 어려서 왕이 되었다. 그러나 왕자 섭이 반란을 일으켜 인질이 되어 잡혀있다가 풀려난 적도 있었다. 이와 같이 권력을 잡기 전에는 항상 불안에 떨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간신과 충신을 구별하여야 했다. 

 

 

왕권 강화

· '오거'와 '소종'

초장왕은 "누구든지 짐에게 간언하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라고 명한 후에 계속 정사를 돌보지 않고 연회만 한다. 3년정도 지난 후 어느 날 신하 오거가 수수께끼를 낸다. "전하 오색찬란한 새가 나무 위에 앉은 지 3년이나 되었는데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습니다. (三年不飛 又不鳴 삼년불비 우불명) 이 새는 무슨 새입니까?"라고 질문을 한다. 이에 초장왕은 "삼 년 동안 날지 않았으니 한번 날아오르면 하늘을 찌를 것이고, 삼 년 동안 울지 않았으니 한번 울면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다. (飛將沖天 鳴將驚人 비장충천 명장경인) "라고 대답한다. 여기에서 不飛不鳴(불비불명)이란 고사성어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후에도 초장왕은 계속하여 방탕한 생활을 하자 이번에는 소종이 목숨을 걸고 울면서 "이 한 몸 죽어 임금을 깨우치는 것이 내가 바라는 바입니다."라고 간언을 한다. 드디어 초장왕은 충신 오거와 소종을 중용하고 간신들을 축출하며, 사치와 아첨을 일삼는 후궁 정희, 채녀를 버리고 충심으로 간언을 하는 번희를 정실부인으로 삼는다. 이와 같이 현명하고 준비성이 철저한 군주 초장왕은 왕권을 강화하고 나라를 안정시킨 결과 귀족세력은 점점 몰락하게 된다.

※ 해학과 풍자의 달인 순우곤 - 불비불명, 일비충천 일명경인, 추기, 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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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와 덕목을 갖춘 정복군주

초장왕은 왕권을 강화하고 나라를 안정시킨 후, 주위 여러 나라( 용, 송, 육혼, 서, 진(陳), 정, 진(晉) 나라)를 차례로 굴복시켜 나간다. 마지막으로 진나라까지 굴복시킨 초장왕은 춘추시대 패자로 등극한다. 또한 초장왕은 군주로서 힘뿐만 아니라 춘추오패로서의 도의와 덕목도 갖추었다. 그에 관한 이야기를 알아보자

 

· 絶纓之宴(절영지연)

투월초의 반란을 진압하고 난 후에 펼쳐진 축하연에서 초장왕은 애첩 허희에게 술을 돌리라고 명하고 모두 술에 취해있을 때 갑자기 바람이 불어 촛불이 꺼지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허희를 껴안고 건드려서, 허희는 그 사람의 관끈을 끊어 가지고 와 울면서 초장왕에게 말한다. 이때 초장왕은 즉시 "불을 밝히지 말고 모두 관끈을 끊고 마음껏 즐기라, 만약 관끈을 끊지 않으면 나를 거역하는 것으로 알겠다."라고 말한다. 그 후 시간이 지나 정나라 정벌 때 당교가 선봉에서 큰 공을 세운다. 이에 초장왕은 상을 내리려 하자, 당교는 그날 축하연에서의 범인인 자신이라고 밝히며 상을 거부한다. 즉 絶纓之宴(절영지연)은 '남의 잘못을 관대히 용서해 준다, 힘든 일에서 구해주면 반드시 보답을 한다.'라는 뜻의 고사성어이다.

 

· 問鼎輕重(문정경중)

초장왕이 군대를 몰고 주나라 수도 낙양 근처에서 무력시위를 한다. 그러자 주 정왕은 왕손만을 보내어 노고를 치하하면서 그를 달래려고 한다. 그때 초장왕은 왕손만에게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발이 9개 달린 솥(구정)의 무게와 크기를 묻는다. 그러자 왕손만은  "솥의 무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덕이 중요하며 아직 덕이 주나라에 있다"라고 대답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초장왕은 인정하고 즉시 물러난다. 이 고사성어는 '솥의 크기나 무게를 묻는다'는 뜻으로 '천하를 차지하고 황제의 자리를 노린다'는 뜻이다. 

 

· 투월초의 반란

초장왕은 즉위 초 귀족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위씨 일가를 중용하고 투씨 일가는 차별을 하여왔다. 그 결과 불만을 가진 투월초가 위가를 살해한 후 반란을 일으킨다. 투월초는 원래 백발백중의 명사수이다. 반란전쟁 중에 장왕의 수레덮개와 북을 명중하자 이에 놀라 장왕은 황호로 후퇴한 적도 있다. 결국 장왕은 명궁인 양유기를 시켜 반란을 진압하고 투월초는 죽고 멸문지화를 당한 게 된다.

 

 

손숙오 등용

초장왕은 손숙오를 등용하여 어진 정치를 펼쳐 백성들의 질서(장유유서)를 바로잡아 간신과 도둑이 없어지게 만들었다. 손숙오는 토지를 개간하여 세수를 늘리게 하고, 무거운 화폐를 원래 가벼운 화폐로 바꾸어 유통을 편하게 만들어 나라의 경제를 부유하게 한다. 그리고 "수레를 높게 하려면 문지방도 높여라"라고 간언하여 백성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었다. 따라서 초장왕은 손숙오를 "제환공 때의 관중, 초성왕 때의 자문에 비하는 사람이다."라고 하며 자랑하였다.

 

· 陰德陽報(음덕양보)

하루는 손숙오의 얼굴빛이 어두워서 어머니가 그 연유를 묻자 손숙오는 쌍두사( '쌍두사를 본 사람은 그 자리에서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를 보았는 데, 다른 사람이 뱀을 보고 죽을 까봐 얼른 뱀을 죽여 땅에 묻었다고 한다. 이에 어머니는 陰德陽報(음덕양보)이니 너무 걱정을 하지 말라고 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한 선행은 하늘이 보답을 한다.'는 뜻의 고사성어이다. 

 

· 손숙오의 유언

손숙오는 죽을 때  "초장왕이 땅을 주려고 하면 받지 말고, 그래도 꼭 주려고 하면 황무지 땅을 받아라."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긴다. 손숙오가 죽고 초장왕은 상을 주었는 데, 아들은 침구(황무지 땅)를 받는다. 그 결과 땅이 너무 척박하여 아무도 탐을 내지 않는다. 그 후에 후손들은 정쟁이나, 전쟁에도 피해 갈 수 있었다. 

※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춘추오패 방랑자 진(晉) 문공, 여희, 1룡 5사, 개자추와 한식, 성복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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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우리는 위에서 도의와 명분 그리고 힘까지 갖춘 정복군주 초성왕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초장왕은 즉위 초에는 많은 위험과 두려움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슬기로운 지혜와 철저한 준비성으로 잘 극복하여 나간다. 그 결과 왕권을 강화하고 유능한 인재 손숙오를 등용하여 나라를 안정시켜, 나아가 주위의 여러 나라를 복속시켜 진정한 중원의 패자가 된다. 우리는 여기에서 힘뿐만 아니라 패자로서 덕목까지도 갖춘 초장왕을 통해, 어려운 난관을 헤쳐나가는 지혜와 철저한 준비성 그리고 과감한 결단력 등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실생활에 적용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