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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한국명작

황석영의 <강남몽> - 현대사를 백화점 붕괴와 관련 다섯 명의 생애로 그림

by 이야기마을촌장 2026. 2. 20.

<강남몽>은 2010년 출간된 황석영의 장편소설로, 1995년 강남의 ‘대성백화점’ 붕괴를 서사의 출발점이자 끝점으로 삼는다. 붕괴 현장에 매몰된 현재에서 이야기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3·1 운동 직후부터 해방·분단·전쟁·군사정변·도시개발을 지나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강남 형성”이라는 축으로 압축해 보여준다. 소설은 다섯 장으로 구성되고, 각 장은 한 인물을 중심으로 그 생애가 어떻게 개발과 권력, 자본의 흐름에 접속했는지를 따라간다.

강남몽

 

작가소개

황석영(1943 ~ )은 소설가로 본명은 황수영이다. 그는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광복 이후 평양을 거쳐 1947년 월남하여 영등포에 정착하여 동국대학교 철학과를 다닌다. 한국 현대사의 폭력과 이산, 세계사의 균열을 서사로 다뤄온 소설가로 유명하다.  1962년 <입석부근>으로 사상계의 신인문학상에 입선하며 등단한 후, 1970년 베트남 참전을 경험으로 한 단편소설 <탑>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단활동을 시작한다. 1989년 방북하였으나 귀국하지 못하고 독일에서 부인, 아들과 함께 정착하였으며, 1991년 독일을 떠나 거처를 미국 뉴욕으로 옮긴다. 1993년 귀국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을 구형받고 1998년 사면 석방되었다. 황석영은 민중 역사대하소설 <장길산>을 한국일보에 연재하였으며, <한씨연대기>와 <삼포 가는 길> 등을 통해 산업화 시대의 노동자와 도시 빈민의 이야기를 그렸다. 주요 작품으로는 <손님>, <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 <강남몽>, <장길산>, <객지>, <삼포 가는 길> 등 수많은 작품이 있다.

 

황석영의 <바리데기> 북한 난민 바리를 통해 본 여성 난민의 생존 서사소설

 

황석영의 <바리데기> 북한 난민 바리를 통해 본 여성 난민의 생존 서사소설

는 2007년 발표된 황석영의 장편소설로, 1990년대 북한의 대기근과 체제 붕괴라는 역사적 현실을 배경으로, 국경을 넘는 여성 난민의 생존 서사를 따라 전개된다. 북한에서 태어난 일곱째 딸 ‘바

bong3614.tistory.com

 

등장인물

· 박선녀: 국밥집 딸로 시작해 여상 재학 중 모델 일을 거쳐 화류계로 들어간다. 룸쌀롱을 경영하며 부동산 투기를 맛보고, 조직폭력배들과 얽힌 세력 관계 속에서 나이트클럽까지 꾸려가다 위기를 맞는다. 중앙정보부 수사관의 도움으로 업장을 정리한 뒤 ‘대성백화점’ 김 회장 김진을 만나 후처가 된다.  · 김진: 가족을 따라 만주로 이주해 일본 헌병대 밀정으로 일하고, 해방 후에는 미군정청 산하 특무기관 CIC 요원이 된다. 전평 탄압, 제주 4·3 항쟁, 여순항쟁 진압, 박정희 좌익혐의 조사·구명 활동 등에 직간접으로 관여하며, 5·16 이후 건설업을 시작해 서초동 땅에 아파트와 백화점을 지어 올린다.  · 심남수: 제대 후 백수로 지내다 부동산업자 박기섭을 만나 강남 개발기의 투기판에 뛰어든다. 제3한강교 건설과 ‘말죽거리 신화’가 시작되던 무렵 돈을 벌고, 청와대가 정치자금 마련을 위해 은밀히 지시한 부동산 투기와 남서울계획 추진 과정의 이익에 관여한다.  · 홍양태: 광주 충장로파의 ‘전설적인 주먹’으로, 1960년대 말 상경해 북창동·무교동 일대에 터를 잡는다. 전통적 주먹질에서 사업과 이권을 좇는 현대적 폭력조직으로의 변화를 주도하지만, 유신체제 이후 ‘사회기강확립’ 국면에서 정치권에 이용당하며 몰락한다.  · 임정아: 대성백화점 지하 아동복 매장 직원으로, 붕괴사고로 매몰된다. 그녀의 부모 임판수와 김점순은 상경해 공사장·공장에서 일하며 살림을 꾸리고, 성남 광주대단지(성남) 사업과 광주대단지 폭동사건을 겪는다. 강남 건설 붐 무렵에는 파출부 일로 생계를 잇는다. 

 

 

줄거리

· 붕괴, 그리고 역순행
1995년 6월 강남의 대성백화점이 붕괴한다. 소설은 이 붕괴를 발단으로 삼아, 붕괴 아래에 깔린 사람들의 ‘지금’에서 출발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다시 붕괴 현장(마지막 생존자 구조 장면)으로 되돌아온다. 

· 박선녀의 상승과 단절
박선녀는 룸쌀롱·나이트클럽을 운영하며 부동산 투기에 손을 대고, 조직폭력배들의 세력다툼 속에서 업장을 지키려 한다. 중앙정보부 수사관의 도움으로 나이트클럽을 정리한 뒤 김진을 만나 후처가 되어 ‘강남 사모님’으로 신분상승을 이루지만, 백화점 붕괴로 끝내 목숨을 잃는다. 

· 김진의 변신과 붕괴
김진은 일제 말 밀정에서 해방 후 CIC 요원으로 옮겨가며, 해방공간과 전쟁, 군사정변 이후의 권력 지형 속에서 굵직한 사건들에 관여한다. 5·16 이후 건설업으로 부를 축적해 아파트와 백화점을 세우지만, 1995년 6월 그 백화점이 무너지면서 ‘성공’의 기반이 붕괴한다. 

· 심남수의 투기 기술
심남수는 박기섭과 함께 강남 개발기의 투기판에서 수완을 발휘한다. 제3한강교 건설과 남서울계획 추진, 정치자금 마련을 위한 투기 실행이 그의 경로를 규정하고, 1970년대 말 특혜분양사건에 휘말리기 직전 정보를 듣고 한국을 떠난다. 십 년 뒤 대학교수로 돌아온 그는 텔레비전 뉴스로 백화점 붕괴를 바라본다. 

· 홍양태의 폭력 산업화
홍양태는 서울 유흥가를 장악하며 폭력조직을 ‘사업’과 ‘이권’ 중심으로 변화시킨다. 강남의 호텔로까지 사업을 확장하지만, 유신체제 종료 뒤 신군부가 사회기강확립을 내세우는 국면에서 변화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치권에 이용당한 채 긴 수형생활에 처한다. 붕괴 당일 그는 카지노에서 가진 돈을 모두 털리고 동생에게 전화를 건다. 

· 임정아 가족의 생존선
임정아는 백화점 지하에서 매몰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임판수·김점순은 상경 이후 광주대단지와 폭동사건, 강남 건설 붐 속 노동을 거치며 하층의 삶을 이어간다. 소설은 백화점 붕괴현장의 마지막 생존자 구조 장면으로 마무리되며, 개발과 축적의 시대가 남긴 잔해 속에서 “살아남는 쪽”의 시간을 끝까지 붙든다. 

 

 

맺음말

황석영 작가의 장편소설 <강남몽>은 1995년 6월, 15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강남의 백화점 붕괴사건으로 멈출 줄 모르고 질주해 온 경제 개발시대의 욕망과 그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소설은 강남 개발 당시의 우리 삶을  '강남의 꿈'을 좇아 달려온 인물 군상의 부침을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강남몽>은 ‘대성백화점 붕괴’라는 하나의 사건을 중심축으로, 다섯 인물의 생애가 어떻게 한국 현대사의 권력·자본·개발의 결합에 연결되고, 그 결합이 어떤 파국으로 수렴하는지를 서사적으로 제시한다. 한쪽에서는 상승과 축적이, 다른 쪽에서는 생존과 노동이 이어지며, 결국 같은 붕괴 현장에 도달한다는 구조가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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