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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한국명작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 우리 이웃들의 삶과 아픔을 그림, 독고와 황근배

by 이야기마을촌장 2025. 9. 18.

2021년에 발표한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은 서울 청파동 골목의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던 독고는 어느 날 70대 편의점 사장 염영숙이 기차 안에서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주고 감사의 표시로 그녀의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거대한 체구에 알코올성 치매를 앓아 과거 기억은 잃었지만, 독고는 어눌한 말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일하면서 편의점을 찾는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그의 진심 어린 태도는 편의점을 중심으로 얽힌 사람들의 삶에 작은 위로와 변화를 선사한다. 이 작품은 2021년에 첫 권이 출간되었으며, 2022년 속편 <불편한 편의점 2>가 이어졌다.

불편한편의점

 

작가소개

김호연(1974 ~ )은 소설가 겸 시나리오 작가로, 2013년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로 등단하여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고려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한 뒤 영화 시나리오 작업과 출판 편집자를 거친 그는 소소한 일상 속 이야기에 유머와 인간미를 녹여내는 작품들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발표한 소설로 <연적>(2015), <고스트라이터즈>(2017), <파우스터>(2019) 등이 있으며,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2021~2022)는 그의 ‘동네 이야기’ 시리즈 중 하나로 꼽힌다.

 

 

등장인물

· 독고: 서울역 노숙자 출신의 남자.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 기억을 잃고 말투도 어눌하다. 우연히 염영숙의 지갑을 찾아준 인연으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다정하고 성실한 성격으로 손님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며 그들을 위로한다. · 염영숙 여사: 70대 편의점 주인이자 전직 교사. 고집스러운 면이 있지만 속은 따뜻하다. 기차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다가 독고의 도움으로 되찾은 뒤, 그에게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한다. 아들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며 이웃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 시현: 20대의 젊은 취업준비생 아르바이트생. 독고에게 친절히 일러주다가 나중에 다른 편의점으로 옮겨간다. · 오선숙: 염영숙 여사의 교회 친구이자 편의점의 50대 생계형 아르바이트생. 평소 아들과 갈등을 겪고 있었으며, 독고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그의 조언으로 아들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간다. · 경만: 편의점 손님으로 자주 등장하는 중년 회사원. 회사 일과 가정의 스트레스를 1+1 도시락 세트로 혼자 풀며 술잔을 기울인다. 독고와 처음에는 서먹해하다가, 독고가 전해준 쌍둥이 딸들의 이야기를 듣고 가족에게 돌아갈 용기를 얻는다. · 인경: 30대 희곡작가. 편의점 맞은편 빌라에서 집필을 하며 살고 있다. 독고의 사연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그를 소재로 희곡 작업을 진행한다. · 민식: 염영숙 여사의 유일한 아들. 편의점을 넘겨받아 가게를 운영하지만 경영에는 소홀하고, 아버지와는 다른 무리한 사업 구상을 한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다 독고와 갈등을 빚는다. · 곽: 전직 경찰 출신의 사설탐정. 민식의 부탁으로 독고를 조사하던 중 독고의 따뜻한 면모에 마음이 움직여, 결국 자신이 직접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해보겠다고 나선다. · 황근배: 2권에서 등장하는 40대 남성. 속칭 ‘홍금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독고와 비슷하게 거대한 덩치를 지녔지만 말이 많고 다소 어수룩하다. 편의점의 새 야간 아르바이트로 들어와, 손님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며 그들을 위로하는 역할을 한다.

 

 

줄거리

제1권

· 지갑을 찾아준 인연
어느 날 염영숙 여사는 고속열차 안에서 자신의 파우치를 잃어버린 것을 깨닫는다. 곧 노숙자 독고로부터 ‘파우치를 찾아두었다’는 전화를 받게 되고, 서울역으로 가서 그를 만난다. 여사는 잃었던 지갑을 무사히 돌려받고,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독고에게 자신의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한다.

· 새로운 아르바이트, 낯선 따뜻함
편의점에 들어온 독고는 커다란 체구와 어눌한 말투에도 불구하고 손님을 친절하게 맞이한다. 예상과 달리 그는 물건 진열을 정리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등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낸다. 알코올성 치매로 인해 과거 기억은 희미했지만, 포근한 인품과 성실한 태도는 점차 손님들과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 손님들과의 만남 – 작은 변화들
편의점을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차례로 이어진다. 20대 취업준비생 시현은 독고에게 편의점 업무를 세세히 알려주며 함께 일한다. 시간이 지나 다른 편의점으로 스카우트되어 떠나지만, 독고와의 시간은 그에게 귀한 경험으로 남는다. 30대 희곡작가 인경은 편의점 맞은편에서 집필을 하며 독고의 일상과 태도에 호기심을 품는다. 그는 독고를 관찰해 결국 희곡 시나리오로 완성한다. 염영숙 여사의 교회 동료이자 50대 아르바이트 오선숙은 아들과의 갈등으로 괴로워하다가 독고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독고는 그에게 “편지를 써보라”라고 조언하고, 오선숙은 그 말을 계기로 모녀 관계 회복의 실마리를 찾는다. 매일 참치김밥 세트와 술로 하루를 달래던 중년 회사원 경만은 처음에는 독고를 귀찮아하지만, 어느 날 독고가 “두 딸이 그를 기다린다”는 이야기를 전하자 큰 깨달음을 얻는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 편의점의 갈등 – 민식과의 대립
편의점을 물려받은 염영숙 여사의 아들 민식은 운영 능력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물건을 공짜로 가져가려 하며 독고와 갈등을 일으킨다. 독고는 단호히 거절하며 “물건을 공짜로 가져갈 수 없다”라고 말한다. 이 일로 민식은 독고를 경계하고, 그를 몰아내려는 생각을 품는다.

· 독고를 둘러싼 조사와 변화
민식은 독고를 감시하기 위해 전직 경찰 출신 사설탐정 을 고용한다. 그러나 곽은 독고를 직접 만나본 뒤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마음을 움직인다. 오히려 조사를 포기하고, 독고의 뒤를 이어 야간 아르바이트를 해보겠다며 나선다. 독고는 점차 사람들 곁에서 신뢰를 얻고, 편의점은 단순한 가게를 넘어 이웃들의 삶을 이어주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 드러나는 과거와 결심
소설의 마지막에서 독고는 서서히 잊고 지내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그는 과거 잘 나가던 성형외과 의사였으나, 대리 수술 중 발생한 의료사고로 인해 가족을 잃고 모든 것을 버린 채 노숙자가 된 사연이 있었다. 과거의 상처와 죄책감 속에 살아온 독고였지만, 편의점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의 인연은 그를 다시 세상과 연결시켜 주었다. 결국 그는 코로나 시국에 의료봉사를 위해 대구로 떠나기로 결심하며 1권의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제2권

· 치매 진단과 편의점의 변화
1년 반 후, 코로나19 시기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편의점 주인 염영숙 여사는 초기 치매 진단을 받고 언니 집으로 내려가 요양을 하게 된다. 그 공백 속에서 아들 민식이 명목상 편의점 대표로 올라서지만, 경영에는 여전히 미숙하고 소홀하다. 실질적으로는 염 여사의 교회 동료인 오선숙이 점장 역할을 맡아 매장을 책임지며 편의점을 이끌어 간다.

· 새로운 야간 아르바이트, 황근배
독고가 떠난 뒤, 새로 들어온 야간 아르바이트는 40대 남성 황근배였다. 사람들은 그의 거대한 체구를 ‘홍금보’라 부르기도 했다. 황근배는 말이 많고 어수룩했지만, 손님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특히 손님들이 고민을 털어놓으면 옥수수 수염차를 권하며 마음을 달래 주는 그의 방식은 독고를 떠올리게 했다.

· 손님들의 사연과 위로의 시간
편의점에는 여전히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드나든다. 코로나로 영업이 어려워진 고깃집 사장은 가게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었지만, 황근배의 위로를 통해 힘을 내기 시작한다. 취업에 실패해 하루하루 편의점에서 시간을 보내던 청년 소진은 황근배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을 다시 돌아볼 용기를 얻는다. 가족 문제로 마음이 무거운 손님들도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작은 위안을 얻는다. 황근배는 자신의 소박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건넸다. 이처럼 황근배는 어수룩한 듯 보였지만, 누구보다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성심껏 들어주고, 그들의 고단한 삶에 조용한 빛을 더해 주는 존재가 된다.

· 민식의 시행착오와 성장
한편 민식은 여전히 경영에 서툴러 실수를 거듭했다. 그러나 황근배의 진정성 어린 태도와 손님들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차츰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게 된다. 그는 점점 변화의 계기를 맞으며, 책임과 성장을 배워 나간다.

· 다시 돌아온 염영숙 여사
결말에서 염영숙 여사는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편의점에 복귀한다. 힘겨운 시간을 이겨낸 그녀는 “다시 일어나 앞으로 걸어가야 한다”는 다짐을 되새기며 청파동 골목길로 나선다. 소설은 이 장면을 끝으로, 삶의 고비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인간의 강인함과 따뜻한 연대의 의미를 잔잔히 전하며 마무리된다.

 

 

맺음말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는 골목의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평범한 이웃들의 삶과 아픔, 그리고 회복의 순간을 따뜻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1권에서는 노숙인 출신의 독고가 손님들과 부대끼며 보여준 따뜻한 시선과 용기가, 2권에서는 새로운 야간 알바 황근배의 어수룩하지만 진심 어린 태도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과정을 통해 ‘작은 친절이 삶을 바꾼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저마다 상처와 고민을 안고 있지만, 편의점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와 변화를 얻는다. 김호연은 이 작품을 통해 “불편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다움과 연대감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독자에게 잔잔하지만 강렬한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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