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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한국명작

황석영의 <바리데기> - 북한 난민 바리를 통해 본 여성 난민의 생존 서사

by 이야기마을촌장 2026. 2. 20.

<바리데기>는 2007년 발표된 황석영의 장편소설로, 1990년대 북한의 대기근과 체제 붕괴라는 역사적 현실을 배경으로, 국경을 넘는 여성 난민의 생존 서사를 따라 전개된다. 북한에서 태어난 일곱째 딸 ‘바리’가 12살의 나이로 가족과 헤어져 중국으로 건너온다. 그 후 기근과 폭력, 인신매매를 겪으며 중국을 거쳐 런던에 이르는 여정을 한다. 작품은 무속신화 ‘바리데기/바리공주’의 핵심 모티프(버려짐·저승길·생명수)를 난민·디아스포라 사건들 속으로 옮겨 넣었으며, 바리가 살아남기 위해 움직일 때마다 세계의 폭력과 마주치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기에서는 황석영의 작품 <바리데기>에 대하여 상세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바리데기

 

작가소개

황석영(1943 ~ )은 소설가로 본명은 황수영이다. 그는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광복 이후 평양을 거쳐 1947년 월남하여 영등포에 정착하여 동국대학교 철학과를 다닌다. 한국 현대사의 폭력과 이산, 세계사의 균열을 서사로 다뤄온 소설가로 유명하다.  1962년 <입석부근>으로 사상계의 신인문학상에 입선하며 등단한 후, 1970년 베트남 참전을 경험으로 한 단편소설 <탑>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단활동을 시작한다. 1989년 방북하였으나 귀국하지 못하고 독일에서 부인, 아들과 함께 정착하였으며, 1991년 독일을 떠나 거처를 미국 뉴욕으로 옮긴다. 1993년 귀국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을 구형받고 1998년 사면 석방되었다. 황석영은 민중 역사 대하소설 <장길산>을 한국일보에 연재하였으며, <한씨연대기>와 <삼포 가는 길> 등을 통해 산업화 시대의 노동자와 도시 빈민의 이야기를 그렸다. 주요 작품으로는 <손님>, <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 <강남몽>, <장길산>, <객지>, <삼포 가는 길> 등 수많은 작품이 있다.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 -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위한 투쟁의 중요성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 -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위한 투쟁의 중요성

황석영의 대하소설 은 조선 후기 17세기 사회적 불평등과 부패가 극심했던 효종, 숙종 때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다. 조선의 3대 도적(홍길동, 임꺽정, 장길산) 중에 하나인 장길산과 그의 동료들이

bong3614.tistory.com

 

 

등장인물

· 바리: 청진에서 태어난 일곱째 딸. 버려졌다가 살아남고, 가족의 붕괴 뒤 탈북·밀항·불법체류를 겪는다.  · 할머니: 바리를 데려와 키우며, 바리의 꿈과 ‘서천길’(생명수 찾기) 여정에까지 영향을 남긴다.  · 칠성이: 집의 개 ‘흰둥이’의 일곱째 새끼. 할머니가 바리와 같은 ‘일곱째’라는 뜻을 담아 이름을 붙인다.  · 현이: 바리의 여섯번째 언니. 할머니·바리와 함께 두만강을 건너고, 중국 은신 과정에서 죽는다. · 소룡 아저씨(미꾸리):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바리 일행을 돕는 조선족 남자.  · 샹 / 쩌우: 중국에서 바리와 얽히며 발마사지 일을 가르치고, 이후 밀항 사건으로 연결되는 부부(쩌우는 ‘형부’).  · 압둘 할아버지 / 알리: 런던에서 바리가 만나는 파키스탄계 가족(압둘은 ‘할아버지’, 알리는 ‘손자’). 바리는 알리와 결혼해 딸 ‘홀리야 순이’를 낳는다.  · 에밀리 / 사라: 런던에서 바리가 출장 마사지로 연결되는 인물들로 남편 알리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줄거리

· 버려진 탄생과 ‘신기’  
바리는 일곱째 딸로 태어나 숲에 버려지지만, 집의 개 ‘흰둥이’가 다시 데려와 목숨을 건진다. 이후 바리는 큰 병을 앓은 뒤 영혼·짐승 등과 소통하는 능력(영매적 감각)을 지닌다. 

· 가족의 해체와 국경 탈출  
북한의 기근이 심해지고, 외삼촌의 탈북/남행 소문이 돌면서 집안은 처벌을 받는다. 아버지는 끌려가고, 어머니와 언니들은 강제 이주로 흩어진다. 남은 바리·할머니·현이·칠성이는 소룡 아저씨(미꾸리)의 도움으로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숨어든다. 


· 은신, 죽음, 그리고 ‘다시 혼자’  
중국에서의 단속을 피해 산속으로 옮겨 숨는 과정에서 현이가 죽고, 할머니도 뒤이어 죽는다. 아버지는 흩어진 가족을 찾으러 다시 북한으로 들어간 뒤 소식이 끊긴다. 바리는 가족을 찾으려 북한에 들어가 보지만 굶주림과 죽음의 현장을 마주할 뿐이며, 끝내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홀로 남는다. 


· 연길·대련과 밀항선  
바리는 연길에서 발마사지 일을 시작해 기술을 익히고, 샹·쩌우를 따라 대련으로 옮긴다. 빚과 폭력 속에서 바리와 샹은 팔려 밀항선에 오르고(쩌우는 배에 오르지 못한다), 감금과 폭력·성폭력이 이어지는 항해 끝에 런던에 도착한다. 


· 런던의 삶, 상실, 서천길, 그리고 결말  
런던에서 바리는 불법체류 신분으로 일하며 압둘 할아버지와 알리를 만나고, 알리와 결혼한다. 9·11 이후 알리의 동생 ‘우스만’이 파키스탄으로 떠나고, 알리도 우스만을 찾으러 파키스탄으로 간다. 그 사이 바리는 딸 ‘홀리야 순이’를 낳는다. 샹이 다시 나타난 뒤 바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는 계단에서 떨어져 죽고 샹은 돈을 들고 달아난다. 절망한 바리는 보름을 앓으며 꿈속에서 죽은 할머니와 칠성이의 안내를 따라 생명수를 찾는 ‘서천’의 길로 들어간다. 이후 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에 갇혀 있던 알리가 돌아오고, 바리는 둘째를 임신한다. 소설은 런던에서 폭탄 테러가 터지는 현장을 맞닥뜨린 바리와 알리가 도망치는 장면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맺음말

위에서 살펴본 황석영의 <바리데기>의 사건들은 ‘버려짐→이산→국경 탈출→밀항→런던의 불안정한 정착→상실→서천길→테러 현장’으로 이어지며, 바리의 생애를 통해 분단과 기근, 세계화 이후의 전쟁과 테러가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밀어붙이는지 보여준다.  결국 <바리데기>는 한 소녀의 개인사를 넘어, 20세기 말과 21세기 초 세계사의 균열을 통과하는 난민의 서사를 기록한 작품으로 오늘의 세계가 안고 있는 분단과 전쟁, 이주와 상실의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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