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대 기서(四大奇書) - 삼국지연의 서유기 수호지 금병매 홍루몽

중국 사대 기서(四大奇書)는 명나라, 원나라 시절의 뛰어난 4개의 걸작 소설 <삼국지연의>, <서유기>, <수호지>, <금병매>를 말한다. 이후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금병매 대신 청나라 때의 걸작 소설 <홍루몽>을 금병매 대신 포함해서 ' 사대 기서(四大奇書)'로 부르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중국 4대 기서에 대하여 저자 및 그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알아보고자 한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중국의 고전 소설로, 후한 말부터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 작품은 부패한 정치로 백성들이 고통받던 후한 말, 황건적의 난이 발생하면서 시작됩니다. 이때 유비, 관우, 장비는 의형제를 맺고 군사를 모아 황건적을 물리칩니다. 이후 각지에서 나타난 영웅들의 각축전이 펼쳐지며, 조조의 위, 유비의 촉, 손권의 오 나라 이렇게 삼국이 형성됩니다. 삼국통일을 위한 치열한 패권 다툼이 펼쳐지다가 마침내 위를 계승한 진나라가 삼국을 통일합니다. 이 작품은 전쟁, 사랑, 우정, 배신 등 다양한 역사적인 인물이 등장하여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또한, 삼국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여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으며, 동시에 작가 나관중의 상상이 첨가되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이 있다. 다른 기서들과는 달리 금서는 아니고 오히려 조선시대에 최고로 인기 있는 책이었다. 사실 촉한정통론에 기반을 둔 <삼국지연의>의 경우 충의라는 유교적 이념을 충실히 살리고 있으므로, 유교를 국가 통치 이념으로 하였던 조선왕조에서 특히 특히 인기가 있었다. 임진록에서도 <삼국지연의> 이야기가 나오고 제갈량, 도원결의, 관우 같은 이야기가 엄청나게 많이 나오며 조선시대 임금들도 신하들과의 어전회의에서 삼국지 이야기를 했다는 기록이 심심치 않게 남아 있다. 또한 민간에서는 2차 창작인 적벽가라는 판소리로도 널리 퍼지기도 한다.

 

 

시내암과 나관중의 <수호지>

<수호지>는 중국의 고전 소설로, 원말 명초의 시내암이 쓰고, 나관중이 손질한 것으로 4대 기서 중의 하나이다. 이 작품은 북송 때 송강을 수령으로 한 108명의 호걸들로 모여진 도둑무리(群盜)가 산둥의 양산박을 근거지로 관(官)과 맞서는 이야기이다. 이들 108명의 과거 경력은 하급관리·무관·시골 학자·농어민·상인·도박꾼·도둑 등 복잡하고 다양하다. 이들은 각자 여러 가지 이유로 속속 양산박에 흘러들어온다. 소설의 마지막에 이들은 양산박을 진압 못한 조정의 귀순책에 속아서 관군으로 전향하여 북방의 요를 치고 다시 강남의 방랍의 난을 평정하다가 전사하거나 흩어진다. 그리고 그중 남은 사람들은 탐관오리에게 독살당하거나 잠적하는 등 비극으로 끝나게 된다. <수호지>는 도적들이 탐관오리에 대항하여 무장단체를 조직하여 조정과 싸운다는 이야기인데, 역모를 미화하고 음흉과 잔학을 가르친다는 이유로 조선시대의 유교사회에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또한 여전사로 싸우는 여장부 이야기, 바느질하는 남자 이야기, 살인· 약탈· 방화와 인육 먹는 이야기, 사소한 이유로 사람을 죽이는 이야기, 여인과 정을 통하는 이야기 등은 조선시대에서는 받아들여 지기가 어려웠다. 또 후반에 조정에 귀순하여 공을 세우기는 하지만 도적들과 역적들의 이야기라서 공식적이 아니라 몰래 암암리에 읽힌 듯하다.

 

 

오승은의 <서유기>

오승은의 작품인 <서유기>는 중국의 고전 소설로, 당나라 황제의 명을 받은 승려 삼장법사가 천축국(인도)으로 불경을 구하러 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삼장법사(현장법사)와 그의 세 제자인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중국에서 천축국까지의 여정을 묘사합니다. 이들은 여행 도중 다양한 사건에 맞닥뜨리게 되며, 그 과정에서 81가지의 고난을 겪습니다. 이들의 여정은 굳이 삼장법사를 호위해 가며 많은 고생을 사서 한다는 점에서, '선한 일’을 하면 할수록 긍정적인 변화가 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손오공은 징벌과 징악의 화신으로, 삼장법사가 요정이나 요괴에게 잡혀 먹힐 위기 때마다 여의봉을 휘둘려 목숨을 구해낸다. 이 작품은 권선징악과 해학을 특징으로 무능하고 부조리한 관료사회에 대하여 풍자로써 비판하고 있다. 깨달음을 향한 영적 여정의 과정을 보여주는 부처의 도와 괴력난신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숭유억불의 유교국가 조선에서 유학자 기준으로 이단의 가르침이 받여 들여지지 않는다. 그리고 온갖 요마가 나오는 이야기이고 주연들까지도 유학자들이 거슬릴 승려 한 명 빼면 모두 다 동물인간이다. 그러나 조선시대 건축에서 궁궐 지붕에 올리는 잡상들 중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들어있는 것을 보면 암암리에 다들 읽었으리라 추정된다.

 

 

소소생의 <금병매>

<금병매>는 중국의 고전 소설로써 송나라 산동성의 동평부 청하현이라는 마을이 배경이다. 주인공인 서문경은 매우 방탕하고 여자관계가 문란한 약방 주인이다. 그는 이웃집에 살고 있는 얼굴이 아름다우나 음탕한 여자인 반금련(떡 장수 무태랑의 아내)을 좋아하여 몰래 그녀와 통정한다. 그녀를 빼앗기 위해 반금련과 짜고 무태랑을 독살한다. 이후에도 서문경은 여러 여인들과의 관계를 즐기며 그의 재산은 점점 늘어갑니다. 그러나 서문경은 지나치게 여자를 밝히는 것과 성욕을 증가시키는 춘약의 과다 복용으로 인해 33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하게 된다. 그가 죽자 서문경의 집안은 몰락하고 그의 여인들은 모두 흩어지게 된다. 이 작품은 당시의 사회 생활상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있다. 또한, 인간의 음욕과 질투 등 인간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너무 야한 성행위를 묘사한 책이라 보수적인 조선시대에는 공식적인 한글 번역서가 없었다. 그러나 허균이 한정록에서 뛰어난 작품이라고 언급한 걸로 보면 암암리에 많은 사람들이 몰래 읽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설근의 <홍루몽>

<홍루몽>은 청나라 시대 금릉(현재의 난징)에 위치한 부유한 가씨 가문에서 벌어진 여러 이야기를 다룬 중국의 고전 소설이다. 영국공 가사의 동생인 가정의 차남 가보옥(남주인공)과 똑똑하지만 몸이 약한 가보옥의 고종사촌 임대옥(여주인공1), 그리고 건강하고 가정적인 이종사촌 설보채(여자주인공2) 이들 세 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씨 가문은 녕국공 가연과 영국공 가원이 공작 위를 받은 개국공신 형제의 후예이며, 다른 유력가문인 사씨, 설씨, 왕씨와 인척관계를 맺으며 번성하여 100년 가까이 부귀영화를 누린다. 그러나 황제의 귀비가 된 가보옥의 누나 가원춘의 친정 나들이를 위해 엄청난 규모의 대관원을 신축한 데다, 가문원들의 지나친 사치, 주색잡기를 포함한 각종 폭정들로 인해 가세는 점점 기울어져 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 가보옥, 임대옥, 설보채의 삶과 그들이 겪는 여러 사건들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이들의 삶을 통해 당시 가부장적 문화가 지배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개인적 욕망과 가치관, 사랑과 이별을 그려내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감정적인 공감을 가져와 메시지 전달력이 좋다. 그리고 작품을 통해 당시 사회적 구조와 가족 제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매우 애독되는 소설이며 내용 자체가 방대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홍학(紅學)'이라는 학문으로 전문적인 연구까지 하고 있는 소설이다. 

 

 

맺음말

우리는 여기에서는 중국 4대 기서에 대하여 저자 및 그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알아보았다. 이 작품들은 드라마틱한 완성도, 주제의식, 문체 등을 포함한 모든 면에서 중국 고전 문학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오늘날까지 사라지지 않고 중국인들의 사상, 관념, 가치, 취향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모두 예술 수준이 매우 높고 세밀한 묘사와 함축된 사상은 독자들로부터 많은 칭송을 받는다. 특히 이 소설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파생 작품은 수 없이 많다. 그리고 이 책들은 지금도 매년 대량으로 팔리고 있으며,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에서도 널리 읽히고 있다. 특히 현대에도 그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