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티벳 사자의 서>에 나오는 가르침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한마디로 말하면 티벳 사자의 서는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 본질을 깨닫게 되는 순간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 열반에 들어갈 수 있으며 그 도달하는 방법에 대하여 가르쳐 주고 있다. 여기에서는 마지막 시간으로 시드파 바르도 단계에서의 환생의 과정과 자궁문 닫기, 존재의 근원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시드파 바르도
· 사후 세계의 바르도체
사자가 두려움 때문에 사흘반 동안 기절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생전의 육체 모습과 닮은 하나의 발광체(바르도체)로 다시 태어난다. 이것을 욕망체, 사념체, 바로도체라 하며 이는 순수한 천안을 가진 사람은 볼 수 있다. 사자는 열넷째 날까지 깨닫지 못하고 방황하여 여기까지 왔다. 따라서 열다섯째 날인 지금이라도 진리를 찾으려고 한다면 밝고 순수하며 티 없이 맑은 텅 빈 충만으로 가득한 무위와 무집착 상태에 마음을 머물게 하여야만 자궁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대자유에 이를 수 있다. 사자는 사후세계 중간상태인 바르도 상태에 있는 것만으로도 카르마의 작용으로 자연적으로 생긴 신통력을 갖게 된다. 사자는 욕망을 초월하지 못하여 안전하지 못하니 신통력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신통력을 가지는 눈에는 1. 본능안, 2. 천안, 3. 법안(천리안), 4, 신안, 5. 불타안(붓다 지혜의 혜안)이 있다. 번뇌를 끊고 대자유를 얻어 해탈하게 되면 6가지 신통력을 가지게 된다.
· 사후 세계 존재의 특징
마하 무드라는 상대성을 초월한 절대 고요의 경지를 말한다. 신경계가 없는 바르도체가 볼 수 있는 유일한 빛은 아스트랄 빛인 자연의 빛으로 회색 황혼 빛이다. 49일 동안은 낮이나 밤에 계속하여 회색 황혼빛이 비친다. 바르도체는 바쳐진 음식물이나 자연의 저장고에서 정기(精氣)만 먹고살며 친구도 없고 카르마에 의해 자신의 길만 가야 한다. 그리고 바르도체는 육체를 찾아 헤매고 다니나 육체에 대한 욕망을 버리고 무욕의 상태에 머물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면 사후세계 윤회의 굴레에서 해방될 것이다.
· 사후의 심판
사자가 사후 죽음의 왕인 염라대왕을 만나면 그는 심판관의 거울을 보고 카르마에 따라 사자를 심판하여 6도 윤회계(지옥, 아귀, 아수라, 축생, 인간, 천상계)를 결정한다. 이때 사자는 순수한 마음과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하면 깊은 명상에서 나오는 투명하고 행복한 빛을 만나 영원한 자유와 깨달음을 얻어 진리를 깨달은 자가 될 수 있다. 이때 진언으로 "온 마니 반메 훔(Om Ma Ni Padme Hum) 오! 연꽃 속의 보석이여!"을 지극 정성으로 외우면 관세음보살의 자비에 의해 번뇌와 죄악이 소멸되고, 온갖 지혜와 진리를 얻게 된다. 그리고 카르마의 힘 때문에 6도 윤회계의 여섯 가지 빚 중에 장차 태어날 장소의 빛이 가장 뚜렷하게 비춘다. 만약 모든 명상 수행의 목표인 태어나기 이전의 근원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다시 태어나는 윤회의 길을 막을 수 있고 완전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환생의 과정
· 자궁문 닫기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 다시 태어나지 않게 아예 자궁문을 닫아 버리는 자궁문 닫기에는 첫째, 텅 빈 세계의 투명한 빛을 명상하여 자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방법과 둘째, 자궁의 문을 닫아 버리는 방법이 있다. 자궁문을 닫아 버리는 다섯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악한 행위를 생각하지 말고 줄곧 선한 행위들을 떠올리며 영혼의 스승을 명상하라.
2. 남녀가 성교하는 환영을 보고 예배를 올리고 영적인 안내를 부탁하기를 결심하라.
3. 탄생에는 네 가지 난생, 태생, 화생(초자연적으로 태어나는 것), 습생이 있는데 이에 집착과 거부감이 들면 결코 집착과 거부감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하고 명심하라.
4. 성교하는 남녀의 모습이 거짓과 환영이라고 생각하고 깨달아라. 깨닫는 순간 자궁문은 닫히게 된다.
5. 마음은 태어나지도 죽지도 않는다. 모든 것은 나의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태어나기 이전의 상태인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상태, 투명하고 진동하는 상태로 두게 하라.
· 6 가지 능력
이러한 번뇌를 벗어나 대자유를 얻어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능력을 얻을 수 있다. ① 눈과 관계되는 천안통 ② 귀와 관계되는 천이통 ③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인 타심통 ④ 기적을 일으키는 능력인 신족통 ⑤ 전생을 아는 능력인 숙명통 ⑥ 번뇌를 끊는 능력인 누진통
자궁문 선택하기
· 사대주 선택
사자가 아직까지 자궁문을 닫지 못하였다면 마지막으로 최상의 가르침에 따라 자궁을 선택하여야 한다. 이때 사대주가 나타나는데 암수 백조가 헤엄치는 호수가 있는 뤼파 동쪽 대륙 동승신주, 암수 말이 풀을 뜯고 있는 호수가 보이는 바람최드 서쪽대륙 서우화주, 암수 소가 풀을 뜯고 있는 다미냔 북쪽 대륙 북구로주는 들어가면 안 된다. 그러나 크고 아름다운 건물이 있는 우리가 사는 대륙인 잠부 남쪽 대륙 남섬부주로 들어가야 한다.
· 사자의 탄생
환생에는 첫째,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인 극락세계로의 초자연적인 탄생과 둘째, 자궁을 통한 인간 세상으로의 탄생이 있다. 이때 애착심과 혐오감을 버리고 편견 없는 마음으로 자궁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요가와 탄트라
· 요가
요가란 높은 신적 본성이 낮은 본성을 이끌도록 하는 것이다. 잘못된 관념이 지배하는 정신적 장애를 무지(무명)이라 한다. 요가를 통해 무지로 어두워진 마음을 투명하게 닦아 낼 수 있다. 이러한 요가는 간다라 수도승인 아상가에 의해 대승불교에 소개된다. 요가의 목표는 무아경의 명상상태에서 투명한 빛을 인식하여 불교에서는 니르바나(열반), 힌두교에서는 묵티에 도달하는 것이다.
· 탄트라
탄트라(tantra)는 BC 2000 ~ 500년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등에서 행해지는 밀교 수행법이나 밀교 수행법을 담은 베다 경전을 말하며 산스크리트어로 정신적인 지식을 뜻하는 tatri 또는 tantri에서 나온 말로 탄트라는 '지식을 넓힌다'는 의미이다. 탄트라는 남신과 여신, 정신과 물질 등 대립적인 것들의 통일을 중요시하며 특히 여신의 신성한 힘 즉 음의 에너지(샥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불교 탄트라는 붓다(오선정불)와 여성 배우자 샥티 사이의 대화 형식으로, 힌두교 탄트라는 시바신과 아내 파르바티와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동양 과학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다.
· 만트라
만트라(진언)는 힌두교에서 말하는 소리의 절대적인 신비한 힘이 담긴 단어로, 대표적인 것으로 "옴"이 있다. 특정한 주파수를 이용하여 원소나 영적 존재를 분해 파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쿤달리니 여신을 깨울 수 있는 만트라 같은 것이 있다.
존재의 근원
· 스승과 제자
스승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첫째, 디비아 우가는 신의 계열 중 가장 놓은 단계의 스승을 말한다. 둘째, 싯다 우가는 가장 영적으로 진화한 인간 존재로 초자연적 싯다의 능력을 지닌다. 셋째, 마나바 우가는 일반 종교 교사로 인간 계열에 속한다.
· 존재의 근원
불교는 영혼설을 부정하고 개체의 불멸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개체는 카르마에 따라 끝없이 변화하는 것이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모든 현상은 본디 마음속에 있으며 실제로는 모습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공간은 무이고 존재하지 않으며 실체가 아니다. 공간은 분별의식 속에서만 존재한다. 이러한 태어남이 없는 하늘공간, 존재의 근원, 존재의 빛, 투명한 빛, 존재 근원의 소리, 행복의 빛, 신성한 진리, 깨달음을 찾는 것이 그 목표이다. 그리고 마음과 물질은 영원히 하나이다. 물질의 본질은 지혜이므로 형태가 없다. 지혜의 본질이 표현된 것이 물질이므로 물질에는 지혜가 깃들어 있다. 따라서 불교는 최고신을 부정하고 절대 법신인 다르마 카야 (깨달음)을 얻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이다. 다르마 카야는 모든 존재의 규범이고 진리의 기준이며 정의롭고 선한 법의 척도이다.
· 아슈바고사 <대승기신론>
북방불교의 고승인 아슈바고사는 <대승기신론>에서 "존재의 근원은 본디 하나일 뿐이다. 무지가 사라지면 잘못된 관념이 일어나지 않고, 이전의 객관 세계도 종말을 고한다. 따라서 거짓된 힘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나르바나(열반)이다."라고 말한다. 이를 우주 만물의 실체인 진여 또는 다르마(진리)라고 한다.
맺음말
여기에서는 시드파 바르도 단계에서의 환생의 과정과 자궁문 닫기, 존재의 근원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우리는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이 벗하며 살아간다. 따라서 죽음을 두려워하면서 죽음을 기다리기보다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편안한 죽음을 준비하여야 한다. 우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티베트 사자의 서>에서 인간이 죽음 후에 만나게 되는 낯선 세계와 환영에 대하여 배웠다. 사자는 죽은 후 49일 동안 눈부신 빛이나 수많은 붓다들을 만나게 된다. 이때 깊은 수행을 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은 두려워 도망치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그것이 자신이 만들어 내는 환영임을 깨닫는 순간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이 <티베트 사자의 서>는 사후세계의 모습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의 본질을 가르치고자 한다. 존재의 본질을 깨달으면 더 이상 의식이 만들어낸 환영에 흔들리지 않고 영적 대자유인 진여, 다르마(진리)를 얻어 나르바나(열반)에 도달할 수 있다.
※ 티벳 사자의 서(바르도 퇴톨)와 대승불교의 핵심 교리는? 파드마삼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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