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시간에 <티벳 사자의 서>를 통해 사람이 죽은 후 다섯째 날까지 벌어지는 일들을 알아보았다. 여기에서는 <티벳 사자의 서>에 나오는 '환생과 윤회의 비밀'을 파헤쳐 보고 그리고 '종교의 목표'를 살펴보자. 이어서 사람이 죽은 후 여섯째 날부터 열넷째 날까지 일어나는 일들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환생과 윤회의 비밀
· 존 우드로프
영국 출신의 요가전문가 존 우드로프가 말하는 <티베트 사자의 서>의 세 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죽음은 삶과 같은 하나의 기술이고 예술이다. 둘째, 죽음의 세계를 통과해 다른 세계로 가려는 인간의 영혼을 정화, 위로하고 가르쳐 강한 정신력을 갖게 하는 영적 치료를 하는 교과서이다. 셋째, 사후세계의 중간 상태(바르도 상태)에 있는 동안에 사자가 겪게 되는 체험에 대해 가르치는 책이다.
· 윤회와 부활
힌두교에서는 죽은 자의 영혼을 '카'라고 한다. 그리고 임종절차, 장례의식 등을 기록한 힌두교 경전 <가루다 푸라나>에 나오는 프레타 쉬라다 의식은 '영혼 천도 의식'으로 화장되어 없어진 육체 대신 새로운 육체를 만들어 주는 의식이다. 가톨릭의 레퀴엠 미사는 죽은 이를 위한 진혼 미사를 말한다. 또한 힌두교나 불교에서의 윤회는 동일한 영혼의 재생 즉 무수히 반복되는 삶 중에 하나인 것을 말하는데 반하여, 기독교에서의 부활은 두 개의 삶으로 현재 지금의 육체의 삶과 미래 부활한 육체의 삶을 말함으로써 윤회와 환생을 거부하고 있다.
· 종교의 최종 목표
종교의 최종의 목표는 더 이상의 방황과 윤회(삼사라)를 멈추고 무집착의 마음인 열반(니르바나, 대자유, 공)을 얻는 것이다. 즉 불교에서는 영원한 실체인 '참나'(진아), 힌두교에서는 '아트마'(영혼), 이슬람교에서는 '루', 기독교에서는 '영혼'에 도달하는 것을 말한다.
· 6도와 6독
죽음은 영혼 복합체가 육체를 벗는 것이고, 탄생은 육체를 입는 것이다. 이때 의식체(혼령)는 의식의 자리 즉 머리 정수리의 브라흐마란드라(백회)를 통해 출입을 한다. 그리고 윤회계는 6도(천상계, 인간계, 지옥계, 아귀계, 축생계, 아수라계)가 있으며, 따라서 무지에서 나온 환영을 버리고 니르바나(열반)를 얻는 것은 6도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인간은 6가지 독(자만심, 질투, 게으름, 분노, 욕심, 육체적 욕망)을 버려야 한다.
여섯째 날
밝고 강한 순수한 빛을 띠고 있는 다섯 명의 오선정불이 그들의 부인(샥티)인 여성신과 수행신을 데리고 일제히 나타난다. 동시에 어두운 빛인 6도의 빛들이 한꺼번에 사자(死者)를 비추게 된다. 이때 사자는 신들도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하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밝고 강한 순수한 빛으로 나아가야 한다. 만약 밝고 강한 순수한 빛을 두려워하고 어두운 6도의 빛에 이끌린다면 6도 중에 한 곳의 몸을 받게 되어 다시 윤회의 고통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인간은 다섯 가지 독인 욕망, 미움, 무지, 자만, 질투를 가지고 태어난다.
· 오선정불과 지혜의 빛
다섯 가지 지혜의 빛에는 중앙 비로자나불의 무지개 빛, 동쪽 금강살타불의 흰색 빛, 남쪽 보생불의 노란색 빛, 서쪽 아미타불의 붉은색 빛, 북쪽 불공성취불의 초록색이 있다.
· 네 명의 분노의 신
수행하는 네 명의 분노의 신은 동쪽 수문장인 승리왕, 남쪽 수문장인 승리옥생왕, 서쪽 수문장인 마두왕, 생명의 술잔을 든 북쪽 수문장인 감로왕이다.
· 어두운 6도의 빛
어두운 6도의 빛에는 천상계의 어두운 흰색 빛, 인간계의 어두운 노란색 빛, 지옥계의 어두운 회색빛, 아귀계의 어두운 붉은색 빛, 축생계의 어두운 푸른색 빛, 아수라계의 어두운 초록색 빛이 있다.
일곱째 날
극락의 지식을 가진 오선정불들이 밝고 강하고 순수한 다섯 가지 지혜의 빛을 비추며 다시 한번 차례로 나타나고 동시에 동물 세계로 열린 어두운 빛이 사자(死者)를 맞이하려 온다. 이때 사자는 두려워하지 말고 밝고 순수한 빛으로 나아가야 한다.
여덟째 날부터 열넷째 날
이 기간에는 평화의 천신들이 분노한 다른 모습인 분노의 천신들이 되어 나타난다. 열다섯째 날이 되면 세 번째 바르도인 시드파 바르도의 환생을 추구하여 자신의 카르마에 따라 6도의 형벌이나 즐거움을 다 마무리한 후 다시 태어난다. 단 카르마는 육체를 갖고 있을 때에만 만들어진다. 새로 태어난 의식체는 과거의 의식체와는 다르지 않고 같은 것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인간이라는 둘라밤은 '얻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맺음말
우리는 여기에서 <티벳 사자의 서>에 나오는 '환생과 윤회의 비밀'과 '종교의 목표' 그리고 사람이 죽은 후 여섯째 날부터 열넷째 날까지 일어나는 일들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불교의 목표는 더 이상의 방황과 윤회(삼사라)를 멈추고 무집착의 마음인 열반(니르바나, 대자유, 공)을 얻는 것이다. 불교는 최고의 신(이쉬바라 신)을 부정하고 절대의 마음, 절대의 평화, 절대의 본성(진여), 최고의 선, 절대 법신인 다르마 카야(깨달음)가 최종적 목표이다. 따라서 다르마 카야는 모든 존재를 규범 하는 진리의 기준이며 정의롭고 선한 법의 척도라 말할 수 있다.
※ 티벳 사자의 서 - 시드파 바르도, 환생의 과정과 자궁문 닫기, 존재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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