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티벳 사자의 서>의 개요와 대승불교의 핵심 교리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북방 불교는 승단이 체계적이고 조직화되었으며 종교의식인 예불, 탄트라, 선정불, 요가를 강조하며 정교한 교리를 가지고 달라이 라마를 왕으로 섬기고 <법화경>을 중요 경전으로 한다. 반면에 남방 불교는 조직이 좀 느슨하며 신적인 왕이나 지도자가 없으며, 의식이나 선정불이 없고 <팔리삼장>을 주요 경전으로 한다. 여기에서는 지난 시간에 이어서 <티벳 사자의 서>에 나오는 죽음의 의식, 사후 세계, 사후의 심판, 환생 사상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죽음의 의식
죽음이란 '육체로부터 의식체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의식체란 바르도체로 사후 바르도에 머물 때 갖게 되는 몸으로 중음체, 중음신, 영혼을 말한다. 의식체를 이동시키는 기술을 가진 영적 스승을 포와라 한다. 포와가 사자에게 염불을 하면서 의식체를 분리하여 아미타바의 서쪽 극락세계로 영혼을 인도한다. 이때 영혼은 두개골 봉합선(브라흐마의 구멍)으로 빠져나간다. 만약 사자의 카르마(업 業)가 허락할 경우 사후 중간 과도기 상태에서 탈출하여 영원한 자유에 이르게 된다. 바르도의 기간은 49일 간이며 포와는 시신을 태아자세(앉은 자세)로 묶고 임종 점을 치고 장례를 결정한다. 사자의 초상이 인쇄된 종이인 창쿠를 태우고 초상물을 분해해서 옷은 승려가 가져가 그 옷을 첫 번째로 사려는 사람에게 팔아 수고비를 대신한다. 그리고 1년 후에 약사불에 대한 예불을 올린다. 사자에 대한 향응을 마친 후에 미망인은 다시 재혼할 수 있다. 이때 사자를 물, 불, 흙, 공기로 빠르게 되돌리는 것을 최고로 여긴다. 만다라는 색모래 등을 가지고 우주를 표현하는 것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신비한 도형으로 만들어지며 붉은색은 서방 극락세계를 상징한다.
사후 세계
· 바르도의 세 단계기
바르도(Bardo)의 Bar은 사이를, do는 둘을 말한다. 따라서 바르도(Bardo)는 둘 사이 즉 죽음과 환생의 사이인 중간 과도기 상태를 말한다. 여기에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치카이 바르도인 죽음 후 3.5~4일 동안 기절상태나 수면상태에 빠져 있는 것을 말하며, 2. 초에니 바르도는 존재의 근엄을 체험하는 바르도로 카르마의 환영이 출몰하며 미망(착각)에서 깨닫는 순간 다음단계인 시드파 바로도로 넘어간다. 3. 시드파 바르도는 환생의 길을 찾는 바르도로 자신의 카르마가 선호하는 결정에 따라 환생하게 된다.
· <티벳 사자의 서>의 목적
환생은 자신이 쌓은 카르마에 의해 지배되며 생전의 습관에서 생겨난 자신의 생각에서 나온 그림자가 환영이다. 만약 사자가 이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존재의 근원으로 자신을 해방시킬 수가 있다. 따라서 윤회계의 모든 환영과 카르마의 어둠으로부터 인간을 벗어나게 하기 위한 것이 <티벳 사자의 서>의 목적이다.
사후 심판
· 다르마 라자
사자에 대한 사후의 심판은 죽음의 대왕인 염라대왕 다르마 라자(법왕)가 한다. 이는 티벳에서는 신제 초기얄, 그리스 신화에서는 저승의 신 플루토, 이집트에서는 오시리스 신이라 한다. 참고로 이집트 태양의 신은 아멘라이고 지혜의 신은 따오기나 개코원숭이 머리를 가진 토트이다. 그리고 아일랜드에서는 초록색 옷을 입은 아일랜드 수호성인인 성 패트릭이다. 록더그 섬의 동굴이 성 패트릭의 연옥이다.
· 5사신
염라대왕은 1 아기의 모습, 2 늙은이의 모습, 3 질병에 걸린 모습, 4 벌 받는 도둑의 모습, 5 썩은 시체의 모습으로 5 사신을 보내 이들에게 선행을 행하지 않은 죄를 심판관의 거울을 통해 다 보고 난 후, 죽은 자의 카르마에 따라 6도 세계로 다시 태어나게 심판한다.
· 6도 세계
6도(六道)는 불교에서 중생이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윤회할 때 자신이 지은 카르마(업 業)에 따라 태어나게 되는 지옥(地獄) · 아귀(餓鬼) · 축생(畜生) · 아수라(阿修羅) · 인간(人間) · 천상(天上)의 6가지 세계를 말한다.
환생 사상
· 환생사상
자기 집중상태에서 마음을 어떤 목적에 붙들어 맬 때 잠재의식 속에 모든 전생에 대한 기억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명상과 천안을 통한 요가 수행법으로 완전한 성자인 아라한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생명 흐름의 최종목적은 깨달음에 있다. 이러한 환생 사상은 첫째 문자적 해석과 둘째 상징적인 해석이 있다. 그러한 예로는 오곡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가 명부의 왕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지하세계로 가자 지상의 모든 곡식과 과일이 시들어 간다. 이에 제우스는 1년 중 반은 지상에서 어머니 데메테르와 살도록 결정 한다. 그러자 지상의 곡식과 과일이 다시 살아나게 된다. 즉 이 이야기는 생명 부활의 상징인 환생을 말하고 있다. 또 인도의 경전 <리그 베다>에서 소년 나치케타스의 환생사상이나, 인도 힌두교 문헌인 <마누 법전>에서 나오는 몸, 말, 마음으로 생기는 행위인 업(카르마)은 선이나 악의 결과를 낳으며 과보를 받는 것으로 환생사상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생명의 영이 감각적인 쾌락에 애착을 가지면 불행을 가져오게 되며, 그 오점을 씻을 때에는 이성적인 영혼, 신성한 정신에 접근할 수 있다.
· 환생 사상의 예
플라톤의 <국가론>에 나오는 그리스 영웅의 전설에 나오는 환생 하여 다음의 삶을 선택하는 시드파 바르도 이야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음유 시인 타미라스는 나이팅게일의 삶을 선택하고, 아이아스는 사자의 삶을, 아가멤놈은 독수리의 삶을, 아탈란타는 다시 달리기 선수의 삶을, 트로이 목마를 만든 에페이우스는 예술가인 여성의 삶을, 광대 테르시테스는 원숭이의 삶을, 오디세우스는 평범한 삶을, 하프의 명인인 오르페우스는 백조의 삶을 선택한다. 그리고 붓다의 어머니 마야부인은 자정에 여섯 개의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가 마야부인의 오른쪽 옆구리로 통해 자궁으로 들어가는 꿈을 꾼다. 이에 예언자 아시타가 32가지 위대한 인물을 표시한 사내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예언한다. 참고로 이러한 붓다의 전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모은 책을 남방불교의 <자타카>라고 한다.
· 사킴 타시딩 수도원의 <시파이 코르와> 윤회도 벽화
윤회도 벽화에 나오는 근원적인 죄악으로 돼지는 우둔함, 수탉은 동물적 욕망과 정욕, 뱀은 분노를 상징한다. 그리고 선지자 에스겔, 요한 계시록, 이솝 우화집에 나오는 동물 상징은 윤회도와 티벳 경전의 시드파 바르도 편에 나오는 동물 상징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개와 수탉은 정욕과 쾌락, 돼지는 욕심과 우둔함, 개미는 근면과 물질욕, 곤충이나 구더기는 세속적 성격과 비굴한 성격을 상징한다. 이와 같이 인간의 의식체가 영원한 자유를 찾지 못하면 자신이 지은 카르마에 따라 각종 동물이 상징하는 정신적 특징을 지닌 형태로 계속 윤회를 하게 된다. 인간은 나쁜 카르마에서 벗어나는 데 있어서 그 어떤 동물이나 벌레보다도 더 유리하다.
· 현대의 환생 사상
현대 인류학의 아버지 타일러(E. B. Tylor)와 생물학자 헉슬리(T. H. Huxley) 그리고 켈트 지방의 드루이드 사제의 환생사상은 고차원적 상징적인 환생사상으로 서로 일맥상통한다. 즉 사람이 죽으면 죽음으로 영혼(의식체) 분리 → 49일 바르도(중음) → 저 차원, 거친 욕망 카르마(업)의 속성에 따라 일반적인 경우에는 → 망각의 강물 → 자궁 → 인간 세계로 환생 단계를 거친다. 그러나 바른 지식의 수련자의 경우에는 → 바르도가 없이 극락세계로 가던 지 아니면 카르마 주관자의 섭리로 → 위대한 스승이나 화신으로 환생한다.
맺음말
우리는 여기에서 <티벳 사자의 서>에 나오는 죽음의 의식, 사후 세계, 사후의 심판, 환생 사상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불교는 '영혼'과 같은 영원하고 불변하는 개체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윤회계(현상계)에서는 영원히 행복한 상태에 도달할 수가 없다고 여긴다. 따라서 불교에서는 나르바나(열반)는 현상계 및 천상계와 지옥계를 초월하는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독교에서는 구세주(하나님)를 믿고 의지함으로써 구원을 얻지만 불교에서는 자신의 깨달음으로만 열반에 도달할 수가 있다. 붓다는 단지 도와줄 뿐이다. 그리고 또한 기독교는 불교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 일례로 붓다는 "그대가 뿌린 대로 그대는 거둘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와 비슷한 말로 사도 바울은 "무엇을 심든 그대는 심는 대로 거두리라."라고 이야기한다. 이와 같이 불교 동양에서는 카르마(업)를 이야기하고, 기독교 서양에서는 인과의 법칙을 이야기한다.
※ 티벳 사자의 서 - 우주론, 칼 구스타프 융의 해설, 여섯 바르도의 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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