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니소스(바쿠스, 바커스)는 제우스와 세멜레의 아들이며 헤라의 분노를 피하여 제우스의 허벅지에서 태어나 님프의 손에서 여자의 옷을 입고 자라게 되어 흔히 양성의 아름다운 젊은이로 그려진다. 포도주, 쾌락, 연극의 신으로 헤스티아 대신 디오니소스를 올림푸스 12 신에 넣기도 한다. 그의 상징물은 포도, 산양, 티로소스 지팡이(끝에 솔방울이 달린 담쟁이 덩굴의 지팡이), 술잔, 코르누코피아(과일과 견과류 등이 가득 들어 있는 풍요의 뿔) 등이 있다. 여기에서는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디오니소스 생애
디오니소스는 초기에는 수염을 기르고 긴 옷을 입은 성인 남성으로 후기에는 수염이 없이 발가벗고 있는 여성스러운 남자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그의 상징물은 사자, 산양, 염소, 노새, 포도, 무화과, 아이비 등으로 한 손에 티로소스 지팡이(끝에 솔방울이 달린 담쟁이 덩굴의 지팡이)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술잔, 풍요의 뿔 코르누코피아(과일과 견과류 가 가득 들어 있는 뿔)를 들고 다닌다.
· 탄생 이야기
디오니소는는 제우스와 테베의 공주 세멜레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어머니 세멜레는 밤마다 인간의 모습으로 찾아오는 제우스를 은밀히 사랑하여 아이를 임신한다. 이를 눈치챈 헤라가 앙심을 품고 인간으로 변해 세멜레를 유혹하여 "정말로 사랑한다면 당신의 원래 모습을 보여 달라"라고 요구하게 한다. 제우스의 본래 모습인 번개를 인간 세멜레가 보게 되면 죽게 된다. 그러나 원하는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스틱스 강의 맹세'(되돌릴 수가 없는 맹세)를 한 제우스는 어쩔 수 없이 본모습을 보여주자 세멜레는 번개에 타 죽고 만다. 할 수없이 제우스는 태아를 꺼내어 자신의 허벅지에 넣고 꿰매서 태어난 아이가 디오니소스이다.
· 성장 이야기
제우스가 헤라의 눈을 피해 헤르메스를 시켜 아기 디오니소스를 세멜레의 언니인 이노에게 양육을 맡긴다. 그녀는 헤라의 눈을 피하기 위해 여자 옷을 입히고 소녀처럼 키운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게 된 헤라는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 세 자매(티시포네 살인, 알렉토 분노, 메가이라 질투)를 찾아간다. 헤라는 티시포네(살인)를 시켜 이노의 남편 아타마스에게 광기를 불어넣는다. 광기에 사로잡힌 그는 집에 큰 사슴이 들어온 것을 보고는 화살을 쏴 죽이는데 그것은 아들 레아르코스이다. 그리고 그는 레아르코스의 시체를 갈기갈기 찢고 아내 이노와 아들 멜리케르테스마저 죽이려고 달려든다. 이노는 남편 아타마스로부터 도망쳐 멜리케르테스를 안고 바다에 몸을 던진다. 제우스는 아들 디오니소스를 키워준 보답으로 바다에 몸을 던진 이노를 포세이돈의 도움으로 하얀 물보라 여신인 레우코테아 여신으로, 멜리케르테스를 돌고래를 타고다니는 신인 팔라이몬(포르투누스)으로 만든다. 한편 디오니소스는 새끼 산양으로 변신하여 정원을 돌아다니고 있다가 헤르메스에 의해 구출되어 제우스에 의해 니사산의 비의 님프 히아데스(아틀라스와 아이트라 사이의 7명의 딸들로 비를 내리게 하는 님프임)에게 맡겨져 자라게 된다. 나중에 히야데스는 디오니소스에 의해 하늘의 별 히야데스 성단이 된다.
· 방랑 이야기
님프 히아데스가 죽고 디오니소스는 라쿠르고스 군사들에게 쫓겨 다니다가 아버지 제우스를 만나 고난을 받는 이유를 듣게 된다. 그 후 그는 바다에 뛰어들어 테티스 여신의 보호를 받고 니사로 되 돌아가 스스로 포도주 제조법을 알게 된다. 그러던 중 헤라의 부탁을 받은 티시포네가 그에게 광기를 불어넣어 각지를 떠돌아다니게 된다. 시리아를 거쳐 인도 갠지즈 강까지 방랑하던 디오니소스는 자신의 신앙을 전파하기 시작한다.
디오니소스 신앙
· 신앙 시작
인도를 떠나 그리스로 돌아가던 중 대지의 신 레아 여신을 만나게 된다. 이때부터 디아니소스는 소아시아에서 포도나무 재배법을 가르치고 포도주를 통한 해방을 전파하는 본격적인 포도주의 신이 된다. 그리고 그는 추종자인 마이나데스, 사티로스, 실레노스를 데리고 그리스로 향한다. 디오니소스는 추종자로 마이나데스(괴력을 지닌 광란의 여자들로 티로소스를 들고 떡갈나무 가지 관을 쓰고 사슴 가죽을 몸에 걸침)와 사티로스(상체는 사람이고 산양의 뿔과 다리를 가진 반인반수로 춤과 노래를 좋아함) 그리고 실레노스(디오니소스의 스승이면서 양아버지, 머리가 벗어지고 수염에 배가 볼록한 노인으로 말의 다리, 꼬리, 귀를 가지고 술을 좋아함)를 데리고 그리스로 향한다.
· 미다스 왕
디오니소스는 리지아의 왕 미다스에게 실레노스를 잘 대접해 준 대가로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자, 미다스는 "내 손이 닿은 것은 무엇이든 황금으로 변하게 해 달라."라고 말한다. 디오니소스는 그 요청을 들어준다. 그러나 미다스가 음식을 먹기 위해 손을 대는 순간 음식은 황금으로 변해버리고, 자신의 부하와 딸 마저 황금으로 변하고 만다. 미다스는 디오니소스에게 가서 자신의 소원을 풀어달라고 애원을 한다. 미다스는 디오니소스의 말대로 팍톨로스 강에 가서 몸을 씻자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게 된다. 그 후 미다스는 시골에 살면서 들의 신 판의 숭배자가 된다. 여기에서 무엇이든지 손만 대면 성공한다는 의미의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말이 유래하게 된다.
· 리쿠르고스 왕
디오니소스는 어릴 적 님프 히아데스를 죽이고 해를 끼쳤던 에드노스의 리쿠르고스 왕을 만나 술로 미치게 만들어 어머니의 아들을 도끼로 죽이게 하고 에드노스 지역에 대흉년이 들게 한다. 그러자 사람들은 왕을 잡아 야생마의 먹이로 되게 한다.
· 이카리오스와 에리고네
그리스에 도착한 그는 자기에게 친절하였던 농부 이카리오스와 딸 에리고네에게는 포도나무 재배법과 포도주 제조 기술을 가르쳐 준다. 농부의 술을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그가 독을 태운 줄로 오해하고 이카리오스를 죽여 땅에 파묻게 된다. 딸 에리고네가 충견 마이라의 안내로 아버지의 시체를 찾고 실망해 나무에 목을 매고 자살한다. 그러자 충견 마이라도 우물에 뛰어들어 죽는다. 그해 역병이 돌고 마을 처녀들이 목을 매고 죽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델포이 신탁을 하니 디오니소스의 분노로 일어난 일이란 것을 알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이카리오스를 살해한 살인범들을 처형하고 그들의 영혼을 달래는 제사를 올리자 역병과 나쁜 일이 사라지게 된다. 그 후 디오니소스는 억울하게 죽은 이들을 위해 이카리오스는 하늘의 목동자리, 에리고네는 처녀자리, 충견 마이라는 작은개자리로 만든다.
디오노소스의 연인들
· 암펠로스
디오니소스는 암펠로스라는 실레노스와 님프사이에 태어난 아름다운 미소년 사티로스를 사랑하여 늘 같이 다니고 어울린다. 그는 암펠로스를 너무나도 사랑하여 아버지 제우스에게 자신의 애인이라고 소개한다. 둘은 씨름과 사냥을 함께 하며 서로 좋아한다. 어느 날 암펠로스는 개울가에서 숫소를 발견하여 목에 굴레를 걸고 타고 달의 신 셀레네를 조롱하기 시작한다. 그때 질투심을 느낀 달의 신 셀레네가 등에 떼를 보내자 숫소는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한다. 결국 암펠로스는 숫소에서 떨어져 바위에 부딪혀 죽고 만다. 디오니소스는 그를 팍톨루스 강가에 묻어주고 포도나무를 심는다. 슬픈 디오니소스는 계절의 여신 호라이의 위로를 받고 기운을 되찾는다. 그리고 무덤에서 자란 포도를 따 포도즙을 만들어 숙성시켜 여러 사람에게 맛보게 한다. 그렇게 하여 디오니소스는 포도주의 신이 된다. 디오니소스는 포도나무를 암펠로스라고 부르며 온 세상에 포도나무의 종자를 퍼트린다.
· 아리아드네
테세우스가 낙소스 섬에 잠든 아리아드네를 버리고 떠난 후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가 사라진 것을 알고 몹시 슬퍼하였는데 이때 낙소스에 잠시 들른 디오니소스가 나타나 슬퍼하는 아리아드네를 위로하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여 결혼한다.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 사이에 아들 오이노피온이 태어난다. 일설에 의하면 임신한 아리아드네가 디오니소스와 결혼하여 오이노피온은 테세우스의 아들이라고도 한다.
디오니소스의 분노
· 미니아스와 세명의 딸
디오니소스 일행이 오르코메노스에 도착했을 때 오르코메노스 왕 미니아스에게 세명의 딸(레우키페, 알카토에, 아르시페)이 디오니소스 축제가 광란의 축제이고 디오니소스가 제우스의 아들인지도 의심스럽다고 거절한다. 그러자 디오니소스는 "이 잔에 음료가 넘쳐 궁전이 잠긴다면 내가 제우스의 자식이란 걸 믿겠느냐?"라고 말한다. 그러자 왕은 허풍이라며 그를 쫓아낸다. 디오니소스는 그들에게 광기를 불어넣는다. 딸들은 광기에 미쳐 자식과 조카를 죽이고 박쥐로 변하여 날아간다.
· 프로이토스와 세명의 딸
그리고 아르고스 지방에서 왕 포로이토스의 세명의 딸(리시페, 이피아나사, 이피노에)들이 그를 거부하자, 디오니소스는 그녀들에게 광기에 사로잡히도록 한다. 이에 놀란 프로이토스 왕은 그리스 최초의 예언가 멜람푸스를 부른다. 왕국의 삼분의 일을 주면 치료해 주겠다고 조건을 건다. 광기는 전염되어 나라의 많은 처녀들이 자기가 암소라며 미쳐 날뛰자 할 수 없이 왕국의 삼분의 이를 주겠다고 하며 멜람푸스와 형 비아스에게 치료를 부탁한다. 멜람푸스는 공주들을 데려와 박새풀로 약을 만들어 아르테미스 신전으로 데려가 치료를 하여 두 명은 살고 이피노에 공주는 시간이 늦어 죽게 된다. 그러자 디오니소스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관여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더 이상의 저주는 그만둔다. 그리고 포로이토스 왕은 멜람푸스에게 리스페 공주, 비아스에게 이피아나사 공주를 주고 각각 왕국의 삼분의 일씩 나누어 주어 결혼을 시킨다.
· 팬테우스
디오니소스는 마침내 어머니 세멜레가 돌아가신 고향 테베에 돌아온다. 이곳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신앙이 빠르게 퍼져 나가 왕족과 귀족들도 숭배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테베의 왕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가 신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고 신앙을 금지하고 신도들을 탄압한다. 펜테우스는 어머니 세멜레와 자매인 아가베의 아들로 디오니소스와는 사촌간이다. 그래서 디오니소스는 그를 설득하기로 하고 나무 위에서 광란의 축제를 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래도 그가 난장판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지 않자 디오니소스는 축제의 여인들에게 광기를 불어넣어 나무에 있는 그를 떨어뜨려 찢어 죽이게 만든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 아가베는 아들 펜테우스를 땅에 묻어 준다.
올림푸스 12 신 디오니소스
· 어머니 세멜레 구출
디오니소스가 인간들에 신으로 추앙을 받게 되자 아버지 제우스는 소원을 한 가지 들어준다고 한다. 디오니소스는 지하에 있는 어머니 세멜레를 구하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 디오니소스는 지하세계 명부로 내려가서 하데스를 통해서 헤라의 유혹에 빠져 죽은 어머니 세멜레를 구출하여 온다. 그러자 제우스는 그녀를 다시 죽지 못하게끔 여신으로 승격시켜서 티오네라 부르고 올림포스에 지내게 한다. 그리고 제우스는 디오니소스를 헤스티아 대신 올림푸스 12 신에 임명한다.
※ 그리스 로마 신화 신들의 계보 - 제우스 시대 올림푸스 12 신에 대하여
맺음말
우리는 여기에서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디오니소스는 포도와 술의 신으로 처음부터 토착 그리스 신이 아니라 소아시아에서 숭배받아 오던 이방인들의 신이었다. 신화에서 디오니소스가 시리아를 거쳐 인도 갠지즈 강까지 방랑하는 것도 외국에서 들어온 신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술에 취하여 도취와 해방을 맛본 사람들은 디오니소스 축제라는 이름으로 광란의 의식을 곳곳으로 전파해 나간다. 주로 부녀자들이 살아있는 짐승이나 가축, 심지어 어린아이를 제물로 바치고 광란에 빠져 제물을 산채로 뜯어먹고 피를 마시며 지팡이를 흔들며 광란의 축제를 벌인다. 그리고 디오니소스 주위에는 마이나데스, 사티로스, 실레노스 등 숲과 들의 정령이 늘 따라다닌다. 결국 디오니소스가 올림푸스 12 신이 되는 것은 외국의 쾌락 해방적인 신앙이 토속 그리스 신앙과 융합되어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책감상 > 그리스 로마 신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케익스와 알키오네, 필레몬과 바우키스 - 물총새, 참나무와 보리수나무 (9) | 2024.02.19 |
---|---|
인간을 창조한 프로메테우스의 불과 벌, 판도라 상자, 데우칼리온 피라 (62) | 2024.02.16 |
전령의 신 헤르메스의 연인과 자식들 - 헤르마프로디토스 케팔로스 (18) | 2024.02.15 |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분노와 연인- 칼리스토 멜라아그로스 아텔란테 (24) | 2024.02.14 |
아폴론의 연인과 자식들 - 다프네, 클리메네, 파에톤, 아스클레피오스 (95) | 2024.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