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론의 연인과 자식들 - 다프네, 클리메네, 파에톤, 아스클레피오스

태양의 신 아폴론은 제우스와 레토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 사냥과 순결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쌍둥이 오빠이다. 그는 태양, 예언, 의술, 음악을 관장하는 신으로 머리에 월계관을 쓰고 손에는 리라를 든 훤칠하고 준수한 미남으로 많은 여성과 사랑을 나누지만 대부분 비극적인 사랑으로 끝나게 된다. 상징물은 궁술, 학문과 예술 음악, 예언, 의술, 가축을 상징하는 활, 리라, 월계수이다. 델포이 섬 아폴론 신전이 그를 모시는 신전으로 앞날을 예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서는 지난번에 지면 관계로 다하지 못한 나머지 부분인  아폴론의 연인과 자식들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아폴론의 연인과 자식들

·여신 - 칼리오페 : 오르페우스. ·님프 - 다프네. 클리메네 : 파에톤. 카스탈리아. 키레네 : 아리스타이오스, 이드몬. 시노페. ·인간(여) - 코로니스 : 아스클레피오스. 시빌라(무녀). 마르페사.키오네 : 팔람몬. 아카칼리스 : 밀레토스, 암피테미스. 크레우사 : 이온. 드리오페 : 엠피소스. 헤카베 : 트로일로스. 카산드라. ·인간(남) - 히아킨토스. 퀴파리소스.

※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분노와 연인- 칼리스토 멜라아그로스 아텔란테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분노와 연인- 칼리스토 멜라아그로스 아텔란테

 

아폴론의 연인들

· 다프네

강의 신 페네이오스에게는 아름다운 딸 다프네가 있었다. 뱀 피톤을 죽였다고 자랑하는 아폴론에게 화가 난 에로스는 사랑의 황금 화살을 쏘아 다프네에게 사랑에 빠지게 하고, 다프네에게는 증오의 납화살 쏘아 아폴론을 피해 도망가게 한다. 아폴론이 다프네를 뒤쫓아가 안으려고 할 때, 다프네는 아버지 강의 신에게 자기를 구해 달라고 소리친다. 그러자 페네이오스는 다프네를 월계수로 변하게 한다. 월계수로 변한 다프네를 본 아폴론은 월계수를 성수로 삼고 월계관을 만들어서 쓰고 다닌다. 그 후 월계관은 경기나 전쟁에서 우승한 자에게 씌워 주게 된다.

 

· 마르페사

아폴론은 바다의 노인 프로테우스 깊은 물속에 휘몰아치는 소용돌이가 아폴론의 운명이라는 예언을 듣게 된다. 그 후 그는 에베노스의 딸 마르페사 공주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한편 성질이 급한 에베노스는 전차경기에서 이기는 사람에게 자기 딸과 결혼시킨다고 말한다. 그러자 지기 싫어하고 오만한 이다스(아파레우스의 아들)가 포세이돈 아들 넬레우스로부터 받은 전차를 가지고 와 시합에서 승리하고 딸 마르페사를 데리고 간다. 이에 절망에 빠진 에베노스는 강에 몸을 던져 자살을 한다. 그 후 이 강은 에베노스 강이라 불리게 된다. 아폴론은 마르페사가 슬픔에 빠지자 그녀를 물총새로 변하게 한다. 그 결과 이다스와 아폴론은 마르페사를 두고 싸움을 하게 된다. 둘은 마르페사의 결정에 따르자고 결론을 짓는다. 그러나 마르페사는 아폴론이 너무 완벽한 신이라서 늙으면 버림받을 것이 두려워 함께 늙어가는 인간 이다스를 남편으로 선택한다. 

 

· 시빌레

아폴론은 자기 예언능력을 전수받은 쿠마이의 무녀 시빌레를 사랑하게 되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하라고 한다. 그녀는 아폴론에게 손에 쥔 모래알 수만큼 살 수 있는 수명을 달라고 하자, 아폴론은 그녀에게 천년의 수명을 준다. 그러나 수명을 받은 후 갑자기 돌변하여 천년을 당신만을 바라보고 살 수 없다고 하며 헤어지자고 한다. 그러자 아폴론은 그대로 늙어가도록 내 버려둔다. 그녀는 늙어 쪼그라져 죽여달라고 한다. 그러나 아폴론은 진실한 사랑을 배신한 그녀를 유리병 속에 넣어 동굴 천장에 매달아 천년이 되도록 내버려 둔다. 

 

· 카산드라(알렉산드라)
아폴론이 프리아모스 왕과 헤카베의 딸인 카산드라를 사랑하자 그녀는 예언 능력을 달라고 요구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받은 카산드라는 아폴론과의 사랑 약속을 깨고 떠나버린다. 이에 아폴론은 크게 진노하여 그녀의 입 안에 침을 뱉는다(다른 일설에서는 아폴론이 저주를 내렸다고도 함). 그래서 카산드라는 늘 미래를 정확하게 예언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게 된다. 카산드라는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불행을 가지고 온다고 예언을 하였지만 이무도 믿지 않아 트로이 전쟁이 벌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트로이 군에게 목마를 도시 안으로 들어 보내지 말라고 예언을 하였지만, 트로이 군은 그녀의 말을 무시한 결과 목마 안에 숨어 있는 그리스 군으로 인해 전쟁에서 지게 된다.

 

· 히아킨토스
아폴론은 히아킨토스라는 소년을 사랑하여 늘 데리고 다닌다. 그러자 히아킨도스가 나타나기 전부터 아폴론을 사랑하고 아끼던 서풍의 신 제피로스가 그를 질투한다. 어느 날 아폴론이 원반을 던지자 질투에 찬 제피로스는 바람의 방향을 바꾸어 버린다. 원반을 받으려고 달려가던 히아킨토스는 땅에서 튀어 오른 원반에 머리를 맞고 그 자리에서 죽어 버린다. 그때 흘린 피에서 꽃이 피어났다. 꽃의 이름은 그의 이름을 따서 히아신스라고 한다.

 

위에서 본 사례와 같이 아폴론이 연인들과 나눈 사랑을 살펴보면, 정말 아폴론은 바다의 노인 프로테우스의 예언 "깊은 물속에 휘몰아치는 소용돌이"처럼 슬픈 사랑의 운명을 지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폴론의 자식들

· 파에톤
파에톤은 태양신 아폴론과 바다의 님프 오케아니스 클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하루는 파에톤이 제우스의 아들인 친구 에파포스와 이야기하다가 자신도 아폴론의 아들이라고 말해 놀림을 받는다. 파에톤은 어머니를 졸라 아버지 아폴론을 만난다. 그는 아버지인 증거로 파에톤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스틱스 강에 맹세한다. 파에톤은 아버지가 모는 태양 마차를 몰게 해달라고 한다. 태양 마차는 네 마리의 날개 달린 거친 천마가 끄는 마차로 조정하기가 힘들어 태양신인 아폴론이나 헬리오스만이 몰 수 있다. 아폴론은 할 수 없이 아침이 되자 아들에게 마차를 주면서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게 하늘의 중간으로만 몰고 가라고 신신당부한다. 파에톤은 태양의 마차를 몰고 처음에는 너무 높게 하늘을 난다. 그러자 대지는 너무 추워 떨고, 너무 낮게 대지에 가깝게 마차를 몰자 대지는 너무 뜨거워져서 불타버린다. 이때부터 아프리카는 사막이 되고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피부는 까맣게 되었다. 모든 강물과 바다마저 말라버린다. 참다못한 제우스가 벼락을 마차에 던져 파에톤은 제우스의 번개를 맞고 마차에서 떨어져 죽고 그을린 시체는 에리다노스 강에 떨어진다. 파에톤의 여동생들은 파에톤의 죽음을 슬퍼하여 포폴라 나무로 변했고 그녀들이 흘린 눈물은 나무수액이 되어 보석 호박으로 변하게 되었다.

· 아스클레피오스
아폴론은 코로니스라는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는데, 코로니스가 이스키스라는 남자와 눈이 맞아 결국 결혼하였다는 흰 까마귀의 말을 믿고 진노하여 아르테미스를 시켜 코로니스를 죽여 버린다. 뒤늦게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폴론은 까마귀를 하얀색에서 검은색으로 바꾸어 버린다. 이때부터 까마귀는 검은색이 된다. 한편 코로니스는 아폴론의 아들 아스클레피오스를 임신하고 있었는데, 아폴론은 아들을 꺼내어 켄타우로스 현자 케이론(인수마신 반인반마, 반은 사람이고 반은 말인 박학다식한 현자)에게 맡겨 교육시킨다. 케이론에게 의술을 배운 아스클레피오스는 죽은 사람까지 살려낼 정도의 실력을 가진다. 죽음의 신 하데스는 죽은 사람을 살려내어 질서가 엉망이 되자 제우스에게 찾아가 하소연한다. 그러자 제우스는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번개를 던져 죽인다. 아들이 죽어 화가 난 아폴론은 헤파이토스를 도와 번개를 만든 키클롭스 3형제를 죽이고 만다. 제우스는 아폴론을 달래기 위해 아스클레피오스를 하늘의 별자리 뱀주인자리로 만들어 준다. 그 후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스클레피오스를 의술의 신으로 모시고, 아스클레피오스 신전에서 하루를 보내면 모든 병이 낫는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 : 뱀 한 마리가 감고 올라가는 모습의 지팡이로 재생과 부활을 상징하며 현재 세계보건기구 등 의학협회의 상징 엠블럼이다.

· 이온

아폴론은 아테네의 왕 에레크테우스의 막내딸 크레우시를 좋아해 청혼을 하나, 아폴론의 자식들이 모두 결말이 불행해지는 것을 아는 그녀는 청혼을 거절한다. 그러나 아폴론은 강제로 사랑의 기운을 불어넣어 임신을 하게 한다. 그녀는 아기 이온을 낳은 후 몰래 버린다. 이에 아폴론 신은 헤르메스를 시켜 델포이 아폴론의 신전 무녀 피티아에게 맡겨 기르게 한다. 그 후 그녀는 크수토스와 결혼하게 되고 자식을 낳지 못하자 부부는 신탁을 받고자 델포이를 찾아간다. 크수토스는 신전에서 나와 맨 처음 만나는 사람이 자식이라는 신탁을 받는다. 그러나 크레우시는 남편이 숨겨둔 자식으로 의심하여 이온을 독살하려고 한다. 그러나 사전에 발각되어 이온이 그녀의 자식이라는 물증(배냇저고리)이 발견되어 함께 귀국한다. 그 뒤 이온은 아테네의 왕이 되고 이오니아인의 시조가 된다. 그리고 주민을 나누어 이오니아 4 부족(호플레테스, 게레온테스, 아르가데이스, 아르기코레이스)으로 만들게 된다.

 

· 아리스타이오스

아폴론과 님프 키레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어머니 키레네는 사냥에 뛰어난 님프였는데, 펠리온산에서 사자와 싸우는 모습에 반한 아폴론이 리비아로 납치하여 아리스타이오스와 이드몬 형제를 낳았다. 아리스타이오스는 뮤즈들에게 의술, 궁술, 예언 등을 배운 양봉, 포도나무와 올리브 재배의 창시자로 사람들에게 농촌 생활지식을 가르쳐 주어 신으로 모셔진다. 어느 날 키우던 벌들이 모두 죽어 바다의 신 프로테우스를 쇠사슬로 묶은 뒤 이유를 물어보니, 오르페우스의 아내 에우리디케가 자기를 피해 도망가다 독사에 물려 죽어서 그러니 숲에 제물을 바치고 영혼을 달래라고 가르쳐 준다.  그 후 그는 테베로 가서 카드모스의 딸 아우토노에와 결혼하여 아들 악타이온과 딸 마크리스를 낳았다. 유명한 사냥꾼이 된 악타이온은 여신 아르테미스가 목욕하는 장면을 엿본 죄로 사슴이 되어 자신의 사냥개들에게 물어뜯겨 죽는 처참한 최후를 맞는다.

※ 예언과 음악의 신 아폴론 - 피티아, 마르시아스, 미다스, 시링크스, 판

예언과 음악의 신 아폴론 - 피티아, 마르시아스, 미다스, 시링크스, 판

 

맺음말

우리는 지난 시간이 이어서 지면 관계로 못하였던 나머지 부분인 아폴론의 연인과 자식들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아폴론은 준수한 용모로 많은 여인들(여신, 림프, 여자)과 염문을 뿌리게 되며 심지어는 남자인 히아킨토스도 좋아하는 양성애자이다. 여기에서 당시 고대 그리스인들은 성에 대하여 관대하고 개방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폴론의 사랑은 대부분 비극적으로 끝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다프네의 사랑을 들 수 있으며 그는 슬픈 사랑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들 파에톤과 아스클레피오스는 제우스의 번개를 맞아 죽고, 손자 악타이온마저 사냥개에 물려 죽는 비극적인 운명을 가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의술의 신인 아폴론의 아들 아스클레오피스는 죽은 후에서도 의학의 신으로 많은 의학도들에게 존경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다. 독일의 철학가 니체는 이성적이고 질서와 조화를 추구하는 고전주의를 아폴론형 예술라고 하고, 격정적이고 야성과 파괴를 지향하는 낭만주의를 디오니소스형 예술이라고 한다. 그리고 니체는 모든 예술은 아폴론형과 디오니소스형의 끝임없는 투쟁과정의 연속에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