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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사마천 사기

십팔만년을 산 삼천갑자 동박삭에 대하여, 빙탄불상용, 수청무어

by 이야기마을촌장 2024. 1. 17.

동방삭은 한나라 무제 때 사람으로 재담과 언변에 뛰어났으며 많은 기행을 한 사람이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많은 책이나 기록에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그와 관련된 전설과 이야기가 있다. 여기에서는 십팔만 년을 산 삼천갑자 동박삭에 대하여 그의 실제 생애와 전설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동방삭

생애

동박 삭(BC 154 ~ BC 92)은 한 무제 때 동방선생이라고도 불리어졌으며 말단관리인 태중대부를 지낸 인물이다. 그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형 밑에서 독학한 천재로 사마천이 그의 친한 친구이다. 그는 한 무제의 곁에서 해학과 말재주로 한무제의 사랑을 많이 받았으나 높은 관리로는 중용되지 않았다. <한서 동방삭전>에 따르면 그의 저서는 <답객난>, <비유선생>, <봉태산> 등이 있다. 

 

 

기행

동방삭은 문장도 뛰어나서 하루는 한무제에게 스스로를 천거하는 죽간 삼천 개의 상서를 바친다. 한 무제는 이를 몇 달에 걸쳐서 읽으며 즐거워한다. 그리고 언변도 능수능란하여 어느 학자에게도 논쟁에 지지 않으며 상자 속에 있는 물건을 맞추는 초능력과 마술을 발휘하기도 한다. 또한 그는 황제로부터 많은 비단과 재물을 받으면 바로 등에 지고 궁을 나서 모두 여자에게 주어 일 년에 한 번씩 마누라를 바꾼다. 그리고 궁중 잔치 후 남은 고기와 음식을 옷에 숨겨 들고 나온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그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손가락질을 한다.

 

· 불로장생주 

어느 날 한 무제가 마시면 죽지 않는다는 술 가져와 마시려고 하자 동방삭은 "제가 그 술을 잘 압니다. 한 번 직접 보았으면 합니다."라고 말한다. 한 무제가 술을 넘겨주자마자 그걸 단숨에 마셔버린다. 무제가 화가 나서 동방삭을 죽이려고 하니까 동방삭은 "나를 죽여서 내가 죽으면 이 술은 가짜이고, 만약 이 술이 진짜면 죽여도 안 죽을 겁니다."라고 말한다. 결국 무제는 할 수 없이  동방삭을 풀어준다.

 

· 답객난

동방삭은 정치적인 식견 가지고 있으며 정치에도 관심이 있었다. 그가 한무제에게 올린 <답객난>이란 글에서 동방삭은 한무제의 치세는 "잘나고 못나고의 구별이 없으며 재능이 있다 해도 펼치지를 못하니, 기용되면 호랑이요 그렇지 못하면 쥐새끼이다."라고 말하며 한무제의 치세를 비판하며 중용되지 못하는 것을 한탄하고 있다.

 

고사성어

· 빙탄불상용

동방삭이 굴원을 추모하여 지은 시 '자비'에 나오는 유명한 고사성어로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이란 말을 남겼는데, 이는 얼음과 목탄(불)이 같이 한 장소에 존재할 수 없듯이, 간신과 충신은 한 자리에 섞일 수 없다는 의미이다. <한서 동방삭전>

 

· 수청무어

"수지청즉무어 인지찰즉무도"(水至淸則無魚 人至察則無徒) 물이 지나치게 맑으면 물고기가 없고, 사람이 지나치게 살피면 따르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로 <공자가어 입관 편>에 나오는 말로써 명심보감에 "수청무어"(水淸無魚)로 소개되었다. 이 고사성어는 너무 빈틈없이 완벽한 사람이 아닌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지 '융통성'이라는 이름으로 법, 제도를 무시하라는 뜻은 아니다. <한서 동방삭전>

 

 

전설

· 삼년고개 이야기

동방삭은 서왕모(곤륜산에 사는 여신)가 한나라 무왕에게 줄려는 영생의 복숭아를 훔쳐먹고 삼천갑자 즉 십팔만 년 동안 죽지 않게 된 사람이다. 따라서 한무제는 동방삭을 영생의 불로초를 찾으려 동쪽 나라로 보낸다. 그는 우리나라 강원도에 도착하여 불로초를 찾던 중 삼년고개를 지나가다가 넘어진다. 삼년고개에서 넘어지면 삼 년을 산다는 전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동방삭은 절망에 빠진다. 이때 고개를 넘어가던 노인이 그에게 "나는 이 고개 옆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데 여기에서 수백 번은 넘어졌다. 한 번 넘어져 삼 년 산다면 벌써 죽어 없어져야 하는데 그래도 지금 건강하게 살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동방삭은 깨닫게 되어 삼년고개를 데굴데굴 구른다. 한 번에 삼 년씩 수명이 늘어나니까 천 번이면 삼천 년을 살 수 있다는 말이다.

 

· 숯지팡이 이야기

옥황상제는 인간세계 운명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동방삭을 잡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너무 신출귀몰하여 잡지 못하자 그를 잡기 위해 상금을 건다. 그러자 한 저승사자가 나와서 옥황상제에게 "깨끗한 강물에 숯지팡이를 씻으면 오래지 않아 그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알려준다. 그러자 옥황상제는 저승사자에게 그렇게 하라고 시킨다. 동방삭을 잡으려 온 저승사자는 탄천에 가서 숯지팡이를 씻는다. 깨끗한 물이 숯으로 검게 변하자 온 동네에 소문이 난다. 며칠이 지나자 소문을 듣고 찾아온 동방삭이 이것을 보고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니 저승사자는 더러운 숯지팡이를 희게 하기 위해 씻고 있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동방삭은 "내가 삼천갑자를 살았으나 검은 숯지팡이를 희게 한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라고 하자 저승사자는 그가 동방삭인 줄 알고 잡아간다. 경기도 용인의 탄천은 저승사자가 동방삭을 잡기 위해서 숯을 씻던 장소이다. 그리고 탄천문화제는 동박삭과 관련된 숯을 씻는 모습과 고싸움을 2년에 한 번씩 열어 기념행사를 한다.

해학과 풍자의 달인 순우곤에 대하여 일비충천 일명경인, 추기, 골계

 

해학과 풍자의 달인 순우곤에 대하여 일비충천 일명경인, 추기, 골계

먼저 골계(滑稽)란 익살스러운 행동이나 말을 통하여 어떤 교훈을 주는 것을 말한다. 순우곤과 동방삭은 사마천의 에 나오는 인물들이다. 이러한 골계에 대하여 사마천은 "천도는 넓고도 넓다.

bong3614.tistory.com

 

맺음말

우리는 여기에서 십팔만 년을 산 삼천갑자 동박삭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그는 생전에 많은 기행을 하여 여러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러나 동방삭은 그렇게 함으로써 황제와 친한 자기에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청탁하는 것을 미리 예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많은 지식과 재담에 뛰어난 언변 그리고 정치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한무제 때에는 공자와 맹자의 사상인 유교가 통치이념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시대이었다. 따라서 한무제는 법가적 유교사상을 지향하고 도가적 노장사상을 가진 동방삭을 재담가 정도로만 생각하여 높이 중용하지 않았다. 동방삭은 시기를 잘못 만났던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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