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염증을 느끼던 나는 예전에 읽었던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책을 문득 떠올린다. 이 책에서 작가는 '조르바'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중요하고 한 번 밖에 없으니 잘 살아야 하며, 후회 없이 인생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과연 우리는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후회 없이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해 한 번 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며, 또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삶의 목표와 방향을 찾게 될 것이다. 1964년에 이 책은 안소니 퀸이 조르바 역으로 열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작가 소개
니코스 카잔차키스(1883 ~ 1957)는 실존주의 그리스 소설가로 튀르키예 지배하의 크레타 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기독교인 박해사건과 독립전쟁을 겪었으며 그리스 민족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또 그는 베르그송과 니체 철학에 심취하였으며 1922년 터키와의 전쟁에서 그리스가 패하자 공산주의 활동을 하였다. 그의 작품으로 <최후의 유혹>, <미할리스 대장>, <그리스인 조르바> 등이 있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최후의 유혹 - 인간적인 예수와 혁명가 유다의 모습?
줄거리
30대인 주인공은 책 속의 진리만 찾고 자유로운 사고를 하지 못하는 책벌레이다. 그런데 그는 새로운 생활을 결심하고 60대의 즉흥적이고 산투리를 연주하는 조르바를 만난다. 그리고 그와 같이 크레타 섬에서 갈탄광을 하기로 한다. 조르바는 젊었을 때 카페에서 잘 나가는 가수였던 오르탕스 부인을 마음에 둔다.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바로 그녀에게 사랑을 표현한다. 그러나 반면에 주인공은 관심이 있어도 없는 척 젊은 과부 소멜리나 주위만 서성인다. 이러한 주인공의 성격을 조르바는 슬며시 비판한다. 또 작가는 개성 있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간다. 타락한 수도원의 자하리하 신부, 젊은 과부 소멜리나와의 하룻밤 그리고 그녀를 짝사랑하는 마을 청년의 자살, 누명을 쓴 채 목을 매고 자살을 하는 소멜리나 등을 긴장감 넘치게 전개시킨다. 그리고 조르바가 주인공의 돈 7천 드라크마를 횡령하여 술집여자 롤라에게 허세를 부린다. 결국은 레일이 무너지게 되면서 갈탄광 사업은 실패로 끝나지만 조르바와 주인공은 밤새 양고기와 포도주를 마시며 춤을 춘다. 오히려 주인공은 모든 집착으로부터 해방되는 감정을 느끼며 아침을 맞는다. 세월이 흘러 주인공은 조르바를 찾아가지만 그의 아들을 통해 산투리를 주인공에게 전하라는 유언을 듣는다.
금서로 지정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작품들은 수도원을 비방하였다는 이유로 로마교황청으로부터 금서로 지정되었다. 니코스 카찬자키스는 교회로부터 반기독교도로 매도되어 탄압받았으나 그는 평생 자유와 하느님을 사랑한 그리스도인이다. 그의 작품 <그리스인 조르바>는 1964년 안소니 퀸이 조르바로 열연하여 영화로써 대성공을 거둔다. 책도 재미있지만 영화를 보면 갈탄광의 레일이 무너지게 되면서 사업은 실패하고 그들은 마지막으로 밤새워 술을 마시고 춤을 추다가 아침을 맞이한다. 이때 태양이 떠오르는 바닷가를 배경으로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춤을 추는 조르바(안소니 퀸)와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에게 가슴을 울리는 진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다음 글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글입니다.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읽고 - 인간의 본성과 삶에 대한 탐구
맺는말
작가는 조르바를 춤과 노래를 즐기며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인물, 그리고 모든 집착을 버리고 현실을 벗어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이야기를 숨 막히도록 박진감 넘치게 전개시켜 독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또 작가는 주인공 조르바를 통해 작가가 전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고 있다. 조르바는 주인공에게 "두목, 당신의 그 많은 책을 쌓아놓고 불이나 싸질러 버리시구려, 그러면 알아요? 혹시 사람이 될지?"라고 소리친다. 즉 작가는 그 당시 사람들이 자유로운 사고를 하지 못하는 문제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을 한다. 그리고 종교, 삶, 죽음 등 인간본연의 문제에 대해 깊은 성찰을 요구하며 집착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오직 한 번 밖에 살 수가 없다. 다른 삶은 없고, 이 삶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즐길 수 있는 곳은 오직 이곳뿐이다. 영원히 다른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작가는 조르바를 통해 우리에게 외친다. 즉 작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한 번 밖에 없으니 잘 살아야 하며, 후회하지 말고 인생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과연 우리는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후회 없이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한 번 더 깊이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나는 조르바의 삶을 보면서,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존 스튜어트 밀'이 말을 한 것이 생각난다. 그리고 또 "지금 이 순간 자유로운 존재로서 있는 힘을 다해 살아라."라고 말한 '알베르 까뮈'의 말도 떠오른다. 오늘 여기에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느낀 감정을 마음속에 되새기며 나 자신을 되돌아 본다. 그리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즐길 줄을 아는 인생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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