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AD 208)은 중국 후한 말 천하통일을 목표로 남하하는 조조에 대항하기 위해 손권과 유비가 연합해 장강(지금의 양자강)에서 벌인 큰 전투로 정사 <삼국지>와 소설 <삼국지연의>의 내용이 크게 다르다. <삼국지>에서는 촉서와 오서 모두 합하여 기록이 70자에 불과한 전투이며, 그리고 태사자, 마연, 장의, 모개 등의 장수는 적벽대전에 참여하지 않았으므로 따라서 적벽대전은 허구라고 주장하는 일부 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삼국지연의>에서는 조조가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에 의해 대패한 전쟁으로 이 전쟁으로 손권과 유비가 조조와 나란히 어깨를 겨루는 강국이 되는 전쟁으로 그려지고 있다. 오늘날에서는 적벽대전을 소재로 하여 많은 영화, 드라마, 만화 등이 만들어졌다. 아무튼 여기에서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이야기를 기초로 하여 적벽대전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주유와 조조의 심리전
적벽대전(AD 208)은 중국 후한 말 천하통일을 목표로 남하하는 조조에 대항하기 위해 손권과 유비가 연합해 장강(현재 양자강)에 있는 적벽 근처에서 벌인 큰 해전이다. 유비 진영의 제갈량이 동오로 가서 강동의 손권을 설득시켜, 손권은 주유를 대도독으로 삼고 정보를 부도독에 삼고 노숙을 군사로 삼아 조조와 전면전을 준비한다. 적벽대전의 초반에 유비와 손권의 동맹군의 약 10만 군사와 조조군의 100만 대군이 맞붙었는데 숫적으로 훨씬 조조군이 유리하나 유비와 손권 동맹군의 지략으로 조조군을 물리친다. 양측은 서로 속고 속이는 심리전을 벌인다. 여기에서 각 진영에 나오는 장수들과 책사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 장수와 책사들 ※ 참고 : 장수, 책사, 아들로 표기하였음.
유비 : 관우, 장비, 조자룡(조운), 황충, 손건, 제갈공명(제갈량), 간옹, 아두(유선) 조조 : 하우돈, 허저, 장료, 조인, 우금, 순욱, 정욱, 곽가 조비, 조식 손권 : 주유, 황개, 장흠, 여몽, 감녕, 태사자, 육손, 동습, 장소, 노숙
· 제갈량과 12만 개의 화살
조조 군은 100만 명의 대군을 이끌고 약 8000척의 배를 만들어 적벽에 진을 친다. 수전에 경험이 있는 채모와 장윤을 강 위에 영채를 짓고 수전에 대비한 훈련을 한다. 한편 주유도 노숙과 작전회의를 하는 등 전쟁준비를 한다. 제갈공명도 회의에 참석하여 조언을 한다. 하루는 대도독 주유가 제갈공명에게 10만 개의 화살을 열흘 안에 구해달라고 부탁하자 제갈공명은 사흘 만에 구해 주겠다고 말한다. 그는 노숙에게 빠른 배 20척을 빌려 짚단을 가득 싣고 서로 밧줄로 연결한다. 사흘째 되는 날 안개가 자욱한 새벽에 북을 치고 함성을 지르며 배를 몰고 조조의 진영이 있는 곳으로 나아간다. 그러자 조조는 적의 침입으로 매복병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궁수들에게 활을 쏘라고 명령한다. 화살이 짚단에 빼곡히 맞아 더 이상 자리가 없자 제갈공명은 배를 돌려 다시 반대편 짚단에 빼곡히 화살을 맞게 하며 돌아간다. 안개가 걷히고 돌아가 화살을 세어보니 12만 개의 화살을 구한 것이다. 제갈공명은 "대도독 2만 개는 선물입니다."라고 말한다.
· 주유의 계략과 장간
조조는 적벽 반대편에 대수채를 세우고 주유와 친구였던 장간을 동오로 보내 주유를 설득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주유는 간파하고 태사자에게 둘 중에 전쟁이야기를 꺼내는 자를 칼로 베라고 명령하자 장간은 더 이상 항복이라는 말을 못 꺼낸다. 그날밤 장간은 주유가 자고 있을 때 채모와 장윤이 주유와 내통한다는 가짜 편지를 발견하고 가지고 도망간다. 조조는 가짜 편지에 속아 형주출신이며 수상전투에 능한 채모와 장윤을 죽이고 수상 전투 경험이 없는 우금과 모개를 새 수군 도독으로 임명한다.
· 황개의 고육지계
한편 조조는 장간의 내통 편지가 주유의 계략인 걸 뒤늦게 알고 채모의 동생인 채중과 채화 형제를 주유에게 잠입시킨다. 하지만 주유는 그것을 알아차리고 화공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조의 본진이 있는 곳에 최대한 가까이 가서 인화물을 싣고 충돌하거나 불화살을 쏘아 불을 붙어야 한다. 이때 노장 황개가 자진하여 자기가 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주유와 황개는 서로 짜고 고육지계를 써기로 한다. 여기에서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자기 몸을 상하게 하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계책'을 의미하는 고육지계라는 고사성어가 유래하게 된다. 둘은 조조를 속이기 위해 여러 사람이 보는 데서 황개는 주유에게 반대 의견을 내며 대항한다. 주유는 곤장 100대로 황개를 처벌한다. 이때 감녕이 황개가 너무 늙었다고 항의하자 감녕도 처벌한다. 채중과 채화는 이 사건들을 조조에게 보고하고 황개와 감택, 감녕이 청룡기를 달고 군량미를 실은 배를 타고 항복한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조조는 채중과 채화의 말을 믿지 못하고 의심을 한다.
· 봉추 방통의 연환계
주유는 화공을 성공하려면 8000척의 배가 한 곳에 있어야 하는데 흩어져 있으면 실패한다. 이때 봉추 방통이 나서 배를 하나로 묶기 위해 주유와 계략을 짜고 조조에게 가기 위해 장간을 이용하기로 한다. 조조가 먼저 동오로 보낸 채 씨 형제를 믿지 못해 다시 장간을 보내자 이번에는 주유는 탈출할 수 있는 산속에 가두어 버린다. 그러자 장간은 탈출하여 유명한 책사 방통을 만나 데리고 조조에게 간다. 조조는 책사 방통이 자기편에 들어오자 반갑게 환영한다. 그러자 방통은 조조군사들이 뱃멀미를 하는 것을 핑계로 중국 고대 병법인 36계 가운데 35번째 계책인 연환계(連環計) 즉 약점에 고리를 걸어 꼼짝 못하게 하나로 연결하는 계책을 사용하여 조조군의 8000척의 배를 큰 배 1척에 작은 배 30척을 쇠고리와 널빤지로 서로 연결하여 하나로 묶어 거대한 함선으로 만든다 . 이에 조조의 책사 서서가 간파하고 방통에게 자신이 살 길을 묻는다. 그러자 방통은 서서에게 마초가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명목으로 허창으로 돌아가라고 말해준다. 서서는 조조에게 말해 장패와 3000명의 군사를 받아 서창으로 돌아가 목숨을 건지게 된다.
· 제갈량과 동남풍
그런데 바람이 방향이 조조의 진영이 남동풍으로 불어야 화공에 성공하는데 북북서로 불어 주유의 진영으로 향하고 있으니 주유는 걱정을 하여 제갈량에게 묘책을 구한다. 그러자 제갈공명은 남병산에 칠성단을 만들고 18세 미만의 소년 120명을 흰 옷을 입고 흰 깃발을 들고 있으면 사흘 만에 남동풍이 불기 시작해 사흘을 계속 불게 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20척의 배에 유황과 염초 뿌린 짚을 가득 싣고 기름 담긴 항아리와 불화살을 준비하여 바람의 방향이 바뀌기를 기다린다. 제갈량은 머리를 풀고 제단에 올라가 기도를 드리고 흰옷 입은 소년들은 제단 주위를 흰 깃발을 들고 돈다. 약속한 날 아침 황개는 조조에게 오늘 밤 20척의 배에 군량미를 싣고 투항하겠다고 서신을 보낸다. 채중 채화의 보고에 의심을 하고 있던 조조는 황개의 편지를 받고 의심을 풀고 그의 투항을 내심 기대한다. 아직 동남풍이 불지 않자 주유는 화공이 수포로 돌아갈까 봐 걱정에 빠진다. 어느덧 마지막 날 저녁이 되자 바람이 멎으면서 방향이 바뀌어 동남풍이 불기 시작한다. 주유는 황개 장군의 출격을 명하고 제갈공명을 그냥 두면 나중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그를 암살하려고 10명의 자객을 보낸다. 그러나 제갈량은 이미 조자룡의 배를 타고 강하에 있는 유비 진영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제갈량은 자기를 죽일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조자룡을 시켜 데리려 오게 하였던 것이다.
적벽대전
· 주유의 작전
주유는 감녕을 제1대로 임명해 채중과 함께 항복한 군사들을 데리고 오림을 탈취하라고 하며 태사자는 제2대로 임명해 군사 3000명을 주어 황주 경계에 가 합비에서 오는 조조의 지원군을 막게 하고 여몽은 제3대로 봉해 군사 3000명을 주어 오림에서 감녕을 돕고 능통은 제4대로 임명해 역시 3000명의 군사를 이끌고 이릉 경계로 가 감녕과 여몽을 지원하게 한다. 그리고 동습을 제5대로 임명해 군사 3000명을 주어 한양을 취하고 한천을 따라 조조군의 영채를 치도록 한다. 또한 각 부대를 지휘하는 장수도 임명해 제1대는 한당, 제2대는 주태, 제3대는 장흠, 제4대는 진무로 임명하고 모든 부대에 각각 전선 300척을 주어 모두 1200척의 전선으로 대열 제일 앞에 20척의 화선이 앞장을 선다.
· 제갈량의 작전
제갈량 역시 조자룡에게 군마 3000명을 주어 오림에 매복하게 하고 장비에게도 3000명을 주어 이릉으로 가는 길을 끊고 호로곡 어귀에 매복하게 했으며 유기에게는 무창에 매복하게 했으며 마지막으로 관우는 화용도에 매복하게 한다.
· 전투의 전개
먼저 황개를 출격시킨 주유는 오에 잠복한 채화를 처형한다. 조조는 가까이 다가오는 황개의 배 20척을 보고 반기다가 군량을 실은 배가 불을 붙이고 가까이 오자 당황한다. 이를 본 조조의 부하 문빙이 막으려 하지만 활을 맞고 물에 빠지고 황개의 전선들은 불화살을 쏘고 불을 붙인 채 조조군의 본 진영의 배에 들어 박는다. 8000척의 조조 진영의 배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도망가지도 못하고 한 덩어리로 삽시간에 불이 일어나 다 타버리고 조조군은 몰살당한다. 이때 장료가 군사 10명을 이끌고 조조를 구출하고 황개를 활로 쏘아 맞히나 황개는 한당에게 구출된다. 왼쪽에서는 한당, 장흠이 오른쪽에서는 주태와 진무가 조조를 공격하고 가운데에서는 주유, 정보, 서성, 정봉이 대선단을 이끌고 조조군을 공격한다. 감녕은 채중을 앞세워 적벽 근처에 영채가 있는 오림으로 쳐들어간 다음 채중을 죽이고 군량에 불을 붙였으며 곧바로 여몽이 달려와 감녕을 돕는다.
조조의 패퇴(36계)
· 오림으로 후퇴
조조는 장료와 함께 군사 100기만 거느리고 탈출해 문빙을 구출한 모개와 10기의 군사와도 합류해 적벽 근처에 영채가 있는 오림으로 후퇴한다. 오림 가까이 가자 육지 영채도 불에 타고 있었다. 조조는 오갈 데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오림 근처에서 여몽이 기습해 오고 이에 장료가 맞서지만 산골짜기에서 능통이 기습해 온다. 그러자 서황, 마연, 장의가 군사 3000명을 거느리고 달려와 막긴 하지만 10리도 못 가서 감녕이 달려와 마연과 장의를 죽여버린다. 그리고 육손과 태사자가 합세해 조조를 공격하자 조조는 이릉으로 도망간다.
· 관우에게 목숨 구걸
조조는 이릉으로 후퇴해 장합과 합류하여 길이 좁고 나무가 무성한 숲에 이르자 매복하여 기다리던 조자룡이 불화살을 쏘며 기습해 온다. 서황과 장합을 보내 맞서 싸워 겨우 탈출한 후 이전과 허저, 모사와도 합류한다. 조조는 이릉으로 가던 중 호로곡에서 잠시 머무르지만 매복하여 기다리던 장비가 기습하여 이에 허저가 맞서 싸워 다시 달아난다. 100만에 달하던 대군도 화용도 인근에서는 단지 100명만 남아 조조를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화용도에서는 매복해 있던 관우가 나타나자 조조는 관우에게 목숨을 구걸한다. 관우는 과거의 은혜를 갚기 위해서 그를 보내준다. 제갈량은 천문을 통해서 조조가 이 전쟁에서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관우를 보내 조조의 은혜를 갚게 한다. 나중에 관우는 이 사건으로 인해 처벌을 받게 되지만 유비의 간곡한 부탁으로 제갈공명이 사면을 한다. 조조는 겨우 남은 군사 27명을 이끌고 조인과 합류해 남군성으로 간 뒤 번성으로 도망간다.
· 허창으로 돌아감
이튿날 조조는 남은 군사들을 수습해 근거지인 수도 허창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조조는 조인에게 남군성을, 하후돈에게 양양을, 장료와 악진, 이전에게 합비를 맡긴다. 한편 오에서는 여세를 몰아 형주를 탈환하기로 결정하고 주유는 모두 군대를 동원해 형주의 조조군을 공격하고 1년 간의 조조와 손권과의 남군 전투와 합비 전투가 벌어진다.
맺음말
우리는 여기에서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이야기를 근거로 한 적벽대전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형주를 차지하게 된 조조는 강동의 손권을 제압하여 천하의 통일을 하려고 하였으나 손권과 유비의 계략에 의해 적벽대전에서 패함으로써 고향인 허창으로 다시 쫓겨 가게 된다. 이 적벽대전의 장면은 삼국지의 최고 유명한 장면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제갈공명이 동남풍을 불게 하는 장면, 새벽에 배를 타고 나가 화살 12만 개를 구해 돌아오는 장면 등은 많은 영화, 드라마, 만화, 소설 등에서 많이 그려지고 있다. 요즈음에도 이러한 극적인 장면들은 역사적인 사실을 벗어나 작가나 연출가들이 스스로 창작하여 재미있게 만드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아무튼 실제 적벽대전이 발생된 지 약 1000년 후인 1363년 진우량과 주원장의 파양호 전투를 참고하여 나관중은 소설 <삼국지연의>를 일부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게 재미있게 극적으로 각색하였다.
※ 남군, 합비전투 후 유비의 형주 차지 및 손권의 계략, 비단주머니 금낭묘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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