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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

바람의 노래 - 바람을 통해 무소유와 삶의 무상함을 노래한 철학 시

by 이야기마을촌장 2024. 9. 21.

바람의 노래

바람의 노래

 

가진 것 없이 태어나

세상의 빛에 눈뜨며

모든 것을 얻은 듯

욕심을 쌓아 올렸지만,

 

시간이 흐르고,

손에 쥔 것들이 무거워질수록

나는 알게 되었네,

가진다고 내 것이 아니었음을.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리라.

그 사이 잠시 머문 동안,

마음엔 사랑 하나 남기고.

 

바람은 묻지 않지,

왜 비우려 하느냐고.

그저 불어와,

가벼워진 나를 데려가리라.

 

무소유도 충분했으니,

무엇도 버릴 필요 없었고,

어떤 것도 쥐지 않고

바람처럼 가볍게 떠나리라.

 

아무것도 없이 왔던 길,

발자국조차 남기지 않고,

가을바람에 흩어지는 먼지처럼

다시 그 길로 돌아가리라.

 

바람의노래
<동영상으로 감상하기>

 

전체 시 감상평

이 시는 삶의 무상함무소유의 철학을 담고 있으며, 존재의 근본적인 가벼움을 매우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공수래 공수거"라는 동양적 관념, 즉 빈손으로 태어나고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주제를 중심으로,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난 깨달음을 자연의 상징인 바람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냈습니다. 이 시는 동양 철학의 깊은 사유를 시적 언어로 담담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삶과 죽음, 소유와 무소유라는 주제에 대한 통찰을 자연과 연결지어 표현한 점에서 고요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또한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표현이 독자에게 여운을 남기며, 무소유와 비움의 가치를 강하게 전달합니다.

 

 

각 연별 감상평

첫 연에서의 욕망과 깨달음
처음 연에서는 세상에 태어나 욕심을 쌓아 올리는 인간의 본성을 묘사합니다. "모든 것을 얻은 듯"이라는 구절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애쓰는 과정을 의미하며, 이는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을 반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가진다고 내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 부분은 물질적 소유와 욕망이 결국 헛된 것임을 통찰하는 순간을 시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간에서의 바람과 비움의 상징성
바람은 이 시의 중요한 상징으로, 무게 없는 자연의 힘으로 묘사됩니다. "바람은 묻지 않지"라는 구절에서처럼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으며, 인간의 비움의 행위를 순리로 받아들입니다. 바람의 존재 자체가 가벼움, 자유로움을 상징하며, 인간이 소유하지 않고 비우는 삶의 방향성을 담고 있습니다. "가벼워진 나를 데려가리라"라는 표현은 물질적 집착에서 벗어난 깨달음의 경지를 암시합니다.

무소유의 철학과 인간의 본성
"무소유도 충분했으니"라는 구절은 불교적 사상과 맞닿아 있으며, 인간이 본래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고, 그럼에도 만족할 수 있다는 삶의 진리를 전합니다. 이는 시 전체에서 인간이 애써 소유하려는 집착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에 맡기는 태도를 강조합니다.

종결에서의 순환적 이미지
마지막 연은 시의 주제를 마무리 짓는 부분으로, 인생의 끝을 가을 바람에 흩어지는 먼지에 비유함으로써 무상함과 순환적 삶의 개념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발자국조차 남기지 않고"라는 구절은 집착과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을 표현하며, 이는 불교적 무아의 경지를 담고 있습니다. 자연의 순리 안에서 인간 역시 그 일부로 돌아간다는 생각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하는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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