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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세계명작

이상(김해경)의 12월 12일 - 비극적 운명론, 허무주의, 장편소설

by 이야기마을촌장 2024. 1. 27.

작품 <12월 12일>은 이상(김해경)이 20세에 잡지 '조선'에 발표한 처녀작인 동시에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주인공이 가난하여 고향을 떠나 일본에서 작은 고생을 하며 돈을 벌어 1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주인공은 고향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집이 불에 타게 되는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12월 12일은 주인공이 고향을 떠나는 날인 동시에 1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날이며 비극적인 운명을 깨닫고 죽은 날이기도 하다. 작가는 작품에서 피할 수없는 운명을 그려내어 삶과 죽음에 대한 허무주의 사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서는 소설 <12월 12일>의 작가 김해경의 소개와 작품 줄거리와 사상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이상12월12일

 

작가 소개

김해경(이상 1910 ~ 1937)은 이상의 본명으로 시인, 소설가, 수필가로 한국 근대문학의 초현실주의, 모더니즘의 작가이다. 그는 가난한 이발사인 아버지 김연창의 장남으로 태어나 큰아버지의 집에 입양되어 한학을 공부하였다. 1929년 경성고등학교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 후 조선총독부 내무국 건축과 기수로 취직을 한다. 그는 폐결핵으로 그만두고 요양차 온천을 가서 그곳에서 기생 금홍을 만나게 된다. 종로에 '제비'라는 다방을 차리고 기생 금홍과 동거생활을 한다. 그 후 1935년 금홍과 헤어지고 1936년에 변동림과 결혼하고 도쿄로 유학 가서 불령선인으로 구금된다. 그 후 폐결핵 악화로 결국 1937년에 27살의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의 작품에는 1930년 유일한 장편소설 <12월 12일>, 1932년 단편소설 <지도의 암실>, 1934년 시 <오감도>, 1936년 단편소설 <날개> 등이 있다.

이상(김해경)의 날개 - 금홍, 변동림, 의식의 흐름, 초현실주의, 모던니즘

 

이상(김해경)의 날개 - 금홍, 변동림, 의식의 흐름, 초현실주의, 모던니즘

이상(김해경)의 는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현실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무기력한 지식인의 모습인 주인공을 통해 당시 지식인이 나아가야할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작가

bong3614.tistory.com

 

줄거리 

주인공 X(그)는 가난으로 살기가 힘이 들어 어머니와 함께 동생 T를 떠나 일본 땅 고베에 도착하여 움집을 짓고 생활을 한다. 그러던 중 어머니는 영양실조와 기근으로 돌아가시게 된다. 그는 고베를 떠나 항구도시 나고야에 친구와 같이 식당보이로 일하게 된다. 어느 날 친구는 사냥을 하다가 같이 간 동료의 실수로 오발탄을 맞고 죽는다. 그 후 주인공은 헤드 쿡이 되어 지내다가 트럭사고로 큰 부상을 입게되어 절름발이가 된다. 하루는 주인공이 동생 T의 안부를 물으면서 절름발이인 최근의 사진을 동봉하여 친구 M에게 보낸다. T의 아들 은 친구 M의 도움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며 영리하고 똑똑한 아이로 자라게 된다. 무식하고 가난한 동생 T는 아들 업을 상전처럼 모시고 떠받들며 살아 간다. 그 결과 업은 점점 성격이 교만하고 방종하여져 세상사람 모두가 아버지 T처럼 자기에게 노예처럼 숙이고 따를 것으로 믿게 된다. 업은 중학교를 졸업하자 점점 더 교만하여 진다. 이 사실을 M이 알게 되고 그는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지자 업의 학비지원을 중단하게 된다. 한편 10살 연배이며 친하게 지낸 하숙집 주인이 갑자기 죽음으로 주인공은 많은 재산을 물려받게 된다. 그러자 그는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서울로 돌아간다. 서울에 온 주인공은 친구 M의 이름으로 병원을 짓고 그 수익금을 삼분(자기, 친구 M, 동생 T) 하기로 계획하고 추진한다. 그러나 병원을 짓지 말고 돈을 한 몫 받기를 바라었던 동생 T는 형의 경제적인 도움을 거절한다. 

 

그래도 주인공은 계속 매달 병원의 수익의 삼분의 일을 동생 T의 아내(제수)에게 주었으나 그 돈이 T에게 전달되지 않고 업이 받아 방탕한 생활을 하는 데 다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어느 날 이 업과 함께 자기를 찾아 온다. 한편 병원의 간호사 C양은 일본 나고야에 있을 때 알고 지냈던 지인의 여동생으로 당시 그녀는 대학생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주인공은 기억해 낸다. 그리고 조카 업은 아버지 T가 공사장 사고로 다쳐 누웠는데도 한번도 찾아가지 않았다는 것을 주인공은 소문을 들어 알게 된다. 어느 날 조카 업과 자기보다 6살이 많은 간호사 C와 같이 해수용품을 들고 해수욕을 가려고 주인공 앞에 나타난다. 이에 화가 난 주인공은 해수용품을 불 질러 버린다. 그런데 이 장면을 동생 T가 몰래 다 보고 있었다. 주인공은 나중에 그 해수용품은 간호사 C의 돈으로 산 것이며 둘은 서로 열렬히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후 주인공은 C양을 찾아 가서 그들의 아이를 맡게 되고 얼마 후 조카 업은 방탕한 생활로 얻은 병으로 사망을 하게 된다. 그러자 동생 T는 큰 충격을 받아 병원과 집에 불을 지르며 강풍으로 큰 화재가 발생하게 된다. 주인공은 불 속에 뛰어들어 아이를 구한다. 그리고 동생 T는 방화범으로 경찰에 자수하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주인공은 아무리 발버퉁쳐도 불행한 운명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실에 회의와 절망에 빠져 철도 선로원들이 피운 모닥불을 쬐고 있다가 달려오는 기차에 뛰어든다. 소설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맺음말 

이상의 <12월 12일>은 ‘주인공 X’라는 한 개인과 그 주변인물들의 삶을 통해 인간은 어쩔 수 없는 불행이라는 운명에 놓여 있으며,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비극적인 운명론을 그려낸 작품이다. 그러한 비극적인 운명의 사실을 깨달음으로써 주인공은 기차에 뛰어드는 죽음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12월 12일>에는 분명 작가 이상의 실제 경험이 반영되어 있다. 즉 작가의 어릴적 집안의 가난함과 기생 금홍과의 동거한 경험 그리고 질병 폐결핵으로 인한 죽음의 체험 등으로 인한 공포와 불안, 허무의식 등이 작품 전체에 깔려있다. 작가는 작품에서 "불행한 가운데 태어난 사람은 끝끝내 불행한 운명 가운데서 울어야만 한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주인공의 비극적인 운명을 암시하는 글이다. 그리고 12월 12일은 주인공이 고향을 떠나는 날인 동시에 1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날이며 비극적인 운명을 깨닫고 죽은 날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러한 우연의 반복을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숙명의 날로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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